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의료기업체 속속 선보여

항공기 비행 중에 있었던 모든 움직임과 외부로부터 받은 힘을 자동적으로 기록하는 비행기록 장치는 검은 상자에 들어 있기 때문에 블랙박스로 불린다.

이 블랙박스와 같은 기능을 하는 인체용 의료장비인 이식모니터(Implantable monitor)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아직 초기 단계지만 사람의 장기 기능을 추적하는 소형 장비인 이식 모니터 시장이 미국내에서 성장 추세에 있다.

5년 전 미국의 의료기업체인 메드트로닉(Medtronic Inc)社는 원인이 잘 알려지지 않은 기절발작(fainting spells) 증세를 가진 사람들을 위한 최초의 이식 모니터를 출시했다.

이 회사는 심장박동조절기(pacemaker)와 심실세동제거기(defibrillators)를 제조하는 거대기업으로 이식모니터는 틈새 제품이었지만 기절발작 환자의 심장에 미치는 영향에 관련된 많은 데이터를 의사들에게 제공하는 좋은 의료기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이 기구는 단지 몇 그램 무게 밖에 나가지 않는 2인치 길이의 기계로 환자의 흉부 근육에 이식되어 심장의 기능을 추적하는 기능을 담당한다.

최근에는 혈압과 심장 박동 수를 측정하고 심지어는 심장 내부에 이식하는 이식모니터가 개발 중이라고 업체들은 말하고 있다.

메드트로닉社의 이식모니터는 기절발작 이외의 다른 용도로 쓰일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다.

2년 전 흉부에 이 모니터를 이식한 71세의 로버트 윌로비씨는 불규칙한 심장박동으로 인한 심근 위축으로 고생하고 있었다.

이 기구를 가슴에 이식한 지 1년 후 이식모니터는 윌로비씨의 뇌졸중 위험을 증가시킬 가능성이 있는 불규칙한 심장박동인 심장세동을 13회 이상 감지해 냈고, 이 정보에 따라 주치의는 혈액희석제를 처방해 위험한 상황을 넘겼다고 한다.

한 환자는 자신이 평생을 병원 침대에서 지내는 것이 갑자기 심장마비로 사망하는 것보다 더 끔찍하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전문가들은 이 이식모니터를 사용할 경우 뇌졸중이나 간헐적으로 기절발작이 발생하는 사람들에 대한 조기 진단이 향상되어 환자들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하고있다.

이식 모니터를 공동 개발한 브라이언 리씨는 "기절발작 때문에 삶이 좌절되거나 운전 등 일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었던 환자에게서 이 장비의 수요가 높게 나타났다"고 전했다.

또 다른 이식모니터 제조회사인 리빌社는 "의료기기 시장에서 이식 모니터는 이제 초기 단계로, 심장맥박조절기와 심장세동제거기 등의 기타 이식 장비 메이커들도 무선 기술과 인터넷의 발전에 힘입어 제품에 모니터 기능을 부가하고 있다"며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다.

미국 의료계는 베이비붐 세대가 향후 20년 동안 노령층으로 진입함에 따라 의사들은 이런 이식 모니터를 사용, 환자들이 병원 방문 횟수를 줄이고 더 적은 비용으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도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네아폴리스 근교의 데이터사이언스인터내셔널社는 심장 내부에서 혈압을 추적할 수 있는 모니터의 임상실험을 내년에 시작할 계획이다.

실험용 동물의 이식 모니터를 생산했던 이 기업은 심장 질환 환자들을 겨냥한 장비를 생산하기 위해 메드트로닉과 경쟁하고 있다.

이 업체는 또 혈압 감지와 패키징 기술에서 진보를 이뤘다. 지금까지 심장맥박조절기 등 이식 장비는 티타늄으로 포장이 됐었지만, Data Sciences는 새로운 세라믹 재료를 사용하게 될 전망이다.

그 첫 번째 제품으로 가정에 설치된 수신기로 혈압 모니터로부터 송신된 무선 신호를 읽을 수 있게 된다.

이 장비는 전화기 잭에 연결되어 환자의 주치의에게 데이터를 전송한다.

지금까지의 치료용에서 진단용으로 이식장비의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미네소타대학 의공학과 수잔 푸테 박사는 이러한 의료 기기발달은 더욱 안전하고, 양질의 소형화 추세로 의료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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