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환별 독립 증상 구분 어려워


환자별 특징 세심한 파악·종합검진 필요

정신질환의 진단 

정신질환은 독립적인 증상으로 구분하기 어렵다. 특히 우울증 증상의 경우 독립적인 우울증은 물론 양극성장애, 정신분열증에서도 나타나고 크게 차이점이 없는 만큼 각 질환별 환자에서 나타나는 특성에 대해 세심하게 파악하고 평가도구를 통한 종합적인 검진이 요구된다.

우울증

 우울증은 기분이 저하되어 있고 이로 인해 기능이 떨어져 있는 상태를 말하지만 기분이 우울하다고 전부 우울증은 아니다.


우울증의 증상으로는 기분이 우울해질 뿐만 아니라 흥미상실, 부정적인 생각, 사고과정의 저속화, 의욕부진, 느린 행동, 수면장애 등 전반적인 정신·신체기능의 저하가 온다.

 우울증은 미국정신의학회 진단분류기준 4판(DSM-IV)에 의해 우울장애로 구분되고 이는 주요우울장애(major depressive disorder)와 감정부전장애(dysthymic disorder)로 나누고 있다.

 주요우울장애는 객관적 관찰을 통해 심한 우울증세가 2주 이상 계속되고 전형적인 우울증의 증상이 나타나며 반복적으로 죽음에 대해 생각한다. 반면 기분부전장애는 가벼운 우울증상이 성인은 2년, 소아·청소년은 1년 이상 지속될 때를 말한다.

 증상으로는 식욕, 수면장애, 절망감, 집중력 저하 등이 있다.

 외국의 자료를 보면 주요우울장애의 평생유병률은 여자에서 10~25%, 남자에서 5~12%, 기분부전장애는 전체적으로 3~5% 정도로 나타나고 있다. 국내 연구에서는 여자에서 6%, 남자에서 2% 정도로 보고됐다.

 하지만 낮은 유병률임에도 자살이라는 결과에 이를 수 있을 뿐더러 다른 사람에게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하다.

게다가 최근 미국심장협회(AHA)가 발표한 가이드라인(Circulation, 2008;doi:10.1161/CIRCULATIONAHA.108.190769)에서 심혈관질환의 위험요소로 우울증을 꼽고 있고, 미국질병관리예방센터(CDC)는 우울증으로 인해 심장발작 경력을 지닌 환자들이 흡연을 지속한다는 내용(Arch Intern Med, 2008;168:1950-1960)을 발표하는 등의 연구들은 우울증이 단순히 자살의 원인에서 그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양극성장애

 양극성장애는 침울하고 슬픈 기분에서부터 기분이 지나치게 고양되고 유별나게 쾌활한 양상에 이르기까지 극단적인 기분변화가 주기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특징으로 물질남용 및 약물치료, 일반적인 의학적 이상상태 때문이 아닌 경우에 해당한다.

적절히 치료받지 못할 경우 증상의 장기화와 잦은 재발을 야기하므로 초기 증상조절과 적절한 유지치료가 강조된다.

 양극성장애는 Ⅰ형, Ⅱ형, 순환성장애로 나뉜다. Ⅰ형의 경우 단독조증삽화, 경조증삽화, 우울삽화로 구분되고 조증삽화를 특징으로 한다.

조증삽화는 1주 이상 기분의 비정상적인 상승상태가 지속될 때를 말하는데 DSM-IV 기준에서 ▲과장된 자존감·행동 ▲수면욕구 감소 ▲사고의 비약 또는 생각이 빠른 속도로 떠오르는 주관적 경험 ▲주의산만 ▲목표 지향적 과다활동 증가 및 정신운동성 흥분 ▲결과에 관계없이 기쁨을 주는 활동 몰입 중 최고 3가지 이상이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경우를 말한다.

이로인해 사회·직업적 기능에 장애가 오거나 자신이나 타인을 해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입원이 요구될 수 있다.

 경조증 삽화는 경도의 조증 상태가 4일간 지속되고 조증과 같은 증상을 보이지만 정신병적 특성이 없고 사회·직업적 기능에 큰 손상은 주지 않는다. 우울삽화는 최소 한 번 이상의 조증삽화 병력이 있거나 주요우울삽화가 있는 경우에 나타난다.

 Ⅱ형의 경우 임상에서 일차적으로 우울삽화로 시작해 경과 중 경조증 삽화가 동반되는 경우를 말한다. ▲1회 이상 주요 우울증의 삽화나 과거력 ▲최소한 1회의 경조증 삽화나 과거력 ▲조증삽화는 전혀없다 ▲임상적으로 유의한 고통 또는 사회적, 직업적 기능영역의 장애를 일으킨다.

 순환성장애는 최소 2년간 경조증을 여러번 경험한 대상자에게 비정상적인 기분의 상승이나 흥분, 우울한 기분, 무쾌감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2년간 주요우울삽화, 조증삽화 혹은 혼합삽화가 없는 경우를 말한다.

 양극성장애는 부모 중 한 사람에게 주요우울증이나 조울증 같은 심각한 기분장애가 있을 경우 그 자녀에게 유전될 확률은 25~30%, 부모 모두가 그럴 경우에는 50~75%인 것으로 알려져있다.

정신분열증

 정신분열증은 현실검증력(reality-testing)의 손상으로 인해 현실에 대해 이해할 수 없는 판단을 하며,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비현실적인 생각을 하고 이를 실제로 믿는 경우를 말하고 환자에게만 나타나는 양성증상과 정상인의 수준에 못미치는 음성증상을 보인다. 유병률은 세계전체적으로 유사하게 0.1~1%를 보이고 있다.

 정신분열증은 증상이 최소 1달 이상 지속되는 경우를 말하는데 대표적인 증상으로 망상과 환각이 있다.

 망상은 사고의 장애로 인해 자신과 세상에 대해 잘못된 믿음을 가지게 하고 피해망상, 과대망상, 관계망상, 애정망상, 신체망상, 허무망상, 죄책망상, 빈곤망상, 조종망상, 부정망상 등 다양하게 나타난다.

 환각은 지각 장애로 환청, 환시, 환후, 환촉, 환미 등으로 나타난다.

 이외에 언어장애로 인한 자폐적·일차과정적 사고, 행동장애, 정서장애, 주의집중 장애, 사회적관계의 문제 등을 야기한다.

 정신분열병에서의 환자 주관적 증상으로는 발병 이전부터의 증상 경험, 상대의존적, 특성의존적이 있지만 이는 양극성장애에서도 나타난다.

이외에 동반되는 인지기능 장애도 양극성장애와 유사하게 나타나지만 대인관계의 미숙과 사회적응의 어려움이 특징이다.

 한 편 최근 발생한 "묻지마 살인"의 원인으로 정신분열증을 비롯한 정신질환을 꼽는 의견도 있지만 사건들이 치밀하게 계획을 세우고 실행한다는 점에서 대인관계와 사회적응에 어려움을 겪게되는 정신질환을 원인으로 보기는 힘들다고 말한다.



보완대체의학 효과 근거 미약

운동·명상 등 생활습관 개선은 권장

 기분장애나 우울장애를 대상으로 보완대체의학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외국이나 국내에서 침, 기치료, 약초요법은 물론 음악, 미술 치료 등에 대한 연구들이 많이 발표되고 있고 실제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현황이다.

 약물의 도움없이 환자 스스로 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지만 이를 치료방법으로 받아들이기에는 효과에 대해 과장된 부분이 있고 근거가 미약하다는 의견이다.

많은 연구들이 임상시험을 통해서 근거를 확보하려고 하지만 연구요건이 충족되지 않은 경우도 있고 알려진 것처럼 큰 효과는 없다는 것.

 대체의학의 문제점으로 효과가 일부 환자에게 제한적이고, 지속적이지 않으며 위약효과에 많이 의지한다는 점을 꼽았다.

침술, 암환자의 감정보조요법, 기도효과 등을 대체의학의 대표적인 예로 드는데, 침술의 경우 초기에는 경락자극을 통한 효과로 알려졌지만 추후 이뤄진 대규모 연구에서 침술을 받았다는 사실 자체에서 효과를 얻었다는 것이 밝혀진 바 있다.

 하지만 운동, 명상, 단전호흡, 종교생활 등 생활습관개선에 대한 부분은 인정·권장하고 있다. 우울증에는 명상이나 단전호흡 등 이완요법이 보조적인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여지고 있지만 양극성장애, 정신분열병에도 대체요법이 효과가 있다고 보기에는 증거가 부족한 실정이다.

 이외로 제시되고 있는 가족치료, 예술치료에 대한 부분은 아직 검토가 필요한 부분이다.

 기분장애의 치료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치료자와 환자 간의 신뢰와 함께 치료효과에 대해 지속적으로 인식시키고 긍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도움말 : 홍진표 울산의대 교수·서울아산병원 정신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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