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의료복합단지의 최종 유치대상 지역 선정이 올 상반기로 다가옴에 따라, 지자체들이 올해가 시작되자마자 뜨거운 유치 경쟁을 이어나가고 있다.

신약개발과 임상, 의료기기 등 3개 분야에서 국제적인 수준의 의료클러스터를 조성하기 위해 2037년까지 모두 5조6000억원을 투자하게 되는 첨단의료복합단지 조성사업은 올 상반기에 유치를 확정, 2012년 상반기에 준공할 계획이다.

 이는 지역사회 활성화를 위한 돌파구 마련은 물론 세계적인 의료 R&D의 중심지로 떠오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돼 막바지까지 유치전을 치를 전망이다.

 부산·울산·경남, 대구경북 등 지자체간 공동 협력 체제를 구축하는가 하면, 충북 등은 오송단지라는 독자적인 경쟁력을 내세우며 때아닌 "전쟁"을 치르고 있다.

지역주의 벗고 국가 경쟁력 초점을

 과도한 유치 경쟁으로 지역간 갈등을 조장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유치경쟁에 참여하는 한 지자체 관계자는 "아무래도 대규모의 사업이다 보니 유치에 총력을 다하고 있으며, 다른 지역의 움직임에 경계 태세를 취할 수 밖에 없다"며 "고도의 전략 싸움이기 때문에 치열한 정보 탐색의 각축전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복지부 관계자는 "복합단지는 세계적 의료연구개발 중심지로 발전시킴으로써 의료산업을 우리 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한 것"이라며 무조건적인 지역주의보다는 국가경쟁력 차원의 핵심역량을 갖출 것을 제안했다.


"한국뇌연구원" 유치와 연계


대전

대전시는 최근 대전 복합단지 모형을 "허브(Hub)"와 "사슬(Spoke)"로 설정, 대덕이 중심으로 하고 오송 등 인근 지역을 흡수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첨단의료산업이 융복합 산업이면서 기초 인프라 구축, 우수한 연구자의 R&D 역량 등이 축적돼야 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 장기 육성형 산업이라는 점에서 대덕특구만한 입지가 없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강조할 예정이다.
 특히 대덕특구에 "한국뇌연구원" 유치를 위해 KAIST 등 6개 기관이 나서고 있는데, 이와 함께 시너지를 낸다는 방침이다. 대전시 관계자는 "한국 뇌 연구원의 대덕특구 유치에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며 "복합단지와 연계하여 추진할 경우 그 효과가 배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역 의료산업 발전 종합정책 추진

고양


경기도 고양시가 검토 중인 복합단지 후보지는 국립암센터, 동국대병원 등 5개 종합병원과 직선거리 8km 이내에 위치한 일산동구 장항동 시가화 예정용지와 식사동 동국대 부지. 고양시는 조례제정, 행정체제 정비, 재원확보 등을 통해 복합단지 조성을 적극 지원하고 사업자와 SPC 법인을 설립하기로 했다.
 특히, 복합단지 유치 여부와 별도로 의료산업발전 종합계획 수립을 위한 용역을 실시, 2020년까지 4841억원을 들여 3단계로 추진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고령친화산업 및 의료관광산업 육성, 의료기술 R&D 지원, 의료클러스터 조성 등 의료산업 발전을 위한 종합정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의료기기산업 토대 다져

원주

강원도 원주시는 의료기기산업 도시답게 지난달 15일 지자체로는 전국 처음으로 마련한 해외바이어 초청 의료기기 수출상담회를 가졌다.
 스페인을 비롯해 아르헨티나, 브라질, 멕시코, 중국 등 전세계 10개국에서 온 해외바이어들은 원주지역 33개 의료기기업체 관계자들과의 수출상담을 진행했으며, 우수한 제품으로 호평을 얻었다.
 막대한 비용이 들어 지자체 차원에서는 불가능해 보이던 수출상담회가 마련된 데 대해 원주시 관계자는 "정부가 서울에서 개최한 "바이코리아"에 참가한 바이어들을 대상으로 지난해 12월부터 원주 의료기기에 대한 홍보와 함께 참가 신청을 받았다"고 설명하며, "숙식비만 들이는 저렴한 비용으로 진행했다"고 귀띔했다. 이처럼 준비된 기업지원 행정 및 정보와 발빠른 대응으로 복합단지 유치에도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오송·오창 복합단지와 시너지

충북

생명공학(BT) 국가산업단지인 "오송생명과학단지"가 지난해 10월 준공식을 가진 가운데, 충북은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오송·오창 복합단지 유치에 시동을 걸었다. 특히 최근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가 가진 기자회견에서 "충북에서 오래전부터 첨단의료복합단지에 유력한 지역으로 꼽혀왔다"고 힘을 실어주면서 분위기는 한껏 고조됐다.
 오송·오창 지역은 정부가 BT 특화단지로 지정해 기반시설을 어느 정도 조성해 놓았기 때문에 의약품 분야에서 바이오 신약 등 합성신약을 중점적으로 육성할 수 있으며, 대전 지역의 로봇발전기술이나 휴대용 진단기, 체내진단기 등을 접합 시킨다면 유치에 손색없다는 주장이다.

공동유치위원회 출범 구체 전략 고심

광주·전남


광주시와 전남도는 지난해 9월 공동유치위원회를 출범시킨 뒤, 12월 공동유치 실무협의회를 구성했다. 지난달 16일에는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업무보고 자리에서 첨단의료복합단지를 건의사항에 포함,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해 줄 것을 건의했다.
 배국환 기획재정부 제2차관은 "철도는 물론 호남고속철 조기완공, 그린에너지, 신재생에너지, 태양광에너지산업을 집중 육성해온 광주·전남이 정부가 추진하려는 녹색뉴딜 정책의 혜택을 받을 것"이라며 "다만 복합단지의 경우 연관산업이 필요하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의 "구체적 사업을 갖고 논의하면 정부는 항상 추가로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는 의견에 대해 구체적인 전략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미·일과 국제 공조 전략 내세워

대구·경북


대구경북유치위원회는 일본, 미국 등의 선진 의료단지나 세계적인 연구소와 국제공동연구소 설립, 공동사업 추진 등 "국제공조"를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 지난달 12일 일본 고베시, 미국 연구기관 등과 연구소 설립 및 공동 협력사업에 대한 MOU를 체결했다.
 의료클러스터의 성공모델로 꼽히는 고베시가 대구와의 의료산업 공동연구사업 추진에 관심을 보인데 따른 것이다. 지난달 29일에는 영남대병원에서 고베시 선단의료진흥재단 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국제세미나를 열고 공동 연구개발, 국제적인 의료업체 유치, 인적 교류사업 등에 협력했다.
 또한 재생의학분야에서 뛰어난 역량을 자랑하는 미국 웨이크포리스트(Wake-Forest)대학과 경북대병원이 지난달 20일 경북대병원에 국제재생의학연구소를 개소하는 등 국제공조 움직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해외 접근성 유리" 3개 시·도 힘 모아

부산·울산·경남

복합단지 유치를 위해 부산, 울산, 경남 등 3개 시·도가 뭉쳤다. 3개 시도는 지난달 20일 "동남권 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위원회" 출범식을 갖고 양산시 상북면 대석리 일대에 복합단지를 유치하기로 했다.
 특히 대 국회 및 정부부처 등을 대상으로 유치활동, 유치전략 자문, 유치 당위성 홍보에 주력하겠다는 계획이다.
 박맹우 울산시장은 "3개 시·도 800만 주민의 힘으로 근대화의 모태이자, 세계로의 접근성이 좋은 동남권 유치가 당연하다"며 "3개 시·도가 공동으로 협력해 지혜를 모은다면 좋은 결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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