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국내 제약산업 시장은 기등재의약품 목록정비 등 지속적인 약제비 절감 정책 시행으로 매출 감소 등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반면 플라빅스와 리피토 등 블럭버스터급 제품의 특허 만료에 따른 제네 릭 출시와 ARB고혈압치료제 시장 확대 등으로 또 다른 기회를 맞기도 했다. 2008년 많은 우여 곡절을 겪은 국내 제약계의 주요 이슈를 정리해본다.

약물경제성 평가 정책 목적 달성 못해

이명박 정부도 기존의 건강보험재정 안정화 정책 기조를 유지한다고 밝히면서 2008년도 약제 절감 정책은 지속적으로 추진했다.

 특히 최근 부당·허위 청구에 대한 건강보험 환수 대상에 제약업체를 포함하는 국민건강보험법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하면서 정부의 약제비 절감 정책은 정점을 찍었다.

올 한해 기등재의약품 목록정비는 물론 처방총액 절감 인센티브 확대, 저함량·고배수 처방 의무화 등이 추진됐으며, 이러한 기조는 내년에도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5월 발표된 고지혈증치료제에 대한 경제성평가 내용을 두고 많은 논란이 불거졌다. 당시 정부는 심바스타틴은 현행 보험약가로 급여 유지를 결정했고, 4개 스타틴 제제(로바스타틴, 플루바스타틴 등)는 현행 약가로는 급여 제외가 원칙이지만 비용·효과성을 감안 약가 자진 인하시 급여가 유지되는 것으로 결정했다.

 이에 대해 국내외 제약사들은 정부가 의약품에 대한 경제성평가를 실시한다면 보다 과학적으로 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며, 정부의 분석은 과학적이지 못한 약가인하를 위한 비용최소화 분석이라고 강력 반발했다.

 이런 이유로 1년 넘게 이어온 고지혈증치료제 시범평가의 실제 적용을 놓고 약제급여평가위원회가 수개월간 결론을 내리지 못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이어졌다.

결국 지난달 약제급여평가위원회는 성분별이 아닌 품목별 인하라는 수정된 결정을 내려 스스로의 평가 기준과 방식을 부정하는 결과를 내놓았다.

즉 올 5월 심평원이 발표한 고지혈증치료제에 대한 경제성평가 결과에 따라 심바스타틴의 가중평균가 838원을 기준으로 품목별로 인하율을 재조정받는 것으로 결정했다.

 결국 목표와 당위만으로 약가 인하에 초점을 맞춘 약물경제성평가가 기등재의약품의 목록 정비라는 정책 본연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 것이라는 비판과 함께 보다 과학적으로 업계 의견을 반영하는 정책 실현이 필요하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펠루비정"·"놀텍정" 등 국산 신약 출시

지난해 엑빅스정에 이어 올해에도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된 국산 신약이 출시돼 화제를 모았다.

 대원제약의 펠루비정(성분 펠루비프로펜)은 지난해 4월 12번째 국산 신약으로 품목 허가를 받았으나, 1년여가 넘는 약가 협상 끝에 올 10월 1일자로 국산 신약으로 공식 등록됐다.

 임상결과 기존 관절염치료제에 비해 진통 감소에 동등 이상의 효과를 보였으며, 부작용 발현율 등도 기존 제품보다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2001년 12월 물질 도입 후 한국형 관절염치료제 개발을 목표로 정부지원 과제 등 총 70억 여원을 들여 제품을 개발, 결국 국내 환자에 대한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보험 약가 승인을 받았다.

 이어 일양약품이 야심차게 개발해온 항궤양제 일라프라졸이 놀텍정이라는 제품명으로 14번째 국산 신약으로 이름을 올렸다. 놀텍정은 지난 1992년 과기부 선도기술개발사업으로 선정된 후 복지부 신약개발지원사업에도 선정돼 국내 순수기술로 개발된 항궤양제라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기도 했다.

 특히 동남아시아 5개국에서 실시된 임상시험과 한국 포함 아시아 6개국에서의 임상 3상 시험 등의 결과를 바탕으로 국내 시장은 물론 해외시장에서도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아시아 6개국에서 실시된 임상 결과 역류성 식도염 환자 및 십이지장궤양에 대해서도 강력한 치료효과를 보였으며, 부작용 면에서도 안전하다는 결과를 얻었다.


제네릭 시장 경쟁 내년도 이어질 듯

2008년은 다양한 제품의 특허 만료에 따른 제네릭 시장의 경쟁이 그 어느 해보다 치열했다.

 플라빅스 제네릭 선두로 동아제약의 플라비톨이 확고한 자리를 찾아가며 올 3분기 누적 매출만 212억원 가량을 달성할 정도로 대형 품목의 제네릭 시장은 향후에도 국내 제약사들의 주요 공략 대상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올해 가장 치열했던 제네릭 경쟁 제품은 리피토로 유한양행의 아토르바가 출시 지난 8월 2개월만에 처방액으로만 22억원을 기록하고, 3분기 누절 매출이 100억원을 넘기며 시장을 선점하기도 했다.

리피토의 경우 2007년 한해 원외처방액이 992억원을 기록 그 어떤 제품보다 제네릭 시장 경쟁이 치열했던 제품으로, 아토르바를 필두로 동아 리피논, 한미 토바스트, 종근당 리피로우 등도 경쟁 대열에 참가 했다.

이어 액토스 제네릭과 울트라셋 제네릭, 아리셉트 제네릭 시장도 올 연말까지 뜨거운 제네릭 시장 경쟁의 장으로 자리하고 있다. 이외에 넥시움 제네릭인 한미의 에소메졸도 발매 첫달에 오리지널 제품 21%의 원외처방액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러한 추세는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가속화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최근 코자의 특허 만료에 따른 제네릭 시장 경쟁이 예상되고 올해 출시된 제네릭 제품의 본격적인 시장 선점과 경쟁이 내년에 펼쳐지는 만큼 그 어느때보다 제네릭 시장의 활성화는 계속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리베이트 제공 파문 업계 자정의지 무색

의원과 약국에 허위 청구 리스트를 제공하고 부당하게 보험약가를 지급 받은 모 제약사 영업사원 구속. 지속적인 제약사 영업사원들의 불법 행위 개입, 그리고 최근 불거진 유한양행의 불법 리베이트제공 파문, 2008년에도 제약사의 부도덕한 영업행위와 불법 리베이트 제공은 지난해에 이어 또 하나의 이슈로 선정됐다.

 지난해 말 공정거래위원회의 10개 제약사의 불법 리베이트 5천억원 규모 적발과 행정고발 이후 올 초부터 관련 업계가 자정의 목소리를 강하게 냈음에도 올해도 이러한 구태는 계속됐다.

 공격적인 영업으로 제네릭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부상한 유한양행은 불법 리베이트 제공 파문으로 단 몇일만에 주가가 30% 이상 폭락하는 사태를 맞았다.

특히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으로 깨끗한 제약기업 이미지에 큰 상처를 받은 것은 물론 제네릭 시장에서의 경쟁력이 결국 불법 리베이트 때문이었나 하는 의구심을 불러일으키며 올초부터 불법 리베이트 근절을 외쳐온 관련 업계를 당혹스럽게 했으며, 결국 공정거래위원회가 현장 조사라는 카드를 꺼내들게까지 만들었다.

 반면 제약업계는 지난해 공정위 발표를 기점으로 지속적인 자정 노력을 실시해왔다. 한국제약협회는 올해 말 본격 가동을 목표로 한 의약품 유통부조리 신고센터 운영에 대한 세부지침을 마련하고 본격적인 내부 감시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그럼에도 이러한 노력이 보다 실효성을 각기 위해서는 다양하고 구체적인 실천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미 발표된 지정기탁제의 경우 구체적 세부 방침이 없어 유명무실한 제도가 아니냐는 비판에 좀더 귀 기울여야 할 것이다.


경제한파 속 제약 매출 성장

미국발 금융위기로 촉발된 전반적인 경기 침체 속에서도 올 한해 국내 제약업체는 나름의 성과를 얻은 한해였다. 이미 작년 말 2008년에도 약가인하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속에 출발한 점과 다양한 제네릭 시장에서의 경쟁우위 확보, 지속적인 해외 시장 진출로 매출 성장세를 이어갔다는 분석이다.

물론 이익 실현 면에서 다소 주춤하기는 했지만, 전반적인 제약산업의 외형 성장과 각 제약사별 매출 성장은 내년에도 지속될 것이라는 의견이다.

 특히 다양한 제네릭 제품이 출시됐던 올 6월 이후 국내 제약사들의 원외처방 조제액은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왔으며, 올 여름 집계된 국내 제약사들의 상반기 실적 결과 발표에서도 매출 증가세는 눈에 띌 정도였다.

 지난해 매출 기준 상위 20개 업체 중 실적이 발표된 12개 업체의 경우 전년 대비 매출이 10% 내외에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동아제약의 경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도 증가해 눈길을 끌었다.

한미약품도 올 상반기 매출이 전년보다 15.6% 상승했고, 유한양행과 녹십자, LG생명과학도 10%대의 성장세를 이어갔다.

 반면 종근당과 한독약품의 경우 매출은 증가했으나 당기순이익은 감소한 것으로 집계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올 연말 발표된 증권사들의 2009년 제약산업 전망 보고서에서도 올해 성과를 바탕으로 내년에도 국내 제약산업은 꾸준한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는 분석이 다수였다.

특히 올해 출시된 제네릭 제품의 이익 실현과 해외수출 성과를 바탕으로 꾸준한 매출과 이익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