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하세요" ×·"이렇게 운동하세요" O


환자 근무형태·연령 등 고려한 쪽집게 처방을

스포츠 의학


운동처방사 도움 없이는 힘들어


 맞춤 운동처방이 중요하기는 하지만 검진기구와 운동처방사가 없는 상황에서는 정확한 운동처방을 내리는 것은 힘든 일이다. 많은 개원의들이 환자들에게 운동을 권장하지만 정확한 처방을 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최근 발표된 연구는 이 난관의 타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기존의 처방사례들과 미국스포츠의학회(ACSM)의 운동처방기준을 수치화해서 개원의들도 정확한 운동처방을 할 수 있도록 한 운동처방 시스템의 설계와 구현에 대한 내용이다.

 이 운동처방 프로그램은 인체측정·체지방측정 결과와 생활패턴, 기존 질환을 입력하면 개인에게 적합한 운동후보군을 선택해주는 방식이다.

운동후보군은 근무형태별, 나이대별, 계절별 특징 및 주의사항으로 분류했고 각 분류별 특징을 고려해 처방된다.

 근무형태별 분류는 앉아서 근무, 서서 근무, 움직임이 많은 근무, 지하나 좁은 공간에서의 근무로 나눠 이에 따른 기능약화나 질환를 분류하여 추천운동과 금기운동을 구분했다.

 나이대별 분류에 있어서는 나이대별로 많이 나타나는 건강상태와 질환에 따른 특징들을 정리했다.

10대의 경우 성장이 진행 중인 나이대로 무릎과 척추의 성장판을 자극하는 농구, 인라인, 태권도, 수영, 줄넘기 등을 추천하지만 30대는 심혈관질환, 비만, 골다공증 예방 차원에서 운동을 권장한다.

그리고 40대에는 관절 보호, 50대는 심혈관질환, 근골격계 질환 예방, 60대에는 노화지연, 근골격계 기능유지를 위한 운동을 추천하는 방식이다.

 위의 분류들과 함께 계절별 주의사항도 속성에 첨부해 잘못된 운동이 되지 않도록 보정하고 있다. 봄에는 겨울 동안 안쓰던 근육을 이용해야 함으로 운동 전후 스트레칭을 필수사항으로 꼽는다. 여름에는 해가 진 후 취침 한 시간 전에 끝낼 수 있는 밤 운동을 추천한다.

가을은 적합한 모든 운동을 하기에 좋은 계절이고 겨울의 경우는 고령자, 고혈압, 만성질환자들에게 실내운동을 권하고 있다.

 이 연구가 운동처방사에게 많은 부분을 의존하고 있다는 단점은 있지만 10주 동안 5주째마다의 체력검사결과 유의한 효과를 보였다(개인 맞춤형 운동처방 시스템의 설계 및 구현, 경희대 대학원 양낙용, 2008).


 대한스포츠의학회도 이제까지의 사례에서 운동의 종류, 강도, 빈도에 따른 효과를 정리한 운동처방 가이드라인을 준비 중이다.

준비 중인 가이드라인에 대해서 이를 통한 획일화된 처방은 있을 수 없지만 정확한 처방을 위한 참고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와 함께 현재 진행 중인 연골대체물질 임상시험은 스포츠나 일상생활에서 발생한 연골손상에 새로운 치료방법의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일반인의 스포츠 손상 중 가장 많이 나타나는 것은 건염, 인대손상, 연골손상이고 그 중 수술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인대손상과 연골손상이다.

 인대손상이나 반월상연골판의 경우 보존을 우선으로 한 관절경 수술을 시행한다. 하지만 연골손상의 경우 다양한 치료방법이 있지만 명확하게 우수하다고 드러난 방법도 없다.

 현재 연골손상이 심할 경우 최후의 수단으로 자가연골세포이식술을 시행하지만 수술부위가 크고 재활기간도 길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또 수술 후 장기적인 경과보고도 없는 상황인데다 보험도 50세 이하 시술에서만 적용이 되기 때문에 권장사항은 아니다.

인식 부족 여전…전문인력도 모자라

 대한스포츠의학회 노권재 회장은 이전보다는 사람들의 인식이 많이 나아졌지만 아직까지도 대다수 사람들의 스포츠의학에 대한 인식이 스포츠에 관련돼 국한되어 있다는 점은 여전한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스포츠에 대한 관심도는 높아졌지만 스포츠의학에 대한 인식은 아직 따라오고 있지 못하다는 것. 스포츠의학센터들 중 몇몇을 제외하고는 의료기관 내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이를 반증하고 있다고 말한다.

 노 회장은 임상, 학술적으로는 정진되어 있지만 아직 이를 뒷받침 해줄 수 있는 제도가 없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이번 올림픽 대표팀에 배정된 스포츠의학 의료진은 3명이지만 다른 국가에서는 한 팀에 배정되는 인원이라는 점을 제도 부재의 예로 들었다.

독일의 경우 스포츠팀은 팀 닥터가 의무적으로 배속되게 되어있지만 국내에서 여기까지 이르는 길은 아직 요원하다고 말한다.

 스포츠의학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의료기관과 전문인력의 부족도 해결해야할 문제로 꼽았다. 대형의료기관에서 스포츠의학센터 등을 운영 중이지만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기에는 아직 전문성을 가진 의료기관의 수가 적다는 것.

 전문인력을 충원하기 위해 대한스포츠의학회가 자체적으로 세부 전공의제도를 시행하고 있지만 정식으로 인정받지는 못한 제도일뿐더러 수익성과 활용성의 문제로 인해 전문의 자격증을 얻으려는 의사들의 수도 감소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게다가 전문인력을 양성할 수 있는 제도가 없는 형편이다. 현재 서울아산병원(운동의학과), 삼성서울병원(스포츠의학과)에서만 인력양성을 위한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형편이다.

 대한스포츠의학회는 일반인에게 직접적인 홍보를 하기 보다는 스포츠의학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갖추고 다른 이들과 차별화할 수 있는 정확하고 향상된 의료서비스를 제공, 환자들이 공감하게 한다는 방침을 취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일반인에게 접근할 수 있는 주제들을 다루는데 있어서 학술수준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오는 추계학술대회는 이런 방침의 일환으로 자전거를 주제로 심포지엄을 가질 예정이다.

 하지만 스포츠의학과 가장 가까이 있는 스포츠 선수들이 외국에서의 치료를 선호한다는 점에 대해서 아쉬움을 표현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선수들의 국내 스포츠의학에 대한 인식이 그리 높지 않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는 것.

 이런 실정에서 국내에서 검진-치료를 받고 세계적인 명성을 쌓은 김연아·박태완 선수 등은 국내 스포츠의학의 현재 수준을 반영해주는 사례로 비춰진다.

지역차원 협진·교류 시스템 필요

 대형의료기관 내 스포츠의학센터의 협진시스템은 스포츠의학이 일반환자에게도 적용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줬다. 하지만 그 수는 부족하고 지역차원에서 이런 협진 및 교류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은 요원해 보인다.

 하지만 일상생활에서 생활에서 스포츠는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적절한 체력관리가 필수적인 노인인구의 수도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현실에서 스포츠의학의 역할 역시 이에 비례해서 부각되고 있다.

 좋은 약도 잘못 사용하면 독이 되듯 스포츠도 제대로 된 관리가 없다면 오히려 건강을 해치는 행동이 될 수도 있다. 질환의 예방과 관리, 일반인의 건강을 유지라는 스포츠의학의 목적이 적절히 이뤄질 수 있도록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한 시기다.
▶도움말 : 노권재 이대목동병원 정형외과 교수(대한스포츠의학회장),
-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스포츠의학센터 - 서울백병원 스포츠메디컬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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