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인자 상호작용 어릴적부터 시작
심혈관질환 예방 위해선 비만부터 잡아야

심혈관질환·당뇨병 대처의 핵심

 현재까지의 기초 및 임상연구를 종합해 볼 때, 대사증후군이라 함은 비만과 인슐린저항성을 기저요인으로 이상지혈증·고혈압·고혈당 등 위험인자들이 유발되고 여기서 동맥경화가 발생돼 심혈관질환으로 진행되는 상태를 의미한다.

즉, 여러 위험인자들이 동시에 다발되면서 이들의 상호작용으로 심혈관질환 및 당뇨병 위험이 배가되는 현상이다.

 성인에서 대사증후군을 하나의 질환으로 볼 것인지, 이를 어떻게 정의할 것인지에 대한 학계의 합의(consensus)는 여전히 진행중이다. 하지만, 대사증후군이 이미 심혈관질환 병태를 이해하고 대처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다.

알려진 것보다 밝혀야 할 과제 더 많아

 문제는 비만에 동반된 인슐린저항성·이상지혈증·고혈압·고혈당 등의 군집이 소아·청소년 연령대에서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학계는 이를 소아 대사증후군으로 보고 있다. 소아·청소년의 경우 성장기에 다양한 신체적 변화를 겪는 특성으로 인해 대사증후군을 명확히 정의하는 것이 성인보다 어렵다.

이들 연령대의 대사증후군이 이후 심혈관질환 위험을 배가시키는지에 대해서도 장기간의 대규모 관찰이 어려워 아직 명확한 결론은 없다.

 미국심장협회(AHA)는 최근 "Circulation 2009;119:628-647"에 발표한 "소아·청소년에서 대사증후군의 진행과 도전"에 대한 성명에서 이같은 문제점을 지적했다. 소아 대사증후군에 대해 아직 알려진 것보다 밝혀내야 할 것이 더 많아, 이에 대한 연구가 절실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같은 혼란 속에서도 명확한 것이 하나 있다. "대사증후군을 구성하는 여러 심혈관 위험인자의 동시발현과 이들의 부정적인 상호작용이 소아 연령대에서부터 시작된다"는 것이다.

소아·청소년 유병률 계속 늘어

 현재까지 학계가 정의한 여러 소아 대사증후군 기준을 적용한 연구에서 유병률은 3~10% 대에 이른다.

 외국의 경우 미국국민건강영양조사(1988~1994) 분석에서 4%, 북미 청소년 조사에서 4.2%와 8.4%(두가지 다른 기준 적용), 멕시코 조사에서 6.5%와 4.5%, 캐나다에서 11.5% 등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국내의 경우 역시 대상연령·진단기준이 서로 달라 정확한 유병률의 파악과 비교가 어렵다. 인제대 상계백병원 소아과 박미정 교수가 정리한 국내보고(소아과학회지 2008;51:564-8)를 보면, 소아·청소년 대사증후군의 유병률은 전체 소아인구에서는 5~9% 정도이며 비만소아에서는 30~40% 정도로 보고된다.

특히 국민건강영양조사자료에서는 1998년에 비해 2001년에 뚜렷이 증가하였으며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

소아 비만의 증가

 많은 학자들은 서구화된 식생활습관으로 인해 전세계로 퍼지고 있는 소아비만의 증가에서 이같은 현상의 원인을 찾는다.

앞서 언급했듯이 비만과 인슐린저항성은 대사증후군의 기저요인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들 두요인이 대사증후군 발생 필요조건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충분조건은 될 수 있다는데 학계가 견해를 같이 하고 있다.

 비만과 인슐린저항성·고혈압·이상지혈증·고혈당 사이의 상관관계와 함께 이로 인한 심혈관질환 위험의 증가가 연구를 통해 밝혀져 왔기 때문이다. 최근 서구 선진국은 물론 개도국에서까지 소아·청소년의 비만이 급증하고 있음은 이미 주지의 사실이며, 우리나라 역시 예외가 아니다.

 소아비만과 대사증후군의 연관성은 앞서 설명한 소아 대사증후군 유병률 연구에서도 명확히 드러난다. 미국국민건강영양조사 분석을 보면, 전체의 4%인 유병률이 비만아를 별도로 떼어낼 경우 30%로 증가한다. 우리나라 역시 전체적인 유병률은 대략 9% 이내지만, 비만군에서는 30~40%로 급증한다.

소아 대사증후군의 위험성

 성인에서 대사증후군은 위험인자 간 상호작용으로 인해 심혈관질환 위험을 곱셈효과의 방식으로 배가시킨다.

소아·청소년의 경우, 이 시기에 나타나는 위험인자 동시발현과 이후 심혈관질환 발생의 상관관계가 아직 규명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는 질환이환에 대한 장기적인 관찰이 힘든 만큼 관련 연구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았을 뿐이다.

 심혈관 위험인자 간의 부정적 상호작용이 소아·청소년 시기부터 나타난다는 명백한 결과들을 고려한다면, 성인 대사증후군의 결과를 이들에게도 직접 대입해 볼 수 있다.

소아 대사증후군 고위험군

 인제의대 상계백병원 소아청소년과 박미정 교수는 소아·청소년 대사증후군 고위험군 선별에 절약형질 가설에 대해 설명했다.

 즉, 영양부족 상황에서 에너지 소모가 적어 생존에 유리한 체질이 된 이후에 영양과다에 노출되면 오히려 인슐린저항성을 유발해 비만·당뇨병·고혈압·이상지혈증 등의 대사증후군을 일으키기 쉬운 체질이 된다고 했다.

 태생기에 영양이 결핍되면 혈관구조와 기능변화가 조직성장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는 췌장발육장애, 인슐린분비능 저하,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 및 교감신경계 변화를 일으켜 대사증후군을 야기하게 된다.

 박 교수는 아래와 같은 경우 소아대사증후군의 고위험이므로 표준체중을 유지하면서 신중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 비만위험군(BMI 85~95백분위수) 또는 비만군(BMI 95백분위수 초과)의 경우
 ▲ 미숙아 또는 자궁내 발육부전으로 영유아 시기에 급속히 비만이 되는 경우
 ▲ 평균체지방비 감소 후 다시 증가하는 시기가 평균 4~6세이거나 이 보다 빠른 경우에 해당하는 조기 지방세포반등(adiposity rebound)
 ▲ 가족력(부모에게 비만이나 당뇨병·이상지혈증 등의 병력)
 ▲ 모(母)에게 임신성당뇨병이 있던 경우.
 ▲ 사춘기 조숙증, 다낭성난소증후군, 흑색극세포증이 있는 경우


비만·인슐린저항성 가장 큰 요인

비만·인슐린저항성·고혈압·고혈당·이상지혈 간 상호작용

 비만은 인슐린저항성·고혈압·고혈당·이상지혈증 등 대사증후군의 구성요인들과 어떠한 상호작용을 하는 것일까? 아직 명확한 기전에 대한 학계의 합의가 이뤄져 있지는 않다.

하지만, 대사증후군이 비만 - 인슐린저항성-고혈압·이상지혈증·고혈당 - 동맥경화 - 심혈관질환의 과정을 거친다는데는 전반적인 의견이 일치되고 있다.

 이들 위험인자의 상호작용은 다음과 같다.

 ◇ 비만과 인슐린저항성

 지방세포는 유리지방산(free fatty acid)의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바로 이 유리지방산이 근육에서 포도당의 이동을 방해하고 ISR-I(insulin receptor substrate-I)를 억제시켜 인슐린저항성 유발에 영향을 미친다.

 특히, 내장지방의 유리지방산 분비작용이 활발한 것으로 알려져 대사증후군에 있어 복부비만의 역할이 큰 위치를 차지한다.

 ◇ 인슐린저항성과 고혈당

 인슐린저항성은 고혈당에 대처키 위해 인슐린이 과잉생산되는 고인슐린혈증을 야기한다. 고인슐린혈증에 대한 보상은 초기에는 정상혈당 유지에 도움이 되지만, 진행에 따라 췌장의 피로누적으로 인슐린 분비 부전이 발생할 수 있다.

 이는 고혈당이 지속되는 당뇨병으로 발전된다. 과거에는 소아에서 제1형당뇨병이 대부분을 차지했으나, 비만과 인슐린저항성으로 인해 성인형 당뇨병으로 불리는 제2형당뇨병이 최근 소아·청소년 연령대에서도 상당수를 차지하며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 인슐린저항성과 고혈압

 고인슐린혈증은 근육에서 교감신경계를 항진시키며, 뇌에 직접 작용해 교감신경을 자극하기도 한다. 이렇게 항진된 교감신경은 혈관수축을 야기하고, 심박출량을 증가시켜 고혈압을 야기한다.

 ◇ 인슐린저항성과 이상지혈증

 체내에서 인슐린이 제기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면 지방세포에 축적돼야 할 유리지방산이 혈중으로 분비돼 간으로 이동한다.

이 경우 간은 중성지방이 다량 함유된 초저밀도지단백 입자(very low-density lipoprotein, VLDL)를 생성하는데, VLDL은 과도한 중성지방을 LDL과 HDL로 전달한다.

결국, 중성지방 함량이 높아진 HDL은 성질이 달라져 리파아제의 공격을 받게 돼 수치가 감소한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