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료율 놔두고 보장성만 강화"
"보험료율 놔두고 보장성만 강화"
  • 김수미 기자
  • 승인 2008.12.1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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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법률안도 "3저" 근본문제 외면


의료계 건보제도 불합리 개선 주장

 최근 국민건강보험법 전부개정법률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이 법안은 병·의원 등 요양기관이 "거짓자료"로 요양급여 비용을 청구하면 업무정지처분을 내릴 수 있도록 했으며, 요양기관 인력·시설·장비 등의 신고 의무를 부과, 요양급여 적정성 평가 결과 공개에 대한 근거를 제공하고 있다.

 또 제약업체 등이 요양기관의 부당청구행위에 개입하는 행위, 거짓자료 제출로 약제·치료재료 상한 가격이나 판매가격을 높이는 행위, 그밖의 부당한 행위로 보험재정에 손실을 가하는 행위 등을 금지토록 하고 있다. 반면 보험재정 절감에 기여하는 경우 장려금을 지급하는 인센티브를 담고 있다.

 국내에 3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및 재외국민, 유학·취업 등으로 3개월 이상 거주할 것이 명백한 경우에만 지역가입자 자격을 주도록 개정, 진료를 목적으로 입국하여 국내 건강보험제도에 무임승차하는 것을 차단했다.

결국 이 법안은 지출구조 합리화를 통한 보장성 강화 정책과 건보재정 안정화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의료계는 건강보험의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하려 들지 않고 순간순간 생색내기나 제한하는 정책들을 펼치고 있다며 불만이 가득하다.

 권용진 서울의대 의료정책실 연구교수는 "보험의 특성상 효율적 운영 측면에서 보면 지출 합리화를 강조할 수 있지만 기본틀을 바꾸지 않고서는 전문과목 쏠림현상 같은 부정적 결과들이 항상 발생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김주경 의협 대변인도 "우리나라는 OECD 국가 가운데 최저의 보험료율로 가장 많은 보장을 하고 있는 나라"라며, 의사들의 일방적 희생을 담보로한 여러 보건의료정책들은 결국에 가서는 의료를 왜곡시키고 국민들의 의료서비스 편의성을 떨어뜨리는 모순을 가져온다고 말했다.

 그는 건강보험이 안고 있는 근본적 문제를 덮어둘 것이 아니라 사실을 알리고 국민의 양해를 구해, 건보의 기본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상당수 의료인들은 건강보험의 근본적 문제로 이른바 3저로 대표되는 "저보험료·저급여·저수가와 의료전달 체계"를 들고 있다.

이들은 난이도 높은 수술이 많아지고 첨단장비에 의한 검사나 진료, 서비스 경쟁이 심화되면서 병·의원의 비용 증가가 필연적으로 뒤따르는데 저수가 체제로는 이를 유지시켜 줄 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도입되고 있는 각종 약제비 절감 정책들도 리베이트를 없애고 약제비를 줄일 수 있다고 믿지 않는다.

 실거래가상환제가 적용되고 의·약사에게 선택권이 있는 이상, 제약사가 경쟁을 할 수 있는 것은 리베이트외에 별다른 방안이 없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제약협회 차원에서 자정선언을 하고 결의문을 채택 했지만 리베이트가 근절되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라는 것.

 서울대병원의 한교수는 "약값이 정해진 상태에서 마케팅·홍보의 대상은 약을 선택할 수 있는 의사·약사다. 복지부는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지 않은채 "주고받지 말라"는 계몽만 하고 있다. 의·약사를 도둑놈으로 몰아가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건강보험재정 누적흑자는 올해말까지 약 2조원이 넘을 것으로 추계된다. 그러나 이같은 흑자는 조만간 바닥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된다.

 복지부가 지출구조 합리화에 나선다지만 건강보험료 인상은 하지 않고 보장성을 확대한 것 등에 따른 지출이 더 늘어나기 때문이다.

또 어려운 경기탓에 병·의원 방문이 줄어든 것도 중요 원인이어서 평년의 모습을 찾는다면 건보재정 누수는 더 커지게 된다. 복지부도 내년도에만 3000억원 이상 당기적자가 예상된다고 밝힌 바 있다.

 건강보험재정은 의약분업 이후인 2001년 재정파탄을 겪은 후 5년간 한시적인 "건강보험재정건전화 특별법"에 의해 흑자가 가능했다. 많은 보건경제학자나 의료인들은 근본적인 문제를 찾아 해결하지 않으면 제2의 재정파탄이 올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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