저수가와 삭감만이 능사 아니다

의약분업과 의료계의 불균형

벌써 의약분업을 시작한 지 3년이 되어간다.

그러나 그렇게 국민건강 증진 및 보험재정 등 여러 면에서 필요하다고 하였지만 제대로 준비하지 않은 상태에서 시작하여 실패한 정책이었다.

혜택을 주기는커녕 도리어 빼앗기고, 보험 재정은 엄청난 적자가 되었다.

그로 인해 국민들은 건강보험료의 부담이 도리어 증가하였고 무리한 의료비 삭감 및 저수가로 의사들은 상대적 빈곤에 허덕이고 있다.

의약 분업에 의해 의사와 환자 사이에 약국을 거치면서 오히려 중간의 유통 비용이 엄청나게 증가한 것이다.

이것이 마치 의사들이 잘못하여 그런 것처럼 의사들을 파렴치한으로 매도하였다.

이런 의약 분업에 의해 의료계는 기형적인 양상으로 변하였다.

질병으로 고통을 당하는 환자를 치료하면서 건강보험에 의해 수입에 의존하는- 미용이나 성형이 아닌-전문의들의 수입은 현저히 감소하였다.

이런 전문과들 사이에 수입의 엄청난 불균형은 실제 상황으로 진행되고 있다.

즉 전공의의 선호도가 불균형에서 지나쳐 기형적인 형태를 이루고 있다.

이제는 내과, 외과 등 과거의 일종의 중요한 전문과(major department)-인간의 생명을직접 다룬다는 의미에서였다고 생각한다-들이 비인기과가 되고 피부과, 성형외과, 안과 등이 엄청난 인기과가 되어 의사들 중에서도 공부를 잘하는 수재들이 몰리고 있다.
 
물론 이런 과들에 좋은 의사들이 가는 것은 좋다.

그러나 인간의 생사를 다루는 전문과들에 수재들이 몰려야 양질의 진료를 통하여 인간의 고귀한 생명을 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주요 전문과들은 힘들면서도 수입의 불균형으로 인기과를 1차적으로 걸르고 난 의사들이 지원하고 있다.

이 현상은 건강보험체계가 전반적으로 수정되지 않는 한 의료질의 엄청난 손실을 유발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병원 경영난 초래현상

보고서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1인당 의료비 470불, 미국의 4,358불이고 절대치로서는 OECD 국가 29개국 중 터키, 멕시코, 체코, 헝가리 다음으로 끝에서 5위이다.

그래도 우리나라가 약간 GDP가 높아서이며, 의료비/GDP(%)율은 멕시코의 4.0%에 이어 4.8%로 끝에서 2번째인 나라다.

즉 의료비 수준 즉 보험 수가가 엄청나게 낮게 책정되어 있다.

2002년엔 경영상태의 악화로 중소병원들이 줄줄이 도산했다.

작년 1월부터 6월말까지 상반기동안에 종합병원 3개를 포함하여 병원 급 47개, 총 50 병원이 부도 영업 양도 및 종별 전환 등으로 5.1%가 휴ㆍ폐업하여 작년 한해로 치면 10% 이상으로 전산업체 도산율의 40배 정도로 전망되다고 한다.

그리고 지역 개인의원들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는 보도와는 달리 개인의원들도 폐업률이 이전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어 의료계는 심각한 상태에 직면해 있다.

이런 경영의 압박은 대학 병원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서울대병원이 입원환자나, 외래환자는 2000년도보다 증가하였음에도 불구하고 2001년도에 진료부문에서 손실이 120억여원이라고 한다.

이런 대학 병원은 그나마 국가에서 세제상으로 많은 혜택을 받는데도 이러니 하물며 다른 병·의원들이야 말할 필요가 없다.

진료에 사용되는 각종 비용은 증가하고 있는데, 보험에 의한 의료수가는 오히려 내려가고 있어서이다.

이런 경영의 압박은 진료 이외의 수익에 병원들이 전력을 하고 있는 등 또 다른 진료의 왜곡을 초래하고 있다.


건보 재정과 저수가·삭감

이제는 우리나라의 문화 경제적인 수준이 국제화와 더불어 거의 선진국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생각보다 많은 어린 학생들이 외국으로 유학을 가고, 서울의 번화가를 보면 외국의 일류 이상으로 화려하다. 우리나라 국민의 기대치는 선진국화되었고 최고 일류인 것이다.

최근에는 모 재벌 기업들이 의료계에 들어오면서 병원들도 초현대화 초일류화되어 있다.

단지 의학적인 치료 면에서뿐아니라 그 외의 외형적인 건물이나 기구 등 그리고 서비스 면에서도 일류를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 우리나라의 의료비는 470불로 미국의 10분의1 수준에 그치고 있다.

현재의 건강보험에 의한 진료를 받으면서 미국에서처럼 진료를 받기 원한다면 이것은 3류 여관에 묵으면서 일류 호텔에서처럼 대우받기를 요구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국가는 보험 재정의 적자를 줄이기 위해 보험자 측에서 가장 손쉬운 방법인, 엄청난 저수가 건강보험정책으로 의료비의 지출을 줄임으로써 건강보험 재정을 안정화하려고 하였다.

이의 일환으로 시행해온 것이 건강보험의 저수가와 더불어 보험 급여분에 대한 삭감이다.

이런 저수가와 삭감의 문제는 의사들의 진료 행위 자체를 위축시키고 있으며, 삭감 자체가 의사의 소신 진료를 방해하기 때문에 의사집단 내에서는 매우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의료 보험의 저수가와 삭감은 단순히 의사와 보험자간의 힘 겨루기 문제로 보아서는 안 된다.

건강보험의 저수가는 개별 항목에 따른 불균형 및 삭감과는 달리 국가적인 차원에서 건강보험의 전체적인 재정의 확충과 더불어 행하여 져야 하므로 따로 다루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호흡기분야의 건강보험의 문제점은 일부 지협적이고 사소하다는 생각까지 들지만 삭감의 문제를 보면서 알아보기로 하자.

첫째는 진단 및 검사 부분이다.

어떤 검사를 시행하여 진단이나 검사 결과가 정상이면 삭감하는 것이다.

검사는 정상 여부를 진단하기 위해 하는 것이다.

나쁜 것을 알고 진단이 확실하다면 꼭 그렇지는 않지만 구태여 검사할 필요가 없지 않을까?

컴퓨터전산화단층촬영을 시행할 경우에 이상 소견이 발견되지 않으면 우선 삭감을 하고 있다.

이는 무분별한 촬영을 막기 위한 것으로 보험자 측에서 삭감에 대한 충분한 근거가 있을 지는 모르나, 천편일률적인 적용은 삼가야 한다.

대부분 종양이 의심되어 검사를 시행하는 경우가 많으나 그 이외의 영역, 예를 들면 객혈의 원인이나 색전증의 진단을 위해 시행하는 경우도 상당수 있으며 대학병원급에서 전문가의 판단 하에 시행하는 경우 충분한 이유가 될 경우에는 결과에 상관없이 인정을 해주어야 할 것이다.

게다가 만의 하나 검사를 시행하지 않고 진단이 늦어졌을 경우에는 모든 책임이 의사에게 돌아오는 의료계의 현실을 생각하면 더 세부적이고 적극적인 방안이 모색되어야 한다.

둘째는 재료대이다.

검사나 시술을 시행할 때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재료들이다.

기관지 내시경 검사의 경우에는 필요한 겸자나 세침은 기관지내시경 검사료 자체보다 비싼 것을 누구나 알 수 있을 것이다.

현재 보험의 원칙은 모든 검사에 이를 시행하는데 필요한 재료대가 모두 포함돼있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재료대가 검사비 자체보다 비싼 경우가 있어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격이다.

이런 경우 검사 자체가 적자 요인이 될 수밖에 없어 반드시 필요한 검사임에도 불구하고 시행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

또 기관지관의 경우는 보험에 인정받기 위해서는 장기간 수술을 받거나 인공호흡기를 8시간 이상 걸어야한다.

1~2시간의 짧은 수술을 하거나 호흡기를 걸지 않는 경우에는 인정받을 수 없고 그것도 입원기간에 하나만 인정한다.

따라서 기관지관의 띠(cuff)에 문제가 있거나 기관지관이 막혀 재삽관이 필요한 경우 새로 필요한 기관지관은 보험에서 인정하지 않는다.

최근 병원감염에 대한 심각성이 대두되고 있어 소독용 장갑이나 의료기구 등의 재활용이 금지되어 있고 이런 재료비는 엄청나게 비싸졌다.

그러나 이런 인상에 대해 전혀 고려가 없는 것이 현재의 건강보험 실정이다.

이런 재료대의 상승과 더불어 고급화의 과정에서 발생하는 의료비의 증가를 고려하여야 하겠다.

셋째, 약제이다.

약제나 치료비의 삭감은 엄청나 예를 들 수 없을 정도이다.

신약이나 고가 약품은 도입 초기에 삭감을 하는 것이 불문율처럼 되어 있다.

그리고 이런 기준은 요양기관 별로도 차등하여 기준을 적용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2차 진료 기관에는 중환자들이 오지 않는 것일까?

그리고 과연 고가 약품이 총계적인 의료비를 상승하게 하는 것일까? 등을 먼저 고려해야 하겠다.
 
건강보험 재정 문제도 철저히 경제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

비용-효과(Cost-Effectiveness) 분석을 통해 전체 의료비용의 감소를 가져올 약제라면단가가 비싸더라도 사용을 인정해 줄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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