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환자, 조기 적극적 혈당조절 공감 커져

 2008년 내분비 분야는 여느 해와 같이 당뇨병 관련 이슈들이 선점했다. 올 한해 당뇨병 분야의 뜨거운 감자는 적극적 혈당조절의 미세 또는 대혈관합병증 혜택이었다.

적극·집중 혈당조절의 당뇨병 합병증 개선 혜택에 관한 대규모 RCT 연구들이 학계의 뜨거운 논쟁과 임상현장의 혼란을 야기했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당뇨병 신규진단 환자에서 조기·적극적 혈당조절 시 미세혈관은 물론 대혈관합병증 개선혜택이 장기간 유지됨을 확인해 주었다.

 이문규 성균관의대 교수(삼성서울병원 내분비대사내과, 대한내분비학회 학술위원장)와 함께 2008년 내분비 분야의 핫이슈들을 짚어 본다.

ACCORD·ADVANCE·VADT

 이들 연구는 기존보다 A1C 목표치를 낮춰 잡는 집중 혈당강하를 통해 당뇨병 합병증을 조금이라도 더 줄여보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었다.

 하지만, 대혈관합병증 개선효과가 없는데다 사망위험까지 제기되면서 혈당강하 전략의 새로운 선택과 기준을 제시하고자 했던 목적은 온데 간데 없고 혈당강하 전략에 대한 혼선을 야기한 측면이 없지 않다.

UKPDS 종료 후 10년 모니터링

 앞선 연구에서 야기된 혼선을 어느정도 정리해 준 것이 바로 "UKPDS" 연구에 대한 모니터링 결과다. 당뇨병 진단 시점부터 조기에 혈당을 목표치까지 끌어 내릴 수 있다면 장기적으로 미세혈관은 물론 대혈관합병증까지 예방 및 지연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 줬다.

특히, "UKPDS" 연구가 종료된 후에 적극적 혈당조절이 유지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같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는 것이 주목할 만 하다.

고혈당 관리전략의 변화

 ▲기존 가이드라인 권고

 미국당뇨병학회(ADA)는 A1C 7% 미만을 일반적인 목표치로 권고하고 있다(A).

 한편 선별된 개별환자에 한해 중증의 저혈당증이 없으면 6% 미만의 조절도 타당하다는 입장이다(B).

 심각한 저혈당증 병력·짧은 여명기간·소아·동반질환이 있는 경우·당뇨병이 오래 지속된 경우 등은 A1C 목표치를 덜 엄격하게 잡아야 한다고 주문했다(E).

 대한당뇨병학회(KDA)는 일반적인 A1C 목표치를 6.5% 이내, 저혈당의 발생이 없다면 정상인 수준인 6% 이내로 권장한다(B). 하지만, 혈당조절의 목표가 환자의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심한 저혈당이 있는 경우·짧은 여명기간·소아(13세 미만)·노인(65세 이상)·타 질환이 동반된 환자 등은 조절목표를 완화할 수 있다는 단서도 달았다(E). 혈당조절 시 개별환자의 특성에 다라 치료목표치가 조절돼야 함을 의미한다.

 혈당조절은 조기에 적극적으로 실시돼야 한다. 고혈당의 지속, 여타 위험인자와의 상호작용을 통한 동맥경화 악화 등이 집중 혈당조절을 통한 심혈관합병증 예방혜택을 더욱 어렵게 한다. 일차적으로 목표치를 달성하고 유지하는 전략이 점차 설득력을 넓혀가고 있다.

ADA·EASD, 공동가이드라인 개정

 최근의 고혈당 관리전략의 변화동향을 가감 없이 보여주는 것이 바로 양학회의 혈당조절 알고리듬이다.
 지난 2006년 처음 발표된 후 올해 개정판이 발표됐다. 2008년 개정판 알고리듬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 A1C 목표치 7% 미만 달성 및 유지
 - 당뇨병 신규진단 시 1단계 치료전략은 생활요법과 메트포르민
 - 1단계 실패 시 신속한 약물추가(첫 약물치료 시작 2~3개월 이내 또는 A1C 목표치 미달성 어느 시점에서도 가능)
 - 2단계 약물선택 차등적용(우선선택: 인슐린 또는 설포닐우레아계, 선별선택: 엑세나타이드 또는 피오글리타존)
 - 엑세나타이드, 이차선택으로 앞당겨 권고
 - 이차선택 권고에서 로시글리타존 제외
 - 인슐린 요법, 이차선택부터 조기적용

골다공증 가이드라인 개정

 미국국립골다공증재단(NOF)은 최근 골다공증 치료와 예방을 위한 임상가이드라인 업데이트판을 발표했다. 핵심적 권고내용은 다음과 같다.

 - 골밀도 수치와 WHO의 향후 10년간 고관절 골절 발생위험도 측정결과에 근거해 치료전략을 세운다.
 - 충분한 칼슘(최소 1일 1200mg)과 비타민D(1일 800~1000 IU)를 섭취한다.
 - 골절위험 감소를 위해 근력운동을 정기적으로 한다.
 - 흡연과 과도한 음주를 피한다.
 - 65세 이상 여성, 70세 이상 남성에게 골밀도(BMD) 검사를 권고한다.
 - 현재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된 골다공증 치료 및 예방의 선택약물은 비스포스포네이트 계열이다.


올 한해를 수 놓은 대규모 임상시험
 
- ACCORD

 이환기간이 평균 10년에 달하는 당뇨병 환자(평균연령 62세)에서 가이드라인이 권고하는 A1C 목표치 보다 낮게 혈당조절 시 주요 심혈관합병증 혜택을 검증했다.
 A1C를 6.4%(중앙값)까지 내렸으나, 집중조절군의 사망이 증가해 조기종료됐다.

- ADVANCE

 심혈관계 위험요인을 동반한 당뇨병 환자(평균연령 65세)를 대상으로 A1C를 6.5%까지 집중저하시킨 결과, 미세혈관합병증(9.4 대 10.9%, p=0.01)은 유의하게 줄었으나 대혈관합병증(10.0 대 10.6%, p=0.32) 혜택은 없었다.

- VADT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에 속하는 당뇨병 환자(평균연령 60세)들의 A1C를 기존 목표치보다 낮게 조절했으나, 심혈관합병증(231 대 263명, p=0.12)은 표준조절군과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 UKPDS 종료 후 10년 모니터링 결과

 신규 당뇨병 환자에서 조기·적극적 혈당조절의 미세혈관합병증 개선효과를 입증한 "UKPDS" 연구가 종료된 후 또 다시 10년간 대상 환자들의 합병증 여부를 모니터링 했다.
 모니터링 완료시점에서 설포닐우레아 그룹 생존자들의 생활요법군 대비 당뇨병 관련 종료점 감소는 9%(p=0.04)로 통계적 유의성을 유지했다.
 미세혈관합병증(24%, p=0.001) 역시 마찬가지였다. 심근경색(15%, p=0.01)과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13%, p=0.007)조차 "UKPDS" 당시와 달리 유의성에 도달했다. 메트포르민 치료 생존자 그룹은 당뇨병 관련 종료점(21%, p=0.01), 심근경색(33%, p=0.005),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27%, p=0.002)에서 보다 큰 혜택으로 이어졌다.



임상적용 가능한 혈당강하전략 세워야

전문가 리뷰

이문규 성균관의대 교수



 "ACCORD", "ADVANCE", "VADT", "UKPDS 모니터링" 연구들은 당뇨병이 "1+1=2"라는 단순한 합산방식으로 이해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병태·생리학적으로 또 다른 비밀을 안고 있음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이들 연구로 인해 적극적인 혈당조절이 필요 없는 것 아니냐는 오해가 생기지 않기를 바란다.

 ACCORD 연구 논문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A1C 수치가 너무 낮아 사망이 증가한 것이 아니라 연구방법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사망률 증가가 없었던 ADVANCE나 VADT와 비교하면 집중·적극적 혈당조절이라는 목표는 같지만, 이를 달성하기 위한 치료방법에는 큰 차이가 있었다. ACCORD의 경우, 인슐린에 경구혈당강하제를 2~5개까지 사용한 예도 있었다.

A1C 목표치 달성을 위해 연구자들이 환자들을 과도하게 통제하려 했다는 지적도 있다. 일반적 치료현장에 적용한다면 현실성이 떨어지는 방법으로, 치료과정에서 환자들의 스트레스가 컸을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사망자 중에 급사한 경우가 많았고 명확한 사망원인이 파악되지 않은 사례들을 고려해 보면, 저혈당 또는 이와 관련된 부정맥이나 치명적인 급성 합병증이 원인이었을 개연성도 있다. 반면, "ADVANCE"와 "VADT"는 현실적인 치료방법을 택했다.

 이상을 종합해 보면, 혈당을 떨어뜨리면 위험한 것이 아니라 방법상 적극·집중전략을 사용한다 해도 임상현장에서 적용이 가능한 어느 정도 현실성이 있는 방법을 써야한다고 볼 수 있겠다.

 더불어 "UKPDS" 종료 후 10년 모니터링 결과를 보면, 당뇨병은 진단 시 초기부터 혈당을 적극적으로 조절해 목표치 달성에 성공할 경우 장기적으로 미세혈관 및 대혈관합병증까지 예방 또는 지연시킬 수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해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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