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ACE`·`A - HeFT` 대규모 임상연구 주목

고광곤·정욱진
가천의대 심장내과 교수

 지난해 11월 7일에서 10일까지 미국 심장학회(American Heart Association, 이하 AHA)의 2004 연례 학술대회가 미국 루이지애나의 항구도시 뉴올리언즈에서 열렸다. AHA는 매년 개최되는데 이번에도 심장학 분야의 기초, 임상 그리고 역학분야의 전문가 등 총규모 3만 5천여명이 참석하여 각종 강의와 약 3855개의 구연, 포스터 등의 연구 발표가 이루어진 심장학 분야의 세계 최대 학술대회이다.
 이번에 발표된 내용 중에서는 Late-breaking trials로 발표된 내용 중에서 두 대규모 임상연구가 주목을 받았다.
 PEACE(Effects of Angiotensin Converting Enzyme Inhibition in Patients with Stable Coronary Artery Disease: the Prevention of Events with Angiotensin Converting Enzyme Inhibition) Trial은 이미 통상적인 치료를 받고 있는 만성 안정형 협심증 환자들에서 ACE 효소억제제들이 심혈관계로 인한 사망률, 심장발작 또는 관상동맥 재개통술의 필요성을 더 감소시키지는 않는다는 부정적인 결과를 보여주어 관심을 끌었다.
 이 연구는 이중맹검 위약 통제의 방식으로 진행되었고, Havard Brigham and Women`s Hospital의 Marc A. Pfeffer교수가 발표하였다.
 A-HeFT(African American Heart Failure Trial)연구는 진행된 심부전을 가진 아프리카계 미국인 1,046명을 대상으로 경구용 isosorbide dinitrate와 hydralazine의 병합제제(BiDil)를 위약 통제의 방법으로 투여한 3상연구로서 이 병합약제가 위약군보다 사망률을 의미있게 감소시켜(6.2% 대 10.2%), 연구가 조기에 종료되었다. All cause mortality는 43% 감소시켰고,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은 33% 감소시켰다.
 기초와 임상분야 연구중 Stem cell 분야에서는 허혈성 심근에 과립구 집락자극인자(G-CSF)를 주입한 후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여러 연제들이 발표되어 주목을 끌었다. 미국 국립 보건원의 Cannon 박사는 16명의 중증 협심증 환자에게 G-CSF를 주입한 후 조혈모세포 전구세포와 내피세포의 전구능이 향상되었으나, 혈소판이나 응고 인자들의 활성화 없이 C-반응 단백이 증가하고, 2명의 환자에서 심근경색이 발생하고 나머지 환자에서도 증상의 호전은 보였으나 도부타민 부하 MRI상의 벽운동 호전이나 답차운동검사 시간 등의 객관적 지표의 호전은 없어 G-CSF를 이용한 심근 허혈 치료의 유용성이 없음을 보고하였다.
 역시 독일 프랑크푸르트 괴테대학팀도 만성 허혈성 심질환 환자들에서 G-CSF 사용후 백혈구와 혈중 조혈모세포들을 매일 분석해본 결과 역시 그 숫자들은 의미있게 증가하지만, 이렇게 G-CSF로 동원된 내피전구세포들의 VEGF 와 SDF-1에 대한 이주반응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데, 이를 FACS를 통해 분석해본 결과 이 반응을 매개하는 특정 수용체의 항원결정기가 분열되어 있는 것을 보고하였다. 또한 미국 Emory대학 연구팀은 G-CSF와 GM-CSF가 mice모델의 동맥경화 병변부위를 증가시킴을 밝힘으로써 오히려 해로운 효과를 보일 수 있음을 보고하였다.
 역학분야에서는 Johns Hopkins 대학연구팀에서 고용량 비타민E 투여한 무작위 배정 연구들의 메타분석 결과, 오히려 all-cause motality를 증가시켰다는 보고를 하여 관심을 집중시켰다. 또한 PROVE-IT TIMI 22 substudy 결과에서는 80㎎의 atorvastatin이 당조절을 악화시킨다는 보고도 스타틴계 약물의 투여에서 고려해야 될 점으로 지적되었다.
 반면 필라델피아 재향군인 의료원(PVAMC)의 환자 20936명에서 simvastatin을 투여한 결과를 5년 이상 분석한 결과 스타틴의 처방용량이 증가할수록 연령, 성별에 관계없이 all-cause mortality를 감소시켰다는 스타틴 처방에 고무적인 결과도 주목을 끌었다.
 올해, 국내에서는 약 80여명의 심장 전문의사가 참석하였다. 초청강의로는 필자(고광곤 교수)가 고혈압 분야의 세계적인 대가인 Salim Yusuf, Ernesto Schiffrin 교수와 함께 고혈압 특별 심포지엄에서 강의하였다. 필자는 고혈압 치료의 결과에 혈압 강하 효과 외에 고려해야 될 다른 요인들에 대해서 강의를 하였고, 연세의대 심장내과 정남식 교수가 심초음파 구연발표의 좌장을 하였다. 국내 연자에 의한 구연 발표는 10 연제가 있었고, 포스터로는 30 연제를 발표하였다. 각 분야별로 많은 발표를 하였으나 부정맥 분야의 논문은 적어 아쉬웠다.
 특히 필자의 강의는 최근 주목 받고 있는 `고혈압 치료 약물들의 혈압강하외 효과`에 대한 주제이어서 더욱 관심을 집중시켰다.
 결론적으로 고혈압 치료제의 혈압강하는 여러 대규모 연구들에서 보여주듯이 심혈관계 질환에 대한 보호효과가 있음은 잘 밝혀져 있으나, 최근 안지오텐신 효소 억제제나 안지오텐신 수용체 저해제(이하 ARB)가 내피세포 기능의 향상, 항산화 효과, 항염증 효과, 혈전 생성 억제 그리고 새로운 당뇨병의 발생을 억제 시키는 등 혈압강하외 효과가 있음이 고무적이고, 아울러 이러한 제제와 스타틴과의 병합요법은 혈압강하, 지질대사 개선외에 인슐린 저항성의 개선을 가져온다는 본인의 최근 연구결과 들을 보여주었다.
 구연발표에서 필자(정욱진 교수)는 candesartan이 고혈압 환자에서 항 염증효과 뿐 아니라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시킨다고 보고하였다. 결론적으로 고혈압을 가진 환자들에게 candesartan을 투여했을 때 placebo군보다 산화적 스트레스를 더 감소시켜 내피세포 의존적 혈관확장을 더 증가시키고, 염증 반응을 더 감소시키며 에너지 대사와 인슐린 저항성을 조절하는 adiponectin을 증가시키고,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시킴을 보고함으로써 ARB의 혈압강하 효과외 임상적으로 중요한 효과를 제시하였다<그림 1>.
 포스터 발표에서는 연세대학교의 서 일 교수가 우수 포스터상을 수상하였는데, 한국의료보험공단(KMIC)연구 108637을 대상으로 한 연구였다. 한국인에서 저콜레스테롤이 높은 사망률을 보이는 것은 간기능의 이상에 기인한 것임을 발표해 주목을 받았다. 즉, 스타틴 약물에 의한 콜레스테롤의 저하가 직접적으로 사망률을 증가시키지 않음을 보여준 좋은 연구이다.
 그리고 필자(정욱진 교수)는 증상이 있는 좌심실 이완기 기능 장애 환자에서 최근 주목받고 있는 생화학적 표지자인 NT-proBNP가 심초음파상의 좌심방 용적지수와 이완기 기능의 지표들, 더 나아가 계단을 오를 수 있는 운동 능력이나 NYHA class와도 좋은 상관관계가 있음을 보고하여 주목을 받았다<그림 2>.
 또 가천의대 신미승 교수는 제2형 당뇨병에서 ramipril과 simvastatin의 병합요법이 단독 요법보다 혈압강하, 지질개선효과뿐 아니라 내피세포 기능, 항염증, 항산화 효과, 인슐린 저항성 개선에 효과적이다는 내용의 발표를 하였다.
 이외에 서울대학교 순환기내과 김효수 교수 등이 줄기세포 분야에서 다수의 우수한 연제들을 발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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