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필름 없이 영상 판독

"클릭" 한번으로 검진 결과 전송도 "OK"

 ○…종합병원이나 영상의학과의원에서 영상검사 후 다시 치료를 받으려고 하면, 검사영상에 대한 판독을 확인하고 검사영상을 담은 CD나 필름으로 현상하는 것이 보편적이다.

 그러나 이 방법은 CD와 필름 제작과 분실 시 환자 비용 증가로 연결될 수 있으며,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되기 마련이다.

 CD·필름 제작을 없애보고자 일선 영상의학센터들이 프로그램 구축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개원가에서 주도적으로 이를 정착시키고자 하는 노력이 눈에 띈다.

 휴먼영상의학센터는 옵티멈솔루션과 공동으로 협력병원에서 의뢰받은 환자에 대한 자체 PACS 프로그램 "Compact View Ⅲ"를 개발, 운영 중에 있다.

센터에서 환자가 검사를 마치고 돌아가면 이 프로그램이 설치돼 있는 협력병원으로 판독 내용이 전송되기 때문에 환자가 검사 후 바로 귀가하거나 당일 진료가 있을 경우 의뢰한 병원에서 즉시 판독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예컨대 센터와 협력병원을 맺은 A병원에서 암이 의심되는 환자를 진료한 경우, 빠른 검사결과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진료를 받은 당일날 바로 센터로 의뢰를 보낸다.

 센터에서 촬영을 마치고 환자가 CD나 필름 제작없이 다시 A병원으로 돌아가는 시간에 센터의 의료진이 판독과 전송을 마쳐 신속한 진단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다. 특히 판독 중에 이상이 발견될 경우 A병원에 연락해 바로 입원 절차를 밟을 수 있도록 하기도 한다.

 김성현 원장은 "대학병원의 경우 진료 첫날, 검사 당일날, 검사 결과 나오는 날 등 교수 외래를 위해서는 3번의 외래를 거쳐야 하지만, 그 기간이 2~3달 이상 걸리는 것이 보통"이라며 프로그램의 유용성을 설명했다.

 특히 암처럼 전이가 빠른 질환, 긴급한 수술이 필요한 질환이 의심되거나 이동이 쉽지 않은 지방 환자의 경우, 마음이 급해 검사 속도에 컴플레인을 제기하는 환자 등에서 유용성은 더해가고 있어 6개월 만에 프로그램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현재 30개 정도의 협력병원과 협력을 체결한 상황. 신경과, 이비인후과 등 필름에 많이 의존하는 과에서 주로 의뢰를 받고 있으며, 영상의학과 개원가에서도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김 원장은 "환자의 만족을 위해 당장 1만원의 CD 제작 수익보다, 검사 속도가 우선시되고 있는 병원이 많아지면서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보안"·"예산" 측면 충분한 고려를

프로그램 유용성 많지만 당장 수익 증가는 없어

 ○…협력병원 간 통합 프로그램이 유용성이 많아 보이지만, "보안"과 "예산" 측면을 중요하게 고려해봐야 한다.

 옵티멈솔루션 김현철 대표는 "현재 PACS는 병원 자체에서만 운영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며 "협력병원끼리 공유할 수 있는 Web 형태가 있긴 하지만 영상 품질이 다르고 속도 문제가 뒤따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프로그램을 통해 원격판독은 물론 작은 병원 클러스터를 만들어 나가고, 장기적으로는 PACS imbeded EMR 구축으로 협력병원 간 통합을 이루는 것이 목표다.

 그러나 대형병원에서 주도적으로 나서서 진행하는 것은 보안 문제가 뒤따라 쉽게 구축하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다.

 A대학병원에서 전산을 담당했던 한 관계자는 "병원에서 또다른 병원의 PACS 직접 전송 방식을 채택하려면 백업DB, 오픈 이미지 설정 등 세밀하게 신경 쓸 부분이 많다"며 "따라서 외부 병원의 시스템을 가져오기에는 철저한 보안에 따른 기술력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당장 수익이 보장 되지 않는만큼 초기 구축비용과 유지비용을 생각지 않고 접근하고 있는 것이 대부분. 특히 현행 CD 제작의 경우 1만원의 수가를 받기 때문에 병원에서 수익으로 인식하려는 경향이 있는데 CD 제작을 하지 않아도 수익을 보장해줘야 변화의 바람이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CD가 필요없이 자동 전송되는 부분도 급여 또는 비급여로라도 설정되면 환자들의 편의를 제공하면서 결국 수익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환자 중심의 진료를 위해 훨씬 더 많은 협력병원과의 통합이 가능하도록 해야한다는 필요성도 제기됐다. 대한의무기록협회 관계자는 "통합으로 개원가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는 방향이 앞으로 갈 길"이라며 "우선 병원 실무자들이 나서서 당장 수익이 되지 않더라도 경영진을 설득하고 발상의 전환을 시도해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가톨릭중앙의료원 산하 8개 병원의 정보시스템 통합을 구축하고 있는 평화이즈 이경상 대표는 "네트워크가 갖춰지면 환자들의 편의 제공은 물론 임상 정보에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며 "당장 통합 네트워크 구축은 어려울지라도 장기적으로는 가야하는 방향이 맞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현재 진행되고 있는 EHR 사업 등 꾸준한 국책과제로의 노력이 덧붙여진다면 머지않아 통합 네트워크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상검사 전문성 강화 임상의 신뢰로 이어져
개원가 네트워크 완벽 구축땐 대형병원 능가

 ○…통합 프로그램 구축으로 노리고자 하는 또다른 강점은 "환자 만족" 뿐만 아니라 영상의학과 개원가의 전문성 추구로 인한 "임상의사의 만족"이다.

 모든 치료의 80%는 정확한 진단에서 비롯된다고 할 만큼, 영상검사는 전체적인 치료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영상의학 전문의 부족으로 인해 영상판독의 질이 떨어지는 경우가 발생, 영상의학과 개원가로 의뢰를 보내도 대학병원에서 재판독을 하는 등 신뢰성 부족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에 센터가 만들고자 하는 것은 뇌·두경부·갑상선, 흉부, 복부, 유방, 뇌심혈관 분야 등 세부 전공의 전문화다. 각 세부 전문가들이 해당 분야를 직접 판독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면 질병이 발견돼 환자가 대학병원에 진료를 받으러 가더라도 재판독으로 인한 시간과 비용 낭비를 막을 수 있다는 것.

김성현 원장은 "현재 센터가 갖고 있지 않은 전문 분야를 소유한 다른 영상의학과와 네트워크를 구축해 특화된 영상의학센터로 만들어 나갈 것"이라며 "임상의사들이 쉽고 편하게 환자 치료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각자의 영역에 대해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게해 대학병원 속 하나의 진료과 처럼 유기적으로 일을 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움직임은 검진은 물론 진료과목을 세분화하는 전문성을 꾀하고 지난해 설립된 서울중앙클리닉에서도 강조한 취지다.

 양우진 대표원장은 "쉽고 정밀한 건강관리를 위해 검진과 질병관리를 한데 묶어 실현해 나갈 것"이라며 "검사결과에 대한 신뢰성 구축으로 먼저 협력관계를 맺자고 요청해오는 대학병원들도 많다"고 설명했다.

 또한 지난해 병협·대한영상의학회 산하 대한엑스선검진협회·인피니트가 공동으로 설립·운영하고 있는 한국원격영상의학원 역시 영상의학과 전문의 수급 불균형으로 인해 자칫 뒤떨어질 수 있는 양질의 의료영상 원격판독을 위해서다.

 병협은 "병원의 의료영상 판독 업무를 원활히 진행토록해 병원의 진료 수준을 높이고 나아가 진료 역량을 확대시켜 수익구조 개선에 효자 노릇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영상의학과의 경우 혼자서 개원하기에는 장비가 고가며 리스크가 너무 크기 때문에 전문화된 시스템을 정착시킨다면 후배 개원의들도 제대로 운영할 수 있지 않겠냐는 기대를 하고 있다. 나아가 영상의학과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기존 개원가의 과도한 덤핑 등을 없애기 위해서도 필요한 부분이다.

 영상의학과개원의협의회 한 임원은 "시간이 갈수록 개원의들도 경쟁이 심화되면서 진료의 고급화를 통해 의원 경쟁력을 꾀해야 할 것"이라며 "정확한 판독 능력에 인프라까지 갖추면 실력있는 의원으로 만들 수 있고 결국 환자도 편하게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개원가에서 주도적으로 나서 대형병원에서 무시하지 못할만한 수준의 통합 네트워크가 구축된다면 제대로된 의료전달체계도 갖출 수 있을것이란 기대감도 내비쳤다.


■ PACS 리더
건협·인피니트 검진센터 통합 시도

 검진센터 간 PACS 통합 프로그램 구축을 시작한 곳도 있다.

 올해 초 한국건강관리협회와 인피니트는 협회 산하에 있는 전국 15개 건강검진센터 중 10곳에 PACS 구축을 위한 계약을 체결, 설치 작업에 들어갔다.

 나아가 웹기반의 INFINITT PACS를 통해 15개 검진센터의 의료영상을 어디서나 조회·판독할 수 있도록 데이터 공유 작업도 순차적으로 진행해 나갈 계획이다. 이에 따라 전국 어느 센터에서 건강검진, 질병예방을 위한 건강생활실천상담실 운영과 보건교육 등의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게 한다는 방침이다.

 인피니트 관계자는 "전국 5개 지사를 바탕으로 빠른 시일 내에 10개 검진센터의 PACS 구축을 마무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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