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유방암 유전특성 대규모 연구중


KOHBRA Study 전국 45개 의료기관 참여


가족력 보유자 20%가 이환

 유방, 난소암 가족력을 지난 여성 중 20%가 유방암에 이환되며 이중 5~10%는 유전성 유방암에 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방암의 위험인자로는 유전적 요인, 여성호르몬, 노화, 생활습관, 환경적 요인 등이 있으나 이중 BRCA1, BRCA2 유전자 돌연변이와 관련된 유전적 요인은 가장 강력한 위험인자로 유전성 유방암의 84%를 설명해 준다고 보고 있다(America Medical Association, 2001).

 미국의 경우 전체 유방암 환자의 약 10%에서 유전자 변이가 발견되고 있으며 보인자 미국여성의 경우 평생 유방암에 걸릴 위험은 최대 80%, 난소암에 걸릴 위험은 40%까지도 보고된다(Am J Hum Genet 2003;72).

 미국국립보건연구원(NIH)은 유전자 이상이 확인되면 적어도 6개월에 한번씩 유방암 검진을 하고 타목시펜(tamoxifen)이나 랄록시펜(raloxifene)을 예방적 목적에서 복용하도록 권고한다.

 유전자 선별검사를 통한 예방적 중재술도 행해지고 있는데 미국의 경우 3분의 1의 보인자가 예방적 유방절제술을, 2분의 1 이상의 보인자가 난소절제술을 시행하고 있다(J Clin Oncol 2005;23).

삼중음성유방암 예후 가장 나빠

 전체 유방암 환자의 15%를 차지하는 삼중음성 유방암은(TNBC, Triple Negative Breast Cancer)은 현재 유방암 분야의 세계적인 화두로 어느 누구도 해결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미개척 분야다.

 삼중음성 유방암은 에스트로겐 수용체(ER), 프로게스테론 수용체(progesterone receptors), HER2(human epidermal growth factor receptor 2)에서 음성반응을 보이는 분자생물학, 병리학, 임상적으로 매우 독특한 유방암의 아형.

 특히 단일클론항체인 허셉틴(Herceptin)이 HER2 양성의 조기 유방암에서 효과가 입증됨으로써, 특별한 치료의 표적이 없는 삼중음성 유방암은 현재까지 마땅한 치료법이 없이 가장 나쁜 예후를 보이는 유일한 유방암으로 보고되고 있어 적절한 치료법의 개발이 시급하다.

 또 유방암의 가족력이 없어도 침윤성 유관암(Invasive ductal carcinoma)이면서 삼중음성 아형을 보일 경우 BRCA1, BRCA2 유전자 변이 가능성이 많다는 연구결과(J Clin Oncol 2002;20)도 나와 최근 전 세계적인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분야다.

국내 연구에서도 40세 이하 삼중음성 유방암 환자에서 24%가 BRCA1, BRCA2 유전자 변이를 보유하고 있어 추가적인 검사가 필요하다는 보고가 있다(대한방사선종양학회지 2008;26).

국내 연구 현황

 한국유방암학회 임상시험위원회는 지난해 "한국인유전성유방암연구회"를 발족하고 유전성 유방암 연구에 돌입했다. 보건복지가족부로부터 3년간의 연구지원을 받아 진행되고 있는 "KOHBRA Study(Korean Hereditary Beast Cancer Study)"가 그것으로 향후 연계사업으로 연결시켜 10년 이상의 지속적 연구로 진행할 계획이다.

 "KOHBRA Study"는 전국 45개 의료기관들의 참여하는 대규모 연구로 BRCA1, BRCA2 등 유전성 유방암의 유전자 특성을 연구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국인의 유전자 변이 모델을 만들어 해당 보인자 코호트를 구성, 한국인의 유전성 유방암 진료지침 개발 및 유전자-환경 상호 관계에 대한 연구를 진행한다.

 삼중음성 유방암과 관련한 국내 연구는 한국유방암학회 내 "삼중음성 유방암 연구회"에서 지난 8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연구회는 삼중음성 유방암의 타깃 및 표적 분자 조사, 유전학적 검토, 임상 분석, 치료개발 등 집중적인 연구에 돌입해 적절한 치료법 개발에 앞장 설 계획이다.

 한편 삼성서울병원 유방암센터 박연희 교수팀은 최근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미국암학회(ASCO)에서 "platinum을 포함하는 화학요법으로 치료 받은 전이성 삼중음성(triple negative) 유방암의 임상적 경과"를 주제로 구연 발표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번 연구는 삼중음성 유방암에 대한 생물학적 접근에 의한 새로운 치료 결과를 처음으로 발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직계 3명서 발병땐 유전성 유방암 의심

 ■유방암인 가족이 있다면?
 직계 가족 중 적어도 3명에서 유방암이 발생했을 경우 유전성 유방암을 의심할 수 있다.
 직계가족에는 부계도 포함되며 이외에도 난소암 가족력이 있거나 가족 중 1명이라도 35세 미만의 나이에 유방암에 걸리거나, 양쪽 유방에 동시에 암이 생긴 경우, 유방 뿐 아니라 다른 장기에도 암이 동시에 생긴 경우는 BRCA 1 또는 BRCA 2 돌연변이로 인한 유방암 발병 가능성이 높다.


"유방암 치료기술 선진국과 동등"
해외환자 유치 유망 분야로 주목


이민혁 한국유방암학회 이사장

 "국내 유방암 수술이나 치료 성적은 서구 선진국과 동등한 수준까지 올랐다. 여기에 한국의사들의 손재주가 빛을 낸다면 서구 유방암 환자들을 국내로 유치할 수 있을 것이다."

 10월 유방암 인식의 달을 맞아 지난 10년 간의 한국인 유방암 현황을 분석한 유방암백서를 발간하는 등 일년 중 가장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한국유방암학회 이민혁 이사장(순천향대병원 외과)을 만났다.

가슴에 핑크리본을 단 이 이사장은 한국유방암의 특성을 연구해 아시아 유방암 치료의 허브가 되는 동시에 국제사회로 발돋움하기 위한 방안도 구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이사장에 따르면 최근 미국 교포들이 유방암 수술을 위해 국내 의료기관을 찾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서구화된 식습관과 문화에 노출이 더 많기 때문인지 교포여성 중 유방암 환자들이 적지않다는 것. 실제 우리나라 재미교포 여성의 유방암 발병률은 2000년대 들어 80년대 후반보다 66%나 증가했다.

 교포들이 암 치료를 위해 고국을 찾는 이유는 미국 보다 적은 비용으로 결코 뒤지지 않는 수준의 치료를 받는 동시에 고국에서의 여유까지 즐길 수 있기 때문.

미국인들 역시 높은 의료비에 대한 부담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해외환자 유치에 있어 유방암 분야는 충분한 가치가 있다는 것.

 대한의학회가 실시한 "의료기술 수준 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최상위 기술을 100점으로 봤을때 위암과 유방암이 100점으로 선진국 수준에 뒤떨어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의료관광에 연계시킬 진료과목으로 주목받기도 했다.
 학회가 주도하는 세계유방암학회(GBCC, Global Breast Cancer Conference)는 국제학회의 국내 유치가 아닌 아시아 최초로 한국이 주최하는 국제학회로 아시아뿐 아니라 세계 석학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내년 10월 열리는 제2회 학회에 쏟아지는 국제적인 관심도 뜨겁다.

 이미 하버드대학을 비롯한 30여명의 해외 석학들이 연자로 나섰고 아시아 및 세계 각국 유방암 전문가 1500여명이 참가희망을 밝혀 사전등록 조기마감을 고민할 정도라고.

 최근 학회지의 SCEI 등재와 세계유방암총회 개회 등으로 명실공히 국제적인 학회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는 한국유방암학회는 산하 18개 위원회가 다양한 정책 사업과 함께 임상시험도 진행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한국유방암학회가
10월 유방암 인식의 달을 맞아
여성 유방암에 대한 남성들의 관심 및
인식을 높이고자
핑크타이를 직접 매고
의료 활동을 벌이는 "핑크타이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핑크리본이 여성을 상징한다면
핑크타이는 남성을 상징,
유방암에 대한 남성들의 역할을
강조하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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