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치 높이면 심혈관질환 사망·관상동맥질환 위험도 줄여


낮은 HDL-C 단독 치료목표로 삼기엔 임상적 증거 아직 모자라










김 응 주
고려의대 교수, 구로병원 순환기내과

HDL의 구성과 역할

 지질은 물에 잘 녹지 않아 혈액 내에서 이동하기 위해 지단백의 형태로 존재하는데 콜레스테롤 에스터와 중성지방이 중심부에 있고, 양극성인 인지질, 아포지단백 및 자유콜레스테롤이 표면을 둘러싸고 있다.

 HDL-C(High density lipoprotein cholesterol)은 혈장 지단백 중 크기가 가장 작고 밀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주된 아포지단백은 apo-A-I과 A-II이다. HDL은 간과 소장에서 원시적인 HDL(nascent HDL) 형태로 생성되어 혈장과 말초세포와 반응하여 성숙한 형태로 완성된다.

 HDL의 주된 기능은 말초 조직의 콜레스테롤을 받아 간으로 운반하는 "콜레스테롤의 역수송(reverse cholesterol transportation)"이다.

 이 과정은 적절한 혈중 콜레스테롤 농도의 유지와 동맥벽 세포 내의 콜레스테롤을 제거하고 거품세포의 형성을 막는 죽상경화증의 예방에 중요한 기능이다.

 또한, HDL은 항염증 작용, 항산화 작용, 항응집 작용, 항응고 작용, 호섬유질용해작용(profibrinolytic acitivity) 등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결과적으로 HDL-C은 관상동맥질환, 관상동맥 시술 후의 재협착, 심혈관원인 사망의 예방에 유리하게 작용한다. 실제 HDL-C 1mg/dL 상승할 때마다 관상동맥질환으로 인한 사망이나 심근경색의 위험도는 6% 씩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치료지침 상의 HDL-C의 목표와 위상

 심장혈관질환 위험인자로서의 이상지혈증의 일차적 치료 목표는 LDL-C(Low density lipoprotein cholesterol)이다. 수많은 동물실험, 실험실 연구, 역학 조사 및 치료적 연구 등을 통해 LDL-C의 증가가 관상동맥질환의 발생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음이 널리 밝혀져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낮은 HDL-C 역시 관상동맥질환의 강력한 독립 위험인자로서 10년 관상동맥질환 위험도(Framingham Risk Score)를 계산할 때 이용되는 직접 위험인자 중 하나이며 LDL-C의 목표치를 설정하는 데에 있어 감안해야 하는 주요한 위험인자 중 하나이기도 하다.

 최근의 미국 치료지침인 NCEP ATP-III에서는 이전 지침을 수정하여 낮은 HDL-C의 기준치를 <35mg/dL에서 <40mg/dL로 보다 엄격하게 정한 바 있다.

이러한 낮은 HDL-C은 고중성지방, 과체중, 비만, 운동부족, 2형 당뇨 등과 함께 흔히 인슐린 저항성과 관련하여 발생하게 된다.

그러나 흡연, 고탄수화물 섭취(총 칼로리의 60% 이상), 일부 약제(베타차단제, 스테로이드, 호르몬제) 등이 또 다른 원인들이기도 하다.

 CDP연구나 Stockholm연구 등은 니코틴산 혹은 fibrate를 이용해 HDL-C을 상승시킬 때 총 사망률과 심근경색, 뇌졸중 등을 유의하게 낮출 수 있다고 보고한 바 있다. 그러나 이들 약제 역시 지질대사에 복합적인 효과가 있어 그 결과가 죽상경화성 지질을 낮춰서 얻은 이득인지 낮은 HDL-C를 높여서 얻은 이득인지 완전히 구분하기는 어려우므로 약제에 의한 HDL-C의 변화가 실제 상황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현재로선 평가하기 어렵다. 즉, 낮은 HDL-C을 단독의 약제 치료의 목표로 삼기에는 아직 임상적 증거들이 불충분한 형편이다.

 따라서 LDL-C에 대한 치료를 일차 목표로 달성한 후에는 이차적으로 고중성지방 혈증(200~499 mg/dL)이 있는 경우, non-HDL-C(total cholesterol - HDL-C)이 치료의 목표가 된다<표>.

 고중성지방혈증 하에서 non-HDL-C는 apo-B 지단백 (모든 죽상경화성 지단백의 주된 아포지단백)과 상관성이 높아 죽상경화 성향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한편 중성지방이 <200mg/dL로서 HDL-C 단독 저하인 경우에는 HDL-C을 올리는 니코틴산이나 fibrate를 고려할 수도 있겠지만, 치료지침 상 특정 목표치는 현재 설정되어 있지 않다.

 그러나 이들 약물요법이나 유산소운동(가능한 매일 30분 이상 할 때 HDL 3~9% 상승), 금연(평균 4mg/dL 상승), 체중감량(1kg 감량시 마다 0.35mg/dL 상승), 소량의 알코올 섭취(4mg/dL까지 상승), 불포화지방산 섭취(올리브유, 콩기름, 견과류, 한랭어종, 조개)와 즉석 씨리얼, 감자, 흰빵, 과자류 같은 탄수화물을 줄이는 등의 생활요법은 HDL-C을 높일 수 있을 뿐 아니라 다른 지질대사 위험을 낮출 수 있고, 항산화, 항염증 등의 장점들도 있어 낮은 HDL-C을 가지는 관상동맥 환자들이나 이에 상응하는 환자들에게 관상동맥질환 위험도를 추가적으로 개선시킬 것으로 기대되므로 적극 권장되어야 할 것이다.

최근 발표된 HDL-C 관련 연구들

 초고위험군의 환자들에게는 LDL-C의 목표치를 70mg/dL 이하로 할 것을 제시하는데 근거를 제공하였던 TNT연구의 흥미로운 사후분석 결과가 보고되었다.

즉, 전체 혹은 LDL-C이<70mg/dL로 조절된 군 중에서만 분석을 했을 때에도 HDL-C 상위 5분위에 해당하는 사람들의 5년 심혈관사건 위험도는 하위 5분위의 사람들 보다 유의하게 낮았던 것이다<그림 1>. 이는 LDL-C이 잘 조절된 상태라 할지라도 여전히 HDL-C은 심혈관사건의 추가적인 위험인자임을 시사한다.

 또 23개의 연구들을 메타분석한 결과에서는 관상동맥질환이 있는 환자들에게 LDL-C을 낮추고 HDL-C을 높이는 것은 부가적으로 심혈관 위험도를 낮출 수 있다고 하였다. 즉, 약제를 이용해 LDL-C을 40% 낮추고, HDL-C을 30% 높였을 때 약 70%의 심혈관 위험도가 낮아짐을 보고하였다<그림 2>.

 한편, 이런 결과들에 착안하여 HDL-C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새로운 약제인 torcetrapib(CETP; cholesterol ester transport protein 억제제)을 이용한 ILLUSTRATE, ILLUMINATE, RADIANCE 1, 2 연구가 최근 시행된 바 있다.

하지만 HDL-C의 유의한 상승에도 불구하고 사망, 심혈관 사건 등 연구의 종결점들이 모두 좋지 않게 나왔다.

하지만, 이는 CETP억제에 따른 간에서의 apo-A-I 생성의 감소와 크기가 큰 HDL2의 상승, 그리고 혈압이 유의하게 상승되었던 데 기인하는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반면 apo-A-I을 혈중에 투입했을 때 혈관벽의 죽상종을 퇴행시켰다는 연구결과들이 있어 앞으로의 상용화 및 후속 연구들이 기대된다.

결 론

 동맥 죽상경화의 진행 및 심혈관 사건에 미치는 HDL-C의 역할에 비해 현재까지는 그 중요성이 다소 과소평가되고 있으며, 아직도 임상적 증거들은 부족한 상태이다.

 현재까지의 대규모 임상시험 결과 등에 근거한 치료지침에 따르면 HDL-C이 낮다고 해도, 이상지혈증 치료의 일차적 목표는 여전히 LDL-C이며, 이차적 치료목표는 non-HDL-C이다.

 하지만 덧붙여 HDL-C을 높일 수 있다면 추가적으로 동맥 죽상경화 진행의 예방 및 심혈관 사건의 감소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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