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기술검증시스템으로 옥석 가리자

3) 시장 확대의 가능성

병원들이 PACS도입에 장애요인으로 작용했던 2가지 장벽 즉, 시스템의 안정성에 대한 불안과 고가의 하드웨어 장비로 인한 높은 가격 등은 안정성에 대한 경험적 검증과 하드웨어 가격의 지속적 인하로 인해 상당히 완화되었다. 반면에 PACS도입 촉진요인은 점차 강력하게 부상하고 있다.

그 촉진요인은 크게 3가지로 대별되는 바 인구학적 변화, 질병구조의 변화, 의료기술의 발달이 그것이다.

전세계적으로 2차대전 직후의 베이비붐 세대가 성인병 유병률이 높은 50세 중반 연령층에 도달했고, 전체 질병구조에서 암·심장병 등 성인병의 비율이 대폭 증가했으며, CT/MRI를 이용한 성인병 진단 및 치료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세계적으로 방사선 검사 빈도가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검사수요의 증가는 대용량 방사선영상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관리·조회할 수 있는 시스템인 PACS에 대한 수요의 증가로 연결되어 PACS산업의 미래를 매우 밝게 하고 있다.

더욱이 의료시스템 전반의 효율성 제고를 위해 미국과 같이 법률(미국, HIPPA법)로써 의료Data의 전자화를 강제하려는 움직임이 유럽과 일본 등으로 확산되고 있는 추세임에 비추어 볼 때 향후 4~5년내 PACS의 수요는 비약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2. 국내 업체의 수출현황

현재 국내 PACS 업체 상당수가 해외진출을 추진중에 있으나, 거의 대부분 업체가 세계시장의 벽을 넘지 못하여 수출실적이 극히 저조한 실정이다.

그동안 여러 업체에서 해외수출 실적을 발표해왔으나, 소규모의 Mini PACS 수출에 그쳤으며, 실질적인 수출효과가 있는 종합병원급 이상에 Full PACS를 공급하고 있는 업체는 단 1개 뿐인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 업체의 경우에는 현재 미국, 일본, 스페인 등지의 10개 병원(대학병원 포함)에 Full PACS를 공급하여 2001년 13억원의 S/W 수출실적을 기록하였으며, 금년에는 유럽 본토와 중국을 비롯한 10여개국에 추가로 진출하여 S/W수출 42억원의 매출목표를 세우고 있다고 한다.

이 업체가 해외시장 진출에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개발초기부터 해외수출을 목표로 삼고, 철저하게 국제의료영상표준(DICOM)에 입각하여 제품을 생산한 결과 외국의 전문 매니아층의 호응을 얻었고, 이 매니아층과의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 세계적인 수준의 제품 개발에 성공하였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위의 수출성공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이 국내 PACS기술은 우수한 개발인력을 바탕으로 이미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해 있어 국제적 기술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따라서 첨단 의료산업 분야의 경쟁력이 열악한 우리 현실에서 세계적인 의료전문 S/W 산업을 육성하려는 시도는 매우 가치있는 일로서 적극적인 지원 육성방안의 마련이 필요하다 하겠다.


3. 세계화를 위한 제언

국내 PACS 산업이 광활한 세계시장에서 다국적 대형업체들과 경쟁하여 소기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정부의 지원 및 육성정책이 전개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①산업 구조조정 지원
 
현재 국내에는 15개의 국산업체와 2개의 외산업체 등 도합 17개 PACS업체들이 난립하여 주로 가격할인에 의존하여 국내 영업을 전개하고 있다.
 
이 결과 이윤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여 대부분의 업체가 시장퇴출의 위기에 처해 있다.
 
이 때문에 업체들은 생존을 위해 필사적으로 덤핑 출혈 경쟁에 나서고 있고, 이는 다시 시장평균 이윤율을 낮추어 기업체질을 허약하게 만드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이러한 구조적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개발력을 집중시키기 위해서는 유망 PACS업체를 중심으로 규모의 경제실현을 위한 산업구조 개편이 필요하며, 이를 통해 우리 PACS업체도 외국 수준의 개발인력(외국 100여명, 국내 10~20여명)을 확보하여 세계적인 기업과 기술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 여건상 이러한 산업 구조조정은 업체가 자발적으로 수행하기 어려우므로 정부가 주도가 되어 기업구조조정자금, 세제지원 등 경쟁력강화를 위한 구조조정 지원방안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②엄격한 PACS기술 검증시스템 구축

국내업체가 해외에서 거대 다국적업체와 경쟁하여 승리하기 위해서는 신기술개발을 위한 R&D에 필요한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 바, 이러한 투자자금은 공적자금이나 외부차입에 의해 마련되는 것보다 국내 영업이익에서 충당되는 것이 건전하고 바람직하다.

그러나 현재 국내시장은 기술적 차별성이 무시되고 오로지 가격에 의해 PACS도입이 결정되는 시장왜곡 현상이 보편화되어 있다.

이는 "수가만 받으면 그만"이라는 병원계의 그릇된 인식에서 비롯된 면도 있지만, "PACS는 그것이 그것"이라는 식의 기술낙후 기업의 잘못된 영업방식에 기인한 바가 크다.

현재 각 PACS제품간 기술적 차별성은 분명히 존재하지만, 이 차별성은 사용자 인터페이스와 같이 가시적인 부분보다 서버구성과 네트워크 설계와 같이 비가시적인 영역에서 존재한다.

웬만한 전문가가 아니고서는 그 차이를 짧은 시간내에 파악하기가 용이치 않은 것이다.

병원들은 장시간 운용의 결과로서 사후에 경험적으로 시스템의 안정성을 평가할 수 있을 뿐이어서, 대부분의 고객들은 시스템 안정성과 성능에 대한 올바른 식견이 없는 상태에서 단지 가격만으로 PACS제품을 결정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아직까지는 표면화되어 있지 않지만 영세업체들의 도산이 잇따르고, R&D 여력을 확보하지 못한 업체들이 upgrade를 수행하지 못할 경우 이러한 업체의 제품을 구매한 병원들에서 대규모 투자실패 사태가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합리적 선택을 할 수 없는 시장의 구조적 한계를 인식하고, 국가가 기술검증시스템을 도입하여 국제표준 및 국제적 검증기준에 미달하는 제품의 시장진입에 제한을 두거나 우수제품에 대한 인증제도를 도입하는 등 강력한 옥석가리기 프로그램을 정부기관이 공정하게 주관해야 국내는 물론 세계시장에서도 국산 PACS가 고급제품으로 인지되어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③수출지원활동 강화

정부의 수출지원정책이 단기간내에 많은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중구난방식 지원보다는 선택과 집중의 원리에 따라 확고한 수출경쟁력과 지속적인 R&D능력을 확보하고 있는 업체를 검증하여 중점 지원하는 방향으로 추진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부지원에 있어 선택과 집중의 원칙이 확고할 경우 굳이 정부가 자금을 직접 지원하지 않더라도, 시중에 있는 투자자금과 우수인력이 이 업체에 수렴되어 국내 PACS산업의 집약화를 통한 세계화 추진이 가능할 것이다.

최근 국내 수위업체와 기술력 및 매출규모가 유사한 캐나다의 한 PACS회사가 미국 의료정보기업에 3억 5천만불에 인수된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국내 PACS업체도 규모의 경제를 이루어 해외에 진출할 경우 막대한 기업가치를 구현할 가능성이 충분한 것이다.

21세기 정보화사회에서 PACS가 국가산업적 측면에서 갖는 의미는 매우 크다.

우수한 인적자원을 바탕으로 한 고부가가치 지식산업에 정부가 의욕적으로 투자를 집중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세계시장에 자신있게 내놓을 만한 전문 S/W는 매우 드물다.

이런 상황에서 PACS 소프트웨어가 보수적이고 까다롭기로 소문난 미국 및 일본, 유럽의 중대형 병원에 수출되고 있음은 PACS를 비롯한 우리나라 의료영상 소프트웨어산업의 세계화 가능성을 밝게 해준다.

따라서 국내 PACS기술의 세계 경쟁력이 살아있는 현재가, 우리나라 S/W산업 진흥을 위한 정부의 노력이 보다 본격적으로 그리고 선택과 집중의 원리에 따라 전략적으로 추진되어야 할 시점이라 하겠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