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계, 기등재 목록정비 본질 피한 땜질 처방일 뿐


 고지혈증치료제에 대한 기등재의약품 평가 결과 반영 방식이 성분별이 아닌 품목별 약가 인하로 가닥이 잡혔다.

 최근 제약업계에 따르면 심평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가 지난 12일 회의를 갖고 이 같은 방침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기존 심바스타틴을 기준으로 최소 22.6%에서 최대 35.9% 정도의 약가 인하율 적용이 품목별로 다소 다르게 적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즉 올 5월 심평원이 발표한 고지혈증치료제에 대한 경제성평가 결과에 따라 심바스타틴의 가중평균가 838원을 기준으로 품목별로 인하율을 재조정받게 되는 것이다.

 이와 관련 이번 평가대상에 품목을 보유한 한 제약업체 관계자는 "종전 인하율 적용 방식에서 품목별로 바뀐 정당한 근거를 모르겠다"고 말하며 "이번 결정에 따른 고시가 이뤄질 경우 매출 해당 품목의 연매출 10% 삭감은 감수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성분별 인하가 부당하다는 제약업체의 의견은 고지혈증치료제 평가 결과 자체에 대한 문제를 지적한 것인데 약가 인하 방식을 성분별에서 품목별로 바꾼 것은 결국 오리지널 제품의 약가 인하를 고려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국적 제약회사의 한 관계자는 기등재 목록정비의 문제점인 본질을 피해 땜질 처방을 내린 것이 결국 제약업계의 반발을 반영하는 것처럼 보여지도록 한 것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반면 시민단체는 시범평가 결과가 나온지 5개월이 지났음에도 정부가 제약업계의 반발을 받아들여 약가인하 조치를 취해야할 시기에 도리어 약가 인하폭이 줄어들게 하는 결정을 내렸다고 비판했다.

 제약회사 관계자들은 결국 이번 결정도 복지부의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로 공이 넘어가 복지부가 최종 결정을 하는 절차만 남았지만 언제 또 어떻게 평가 결과 반영 방식이 바뀌게 될지 알 수 없게 됐다고 지적했다.

 결국 문제의 본질인 기등재 목록정비의 경제성평가 자체의 문제점은 그대로 둔채 약가 인하 방식만을 수정하는 일종의 편법이 더 나쁜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것이 제약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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