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 생체분자현상 신속ㆍ정확 파악

21세기에 접어들면서 전기, 기계, 화학 및 재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축적된 마이크로 단위 기반 기술을 바탕으로 나노 단위의 기술 개발과 산업화에 많은 관심이 증대되고 있다.

"나노"는 10억분의 1(10-9)을 의미하는 말로, 나노기술에서 흔히 사용되는 단위는 1나노미터에서 100나노미터에 이르는 길이를 나타내는 말이지만 지금은 극미세 크기의 세계에서 발생하는 특별한 현상을 이용해서 보다 편리하고 발전적인 도구를 만드는 기술을 통칭한다고 볼 수 있다.

나노기술을 이용하게 되면, 물체를 원자나 분자 단위로 분석할 수 있으므로, 나노 단위의 물질로부터 다양한 정보를 얻어내고 이를 활용 할 수 있는 것이다.

즉, 나노 수준의 입자에서 나타나는 전혀 새로운 물리·화학, 생물학적 현상을 해석하고 이를 시스템에 적용하는 고도의 기술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기술을 통해 기존 기술의 한계를 극복하여 새로운 시각으로 물질을 해석하고 응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찾을 수 있으며, 나노기술은 과학기술의 새로운 영역 창출과 기존 제품의 고성능화를 통하여 IT(Information Technology), BT(Bio Technology)와 함께 21세기의 신 산업혁명을 주도할 수 있는 기술로 평가되고 있다.

이러한 나노기술은 게놈프로젝트(Genome-project)의 완성 등 바이오기술의 비약적 발전에 따라 그 필요성이 더욱 증대되었다.

인간의 유전자나 단백질 및 세포 등 단일 생체 시료에 대한 기본 정보를 이용하여 각종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감에 따라 나노단위의 생체분자 거동을 직접적으로 확인하고 조작할 수 있는 나노-바이오기술의 파급 효과는 극대화 될 수 있다.

즉, 나노기술을 근간으로 한 바이오기술을 이용하여 질병을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이 확인됨에 따라 신약 개발을 비롯한 질병치료 등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게 되어 나노-바이오 기술이 함께 응용됨으로써 다양한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러한 나노기술과 바이오기술을 결합한 나노-바이오 기술은 인간 유전자나 세포 등의 바이오 시스템에 대한 연구를 위해 나노 단위 혹은 마이크로 단위의 소자를 제작하는 기술 및 새로운 개념의 소자를 제작하기 위해서 생물학적 물질이나 원리를 이용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최근 연구 결과가 발표되고 있는 인간의 유전자 조작을 통한 클론 형성 등의 기술은 나노-바이오 기술의 전형이라 할 수 있다.나노-바이오 기술은 21세기 신 패러다임을 창출하여 획기적인 의료 서비스를 가능하게 하는 최첨단 기술로 그 중요성을 인정받고 있다.

특히, 나노-바이오 기술은 질병을 진단, 분석하고 신약 개발을 위한 임상 검사를 빠르고 간단하게 수행 할 수 있는 나노바이오칩으로 구체화되어 빠르게 우리 일상과 의료현장으로 다가오고 있다.

나노-바이오 기술을 가능하게 하는 새로운 도구(tool)라고 할 수 있는 나노바이오칩은나노 단위의 생체시료의 분석을 통해 DNA, 단백질 및 세포 등의 반응 메커니즘을 직접 분석함으로써 빠르고 정확하게 미세 생체분자의 현상을 파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즉, 관심있는 단일 생체분자를 분리하여 나노 단위의 분자 수준에서 측정이 가능해 진다면 여러 샘플의 평균된 특성 대신에 실제 개별적인 특성의 분포를 측정하는 것이 가능해 질뿐만 아니라 시간에 대해서도 평균된 값이 아닌 중간 변화 과정도 관찰이 가능해 진다.

따라서 극미량의 생체 시료로도 짧은 시간 내에 많은 양의 개별 생체 분자에 대한 각각의 정보를 획득할 수 있게 된다.

나노스케일의 생체분자를 이용한 다양한 연구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생체분자자체에 대한 안정성의 확보가 필요하다.

즉, 외부로부터의 자극에 의한 비특이적인 반응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고 특정 자극에 대해서만 반응을 할 수 있도록 안정된 조건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바이오시스템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생물학적 프로세스를 분석하기 위해서는 단일생체 분자의 움직임과 함께 이때 경험하는 펨토뉴튼(fN)에서 피코뉴튼(pN) 범위의 분자 간의 미세한 힘을 정략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환경이 제공되어야 할 것이다.

즉, 단일 생체분자를 원하는 곳에 고정하고, 특정한 외부자극을 통해 반응하는 나노 스케일의 생체 물질로 부터 기계적, 광학적 신호를 검출하고 분석할 수 있는 기반 환경이 제공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나노바이오칩을 효율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핵심 기본 기술로 제시될 수 있는 것이 "마이크로-나노 플루이딕 바이오칩" 구현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마이크로-나노 플루이딕 바이오칩은 분석하고자 하는 생체시료를 글라스(glass)나 폴리머(polymer) 고형체에 고정시키고 검사 시료와의 반응을 유도하는 과정을 거쳐 질병 진단 및 생물학적 검사를 수행한다.

쉽게 말하자면, 일반적인 의학 및 생물학 실험을 하기 위하여 수행되는 시료의 희석, 샘플의 전처리 및 고정, 시료 및 배양액의 주입 등 일련의 과정들이 하나의 마이크로 칩에 구현된 나노 스케일의 볼륨을 갖는 채널 내에서 수행되는 것이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검사하고자 하는 생체시료를 마이크로 칩 내의 특정 부분에 고정화할 수 있는 구조물과 나노 볼륨의 시약이 구동할 수 있는 미세 유동 채널을 제작하는 하드웨어(hard-ware) 구현 기술과 제작된 하드웨어 내에서 생체 시료를 이동 및 고정하고 시약과 완충 용액을 조절할 수 있는 웨트 웨어(wet-ware : 하드웨어의 성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미세 유동을 조절) 구현 기술이 필요하다.

나노하드웨어기술의 경우, 반도체 공정의 확립과 함께 최근 비약적인 발전을 이룬 미세전기기계시스템 (MEMS, Micro Electro Mechanical System) 기술을 통하여 구현되고 있다.

특히, 기존에 많이 사용되었던 실리콘이나 유리를 이용하여 가공하는 방법은 가공단가나 가공방법에 있어서 한계를 드러내고 있으며, 이런 이유로 저가이면서 가공이 용이한 플라스틱을 이용한 일회용 마이크로 칩의 구현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나노·웨어기술은 마이크로플루이딕칩에서 펨토리터 혹은 애토리터의 극소량 유체를 나노 스케일의 선폭을 가진 유체 흐름을 제어하고 분석하는 미세 유동 조절 기술을 의미한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생체 시료가 이동할 수 있는 미세구조물을 수십에서 수백 나노미터 이하의 크기로 제작하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으며, 이를 대체할 수 있는 방법으로 생체 시료가 포함되어 흐르는 유체가 사용자가 원하는 나노스케일의 폭과 높이를 갖도록 제어하는 방법이 있다.

현재의 MEMS 공정 기술 수준에서는 수십에서 수백 나노미터 크기의 구조물을 형성하는 것이 그리 쉬운 것이 아니므로, 유체의 선폭을 나노미터 수준으로 조절하는 기술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된다고 할 수 있다.

생체 시료가 포함된 유체(sample)와 완충액(buffer)의 흐름을 적절하게 조절함으로써 유동적인 가상의 벽을 생성시켜 새로운 개념의 나노채널을 형성하여 나노 바이오칩으로서의 기능을 수행하도록 하는 이 기술은, 같은 스케일의 폭을 갖는 나노 구조물에 비해 몇 가지 중요한 장점을 가진다.

우선 생체분자들이 마이크로 칩 표면과 접촉하는 면적을 감소시켜 표면에 흡착되거나 비특이적인 결합이 일어나는 것을 원천적으로 방지해 주는 이점이 있다.

생체분자와 마이크로 칩 표면과의 비특이적인 결합은 물질의 특성 변화를 일으키게 되고 결국 왜곡된 정보를 제공하게 되므로 나노스케일에서 생체분자의 이송에 있어 많은 제약을 가져온다.

또 완충 용액을 이용한 유동적인 가상의 벽은 유체와 채널 벽면과의 마찰을 감소시켜 주므로 동일한 구동력이 작용하는 경우, 보다 효율적으로 물질을 이송할 수 있게 된다.

아울러, 마이크로-나노 플루이딕 바이오칩은 이러한 특성 외에도 나노 스케일의 단일 생체 분자와 관련된 다양한 현상을 관찰하기 위해 목적에 부합하는 광학 모니터링 시스템과의 결합이 용이하여 통합된 시스템의 개발이 쉽다는 장점이 있다.

나노바이오칩은 기존의 랩온어칩(Lab-on-a chip)이 실현되고 생화학, 분자생물학적 반응과 실험을 나노수준의 칩에서 구현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현재 실험실의 규모와 시간, 경제성을 혁명적으로 개선하고, 생체 시료의 반응 개수를 폭발적으로 늘릴 수 있는데, 이는 유전자분석 및 질병진단에 커다란 기여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이러한 나노바이오칩의 효과적인 구현을 위한 단일 생체분자 시료의 안정성 및 신호 검출 등의 제반 조건을 고려할 때 "마이크로-나노 플루이딕 바이오칩"은 신기술의 현실화와 산업화의 측면에서 가장 현실적이고 발전적인 방향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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