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인 소외된 추진은 무의미

 건강도시 추진과 관련 지역의료기관과 의료인의 역할은 무엇일까. 이에 대해 특정한 답을 찾을 수는 없다는 것이 대체적인 의견이다.

 건강도시 사업에 보건의료환경이 중심이되긴 하지만 특정한 분야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도로시설, 상하수도, 환경오염 등 도시의 환경과 문화 및 놀이공간, 학교 보건, 지역 기업의 경제활동 등 다양한 영역이 관여하고 있다.

 그럼에도 건강도시의 가장 큰 특징이자 성공을 좌우하는 것이 지역주민들의 참여라는 점에서 지역 의료기관과 의료인들의 참여 또한 중요한 부분이다.

 이와 관련 창원시 보건소 이부옥 소장은 "창원시가 추진해온 다양한 건강도시 사업에서 지역의료기관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한 다양한 지원과 설득이 있었다"며 "지역의료기관과 의료인의 역할은 보건환경뿐만 아니라 기업체, 관공서, 학교 등 모든 영역에서 관계되는 만큼 참여가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국내에서 추진되고 있는 각 지자체별 건강도시 사업은 지역 보건의료기관인 보건소의 건강증진사업을 중심으로 실시되고 있다. 물론 창원시와 원주시, 서울 성북구 등에서는 각 지자체 특성에 맞게 지역의료기관이 참여하는 구체적인 건강도시 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대다수 건강도시들이 적절한 지역의료인과 의료기관의 참여가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대부분 보건소 건강증진사업 중심 운영
지역 의료기관·의사회 참여 이끌어내야


 특히 지역 주민들의 보건의료를 가장 근접 거리에서 담당하고 있는 지역내 1차 의료기관의 참여가 필요하며, 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실천 사업과 참여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이다.

 이와 관련 원주시 건강도시 담당자는 보건소, 지역내 1, 2차 의료기관과 협력을 통한 보건의료서비스 확대가 필요하며 이를 건강도시 사업내에 실천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례로 창원시의 경우 각 분야별 주체들이 참여하는 창원시건강도시운영위원회를 통해 지역의사회나 의료기관들이 참여할 수 있는 의사소통 구조를 확보했다.

 이부옥 소장은 "지역의사회와 정보를 교류하고 실천 사업을 만드는데 자문을 받는 것은 건강도시 사업 성공을 위한 중요한 요소"라며 "건강도시 사업에 적극 참여하려는 의료인들의 인식 변화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창원시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 창원 파티마병원과 함께 건강도시 일환으로 의료진과 환자, 보호자 등이 모두 참여하는 건강증진병원 사업을 실시하고있다.

 또 지역의료기관과 연계해 건강도시에 대한 개념 확산과 지역주민들에 대한 적극적 참여를 위해 분기별로 건강도시 사업 교류회를 통해 다양한 정보도 교환하고 있다.

 하지만 어려움도 있다. 건강도시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 부족은 물론 지역내 의료기관이나 의사회 등의 참여를 이끌기 위한 건강도시 개념과 이해에 대한 인식 확대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대다수 관계자들은 다양한 시범사업을 통해 지역의료기관이 건강도시 사업 내에서 지역내 보건의료를 담당하는 한 축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지적한다.

 성북구의 경우 건강도시 사업으로 U-health 시범사업을 추진하면서 지역내 보건소는 물론 지역내 의료기관과 연계를 진행하고, 환자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정보 제공 창구를 마련함으로써 건강도시 개념 확산에 큰 성과를 거두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또 송파구의 경우 건강도시와 안전도시 사업 일환으로 추진하는 사업에 전문가 단체로 송파구의사회장과 서울아산병원장이 참여하고 있으며, 세이프티닥터제도, 청소년 약물오남용 예방교육 등의 다양한 실천 사업도 펼치고있다.

 이처럼 건강한 삶을 위한 지역내 모든 자원과 기관의 역할이 건강도시 사업의 성공 여부를 결정한다는 점에서 건강증진병원 등의 예처럼 건강도시에 대한 인식변화와 참여를 위한 의료인들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고 강조되고 있다.

"지역 특성화된 도시로 키워야"


해외서도 모범사례 꼽히는 창원시
이 부 옥 보건소장



 "건강도시란 해당 지자체가 수행하는 모든 지역내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보건 등의 활동이 건강, 지역민의 삶의 질 향상에 포커스를 맞춘 것입니다. 단순히 보건의료나 환경만이 아니라 다양한 영역에서 건강을 모든 것의 결정 요소로 판단한다는 것이죠."

 지난 2002년부터 6년여간 다양한 시범 사업과 실천을 통해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모범 사례로 평가 받고 있는 창원시 건강도시 사업의 총괄 지휘자인 창원시 보건소 이부옥 소장의 말이다.

 지난 1999년부터 개인적인 호기심에 건강도시에 대한 학문적 접근을 시작해 창원의 대표적인 시정으로 꼽히는 건강도시 사업을 일궈온 그는 건강도시의 정도는 모든 구성원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협력이라고 강조했다.

 이 소장은 "과천에서 실시한 건강도시 시범사업이 생활양식 개선에만 초점이 맞춰지면서 건강도시 본연의 목적 달성이 부족했다"며 "2001년 창원시가 건강도시 사업을 추진하면서 반면 교사로 삼았다"고 말했다. 이 소장이 가장 먼저 한 일은 건강도시 개념에 대한 전파와 실무 담당자에 대한 교육이었다.

 이 소장은 당시 시청 직원과 시장은 물론 시의회도 건강도시에 대한 개념조차 모르던 상태였다며, 건강도시 도입 초창기에는 보건소 건강증진사업의 한 방향이구나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지금은 인식이 많이 달라졌다고 평가했다.

 "물론 저 혼자만 이러한 성과를 만든것은 아니죠(웃음). 각 실무 담당자들은 물론 당시 시정을 책임졌던 시장께서도 고심끝에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결정한게 지금의 성과로 이어졌다고 생각합니다."

 창원시 건강도시 사업의 가장 큰 특징을 묻자 이부옥 소장은 지역내 다양한 부문과의 협력과 구체적 실천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생활양식 개선만으론 부족
  주민홍보·실무자 교육부터 시작
  모든 구성원 자발적 협력이 비결


 창원대학교, 창원폴리텍대학교와 함께 실시하는 건강증진대학이나 파티마병원과 공동으로 실시하는 건강증진병원, 지역내 기업체인 두산과 실시하는 건강증신산업장 사업 등이 그 예라고 덧붙였다.

 건강증진대학의 경우 건강도시와 관련된 과목이 정규 과목으로 편성될 정도로 호응이 좋다고 한다.

 국내 타 건강도시와의 비교를 묻자 이 소장은 "절대 비교 불가"라고 잘라말했다. 이부옥 소장은 "건강도시라는 것은 그 지역마나 특징이 있고 특성화 사업 자체가 다르기때문에 일률적 비교는 불가능하다"며 "다만 지역내 주체들의 참여 정도와 실천 사업이 얼마나 많은 성공과 지역내 호응을 받았느냐로 평가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소장은 건강도시 인증제라는 것은 계량화를 해야하는데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다며, 건강도시 본연의 목적은 행복하고 건강한 지역주민들의 삶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례로 두산의 한 사업장에서 실시하는 건강증진산업장 사업의 경우 비만 예방과 만성병 관리 프로그램운영, 걷기 동아리 후원 등을 통해 지역내 기업체의 생산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중요한 것은 지역의사회와 의료인, 지역내 기업, 시민사회 단체 등이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건강도시 사업 주체가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제시해야 합니다. 그것이 건강도시의 생명력이죠."

 최근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 등에 대한 심각성에 착안해 2009년 창원시 건강도시 사업의 주요 주제는 "기후변화와 건강"으로 선정했다.

 이부옥 소장은 앞으로도 기후변화에 따른 도시 주거 및 보건환경의 변화에 대한 교육과 지역 병원과의 연계를 통한 건강강좌 및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로 한단계 발전하는 창원시 건강도시 프로젝트를 추진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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