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품 우수성 알리려 "해외로 해외로"
호주·베트남·독일 등에 한국관 구성해 참여

 지난해 국내 의료기기 업체들은 해외 각지로 수출 활로를 모색하느라 분주했다. 한국의료기기공업협동조합에 따르면, 호주, 베트남, 싱가포르 전시회 등 전세계 각지에서 한국 업체들이 공동으로 한국관을 구성해 참여, 국산 제품의 우수성을 알렸다.

 지난해 5월 열린 제1회 호주국제의료기기전시회에서 조합을 중심으로 국내 의료기기 5개 업체 10여명이 함께 한국관을 구성해 상담 바이어 115명, 상담실적은 330만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전시기간 중 호주의료기기협회와 함께 상호발전방안을 모색하기로 협의하고, 호주 정부와 한국산 의료기기의 수출입 교류에 대해 논의하는 성과를 거뒀다.

 6월에는 제15회 브라질 상파울로의료기기전시회에 한국관 25개사 50여명이 참가했다. 방문한 바이어 4100여명 중 관심을 갖고 상담한 건수는 2110건, 상담실적은 255만 달러였으며, 계약 실적은 325만 달러였다. 저질 제품에 싫증이 난 남미지역 바이어들에게 품질이 우수한 한국 제품을 소개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

 또한 8월에는 6개 업체가 제8회 베트남 호치민의료기기전시회에 참가했다. 인포피아의 혈당측정기, 스트라텍의 물리치료기 등이 우수한 품질을 선호하는 베트남 지역 바이어들의 입맛에 맞아 시장진출에 기틀을 마련하는 큰 기회를 얻게 됐다.

 이어진 9월에도 싱가포르 전시회에 참여해 동남아 시장 개척에 적극 나섰다.

 제7회 싱가포르 의료기기전시회에 21개 회사 48여명이 한국관을 구성해 참가했다. 한국관을 방문한 바이어는 4076명이며, 관심 상담건수 2038건, 상담실적 258만 달러와 계약실적 339만6000달러를 기록했다.

 작년 11월 열린 세계 최대 의료기기전시회로 일컬어지는 "독일 뒤셀도르프의료기기 전시회(MEDICA 2008)"는 총 54개 업체, 150여명이 한국관을 구성해 참가했으며, 독립 부스로 참가한 제조업체를 포함하면 123개 업체가 참가해 세계 7위의 참가 규모를 과시했다.

 한국관을 방문한 바이어는 총 8159명으로 유럽 지역과 서남아시아 및 태평양 지역이 많았으며, 상담실적은 1억3338만 달러, 계약실적은 2793만5000달러로 집계됐다. "MEDICA 한국의료기기의 밤" 행사를 통해 의료기기 산업의 신장을 자축하기도 했다.

 MEDICA 다음으로 큰 규모로 꼽히는 두바이국제의료기기전시회(Arab health 2009)는 지난 1월 열렸다.

 중동 및 아프리카 시장 수출을 확대코자 마련된 한국관에는 58개 회사 및 개별 기업 22개사 등 총 80개사가 참여했다. 한국관을 방문한 바이어는 1만9048명, 관심을 갖고 상담한 바이어는 7684명인 가운데 상담실적은 1억6767만8000달러 였으며, 현장에서 계약이 이루어진 실적은 2424만6000달러였다.

 조합 박희병 전무이사는 "앞으로도 미개척지역 시장 개척을 계획해 완벽한 준비로 의료기기업체의 수출 확대에 계속 정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외수출 교두보 "MEDICA"

업체들 시장 흐름 파악의 장으로 활용

 여러 전시회 중 국내 업체들은 MEDICA를 단연 해외수출의 교두보로 삼고 있다.

 메타바이오메드의 경우, MEDICA와 특별한 인연을 가지고 있다. 지난 2003년 전세계에서 7개 회사만 제조기술을 보유한 생체분해성 수술용 봉합사를 자체 개발하고도 국내에서 판로를 찾지 못하고 해외시장을 공략하던 가운데 그 해 MEDICA를 통해 인연을 맺은 독일 기업으로부터 첫 주문이 들어온 것.

 이를 계기로 그 해 해외 매출은 40% 이상 증가했으며, 매년 MEDICA에 참여했다.

 지난해에도 MEDICA를 통해 신제품인 Suture materials와 Bone 제품를 적극 홍보, 긍정적인 상담실적을 이끌어냈다.

 오석송 대표는 "매년 직접 참가해 회사의 마케팅능력을 향상하고 해외시장 개척에 대한 다양한 노하우를 습득할 수 있다"며 "또한 예상 매출에 대한 협의와 제품에 대한 의견을 듣고 향후 시장의 흐름과 전망을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레이저옵텍은 지난 MEDICA를 통해 피부치료용 레이저 장비를 출품했다. 북미, 동유럽, 동남아 등 주요 지역의 판매대행사와 계약을 체결, 주요 수출 거점에 유통채널을 구축하는 등 해외 판로 확대의 발판을 마련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었다.

 업체 관계자는 "업계에서는 유력한 해외 바이어를 찾는 경우 MEDICA와 Arab 전시회를 가장 주력하고 있다"며 "물론 전시회 하나 참여를 통해 모든 것이 해결되는 건 욕심이지만, 꾸준한 노력을 기울인다면 좋은 성과가 있을 것"으로 조언했다.

국내 대표 주자는 "KIMES"
다음달 12~15일 34개국 참여 속 개최

 국내 의료기기 전시회는 KIMES로 대표되고 있다.

 다음달 12일부터 15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제25회 국제의료기기·병원설비전시회(KIMES 2009)가 열린다. 한국이앤엑스와 한국의료기기공업협동조합,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가 공동 주최하는 KIMES는 국내업체 536개사를 비롯해 미국, 독일, 영국, 일본, 이탈리아, 대만, 중국 등 총 34개국 1023개사가 참가한다.

 내국인 5만7000여명과 70개국에서 1500여명의 해외바이어가 찾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3만여건의 상담에 9000억원의 내수효과와 3억8000만달러 이상의 수출상담이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전시회 기간동안 다양한 세미나를 마련해 바이어는 물론, 국내 의료인들의 관심을 유도하고 있다.

 이밖에 강원도와 원주시가 주최하는 "강원의료기기전시회(GMES 2008)"도 국제적인 전시회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3회를 맞은 GMES는 강원권 의료기기업체 50여 개사가 참여했다. 특히 15개국 20여곳의 해외바이어를 초청해 계약상담회를 열기 시작했으며, 의료기기 전시뿐만 아니라 의사 대상 및 임상관련 세미나, 의료기기 관련 컨퍼런스를 동시에 마련했다.

 강원도 관계자는 "원주를 국내 의료기기산업 메카로 도약시킨다는 비전에 따라 이 전시회를 지속적으로 보완·발전시켜 국제적인 행사로 육성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산업발전 위한 전시회 돼야"

수출 기회 확대되면 참여업체 늘 것

 국내 전시회 역시 해외 수출 활로 모색의 기회로 만들 수 없을까.

 지난해 KIMES 2008 주최측인 한국이앤엑스가 참관 업체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한 결과, 대체적으로 KIMES에 만족하는 비율이 높았지만, 해외바이어 수에 대해서는 만족 18.29%, 보통 44.25%, 불만족 32.15%로 나타나 불만족의 비율이 다소 높았다.

실제로 KIMES2008에 참관한 해외바이어는 72개국 1429명으로, 관람객 비중이 5만5000명의 10%도 채 되지 않아, 해외 바이어가 40%에 달하는 MEDICA에 비하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올해 역시 예상 해외바이어 숫자를 크게 늘리지 못하고 지난해와 같은 1500명 수준으로 잡았다. 수출 무역 상담액도 지난해 MEDICA에서는 54개업체 상담실적이 1억3338만 달러, 계약실적은 2793만5000달러에 달했으나, KIMES에서는 국내 545개사가 참여했는데도 상담액 3억5000만 달러, 실제 계약액이 5500만 달러에 머물렀다.

 한국이앤엑스 김충진 대표는 "해외 사업영역을 구축한 업체들이 해외 바이어를 다수 초청해 국내 우수 의료제품을 보여주는 노력이 함께 필요하지만, 바이어를 경쟁업체에 뺏길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꺼리고 있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에 따라 올해 KIMES는 해외바이어 120명에 대해 호텔, 항공료 등 1인당 270만원까지 지원하는 특단의 조치까지 세웠다.

 김 대표는 "전시회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참여 업체들이 함께 보여주기 위한 이벤트를 마련해 주목을 끌어야 한다"며 "아울러 해외 바이어에 대한 열린 생각을 통해 해당 제품에 대해 자신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주최측이 전시회를 위한 전시회가 아닌, 산업을 위한 전시회로 나아가고자 신경을 써야 한다는 지적도 많다. A업체 관계자는 "고환율과 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인해 해외 전시회에 참여하려면 부담이 크다"며 "국내 전시회를 통해 수출 기회가 마련된다면 우수한 국내 제품들이 KIMES에 많이 참여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B업체 관계자는 "MEDICA의 경우 해외 바이어를 위해 사전 해당 국가에 직접 방문해 사전설명회를 개최하고 있다. 또 부스가 외곽이나 구석에 배치돼도 소외되지 않도록 배려하며, 업체가 불만을 가지는 사항은 다음해에 개선된다"며 같은 경우 개선이 소홀한 KIMES 역시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함을 지적했다.

 한편, 한국관을 통해 해외 전시회를 진행하는 의료기기공업협동조합의 경우 국내 전시회 활성화에 대한 의견은 대답을 회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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