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밀로이드 플르크"로 vCJDㆍsCJD 구별

<공동연구자>
김용선 교수
△한림대학교 한림과학원 부설 일송생명과학연구소, 소장
△한림대학교 의과대학 미생물학교실, 주임교수

정병훈 박사
△한림대학교 한림과학원 부설 일송생명과학연구소, 연구사

크로이츠펠트 야콥병(Creutzfeldt-Jakob disease, CJD)

크로이츠펠트 야콥병(Creutzfeldt-Jakob Disease, CJD)은 독일의 신경과학자인 크로이츠펠트(Creutzfeldt HG)와 야콥(Jakob AM)에 의해 1920년대에 처음으로 발견됐다.

크로이츠펠트는 급격히 진행하는 치사적인 치매에 걸린 1명의 여성 환자를 보고했고, 야콥은 증상이 유사한 5명의 환자를 보고함으로써 이 질병을 크로이츠펠트 야콥병이라 부르게 됐다.

CJD는 인간 프리온 질병(human prion disease) 중의 하나로 급격히 진행하는 인지기능 저하 등의 정신증상과 추체외로의 장애, 시각장애, 간대성 근경련(myoclonus), 운동실조(ataxia) 등의 다양한 신경학적 이상소견을 특징으로 해마다 모든 나라에서 대략 1백만명 당 1명정도로 발생하며 주로 55세 이상에서 발병한다.

이 질병은 3가지 형태중 한가지로 발생하는데, 발병원인이 밝혀져 있지 않은 산발성 크로이츠펠트 야콥병(sporadic CJD, sCJD)은 발병하는 모든 CJD 중에서 85%를 차지한다.

프리온 유전자(prion protein gene, PRNP)에 특징적으로 돌연변이가 발생됨으로써 생기는 유전성 크로이츠펠트 야콥병(familial CJD, fCJD)은 전체 CJD의 10~15%를 차지하고, 나머지 1~2%는 CJD에 걸린 사람을 수술했던 수술 도구나 사람의 뇌하수체에서 유래하는 프리온의 오염된 성장 호르몬에 의해 유발되는 감염성 크로이츠펠트 야콥병(iatrogenic CJD, iCJD)이 있다.

CJD는 아직까지 치료가 불가능하며 평균 생존기간이 4개월로 발병 후 거의 90%가 1년 안에 사망하며 예비적인 진단으로는 신경학적인 평가와 뇌파전위기록장치(electroencephalograph, EEG)를 통한 뇌파의 분석, 자기공명영상(magnetic resonance imaging, MRI)을 통한 분석과 뇌척수액(cerebrospinal fluid, CSF)에서 14-3-3 단백질의 존재를 조사함으로써 이뤄진다.

생존 환자들의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뇌조직 생검을 통해 현미경하에서 뇌해면상(spongiform)을 관찰한다.

CJD의 확진은 일반적으로 환자가 사망한 후에 부검을 통해 이뤄진다.

뇌의 해면상 변화, 신경세포의 소실(neuronal loss), 성상교세포증(astrocytosis), 뇌실질의 공포화(vacuolation) 및 매우 드물게 아밀로이드 플라크(amyloid plaque)를 포함하는 신경병리학적인 특징을 검사하고, 면역조직화학염색법(immunohistochemistry)과 웨스턴 블럿(western blot)을 통해 proteinase K에 저항성을 나타내는 변형된 프리온 단백(PrPSc)검출 및 전자현미경 실험을 통한 scrapie-associated fibrils(SAF)를 관찰함으로써 확진된다.


변종 크로이츠펠트 야콥병(variant Creutzfeldt-Jakob disease; vCJD)

vCJD는 전염성 해면양 뇌병증(transmissible spongiform encephalopathy)과 유사한 임상증상을 보이는 45세 이하의 10명의 영국인을 조사한 결과 1996년 3월에 최초로 보고됐다.

vCJD는 우해면상 뇌병증(bovine spongiform encephalopathy, BSE), 일명 광우병(mad cow disease)에 걸린 소의 중추신경계 조직의 오염된 고기를 섭취함으로써 걸린다고 과학자들은 보고 있다.

지금까지 연구에서 광우병을 유발하는 감염체는 감염된 소의 뇌, 척수와 망막 등에서 매우 높게 발견된다고 보고되고 있다.

2002년 11월 현재 이 질병에 걸린 환자 수는 영국에서 128명, 프랑스 6명, 아일랜드 1명, 이탈리아 1명, 미국 1명, 캐나다에서 1명으로 모두 138명이다.

이들 중 미국과 캐나다에서 발견된 2명은 영국으로부터 이민 온 사람들로 밝혀졌다.

현재 이 질병의 많은 수가 10대에서 발병하고, 거의 대부분이 55세 이하에서 발병되고 있다.

이 질병은 지금 얼마나 많은 사람이 노출됐는지, 감염 경로는 정확히 무엇인지, 잠복기는 얼마인지가 확실치 않다. vCJD의 증상은 행동이상, 우울(depression), 불안(anxiety)과 같은 정신이상증세와, 이상감각(dysaesthesia), 운동실조, 간대성 근경련증, 무동성 무언증(akinetic mutism)이 나타난다.

sCJD와 달리 발병한 후 생존기간이 14개월로 두 배 정도 오래 살고, 발병하는 평균나이는 29세로 매우 젊은 나이가 특징이다.

CJD 관련 유전자인 프리온 유전자의 다형성 조사에서 영국 정상인은 코돈 129에서 42%가 메티오닌(methionine) 동질접합체(homozygote)를 가지는데 반해 vCJD에 걸린 환자들은 100%가 코돈 129번에서 메티오닌 동질접합체를 가짐으로 129번 코돈의 메티오닌 동질접합체는 광우병에 걸린 소고기를 섭취했을 때 vCJD에 대한 감염가능성이 매우 높은 유전인자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vCJD의 진단과정은 sCJD와 매우 유사하지만 뇌파전위기록장치를 이용한 결과에서 vCJD에 걸린 환자는 Periodic sharp and slow wave complex (PSWC)가 전형적으로 나타나지 않는다.

sCJD와 vCJD를 구별하는데 가장 큰 신경병리학적 차이는 아밀로이드 플라크(amyloid plaque)이다. vCJD에서 아밀로이드 플라크들은 대뇌(cerebrum)와 소뇌(cerebellum)에 데이지 꽃 모양의 플라크(florid palque)가 해면상 변화가 있는 주위에 광범위하게 분포한다.

최근에는 vCJD를 초기에 진단하기 위한 방법으로 환자의 편도선(tonsil) 조직을 조금 생검한 다음 PrPSc를 조사하여 질환을 확진할 수 있다.


국내에서의 크로이츠펠트 야콥병

한림대학교 일송생명과학연구소는 한국 국립보건원(Korea National Institute of Health, KNIH)에 의해 2001년 5월 한국 크로이츠펠트 야콥병 진단센터(Korea CJD Diagnostic Center, KCJDC)로 지정받았다.

현재까지 전국 병원으로부터 크로이츠펠트 야콥병으로 의심된 66명 환자의 혈액과 뇌척수액을 받았으며, 이들 중 16명의 환자로부터는 뇌조직 생검이 이뤄졌으며 이들 환자를 대상으로 크로이츠펠트 야콥병을 진단키 위해 다음과 같은 실험을 수행하여 최종 31명의 환자를 진단했다<표 1>.


1. 뇌조직에서 PrPSc의 관찰 및 신경병리학적 증상
16명의 뇌조직을 가지고 실험한 결과 면역조직화학염색법을 통해 11명의 뇌조직에서 해면상 변화, 성상교세포증 및 PrPSc를 관찰 할 수 있었고<그림 1>, 웨스턴 블럿을 통해서 27~30kDa의 proteinase K에 저항성을 가지는 PrPSc가 검출됐다<그림 2>. 즉 이들 실험을 통해서 국내에서 11개의 definite 크로이츠펠트 야콥병을 확진했다.
 

2. 뇌척수액에서 14-3-3 단백의 검출
66명 환자들의 뇌척수액에서 웨스턴 블럿을 통하여 14-3-3 단백의 검출을 조사한 결과 모두 31명 환자들에서 14-3-3 단백이 검출됨으로써 23명(확진된 8명은 제외)은 probable CJD로 진단되었다<그림 3>.
 

3. 프리온 유전자의 염기서열 분석
CJD로 진단된 31명의 환자들이 sCJD인지 fCJD인지 알아보기 위하여 환자들의 혈액에서 프리온 유전자(PRNP)를 증폭한 다음 자동 DNA 염기서열분석기를 이용하여 돌연변이가 존재하는지를 조사하였다. 현재까지 국내에서 발견된 CJD에서는 fCJD는 발견되지 않고 모두가 sCJD로 진단되었다. 코돈 129번에서 다형성을 조사한 결과 국내에서 진단된 CJD 환자들은 100% 메티오닌 동질접합체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밝혔다<그림 4>.
 

4. 국내에서의 변종 크로이츠펠트 야콥병
2001년 CJD로 진단된 36세의 조○○ 환자가 vCJD일 가능성이 있다고 하여 많은 관심을 불러 일으켰는데 이 환자는 vCJD에서 보이는 뇌파전위기록장치에서 PSWC가 보이지 않고 프리온 유전자의 코돈 129번에 메티오닌 동질접합체를 보이며 나이가 젊고 발병 후 1년 이상 생존해 있다는 점에서 vCJD환자의 증상을 나타내는 반면 웨스턴 블럿에서 vCJD에서 나타나는 type 4형이 아니라 sCJD에서 나타나는 type 1이 나타남으로써 최종적으로 편도선 생검을 통한 PrPSc의 검출을 통해서 최종 진단할수 있다고 결론을 내린 적이 있다.

현재까지 국내에서는 광우병이 발병되지 않아 CJD에 안전지대로 생각되지만 가까운 일본에서도 광우병이 발견되었을 뿐만 아니라 최근 국내 정상인 500명을 대상으로 프리온 유전자의 코돈 129번의 다형성을 분석한 결과 95%에서 메티오닌 동질접합체를 나타냈다.

이는 최근 학계에 보고된 vCJD의 코돈 129번 다형성은 100%이기 때문에 국내 정상인이 광우병에 걸린 소고기를 섭취할 경우 이병에 걸릴 확률이 매우 높다는 것을 암시함으로 국내에서 광우병의 발생에 대한 철저한 감시체계뿐만 아니라 CJD 환자의 정확한 진단 및 관리 체계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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