털 많은 여자가 미인이라는 속설이 있다.

그러나 여성스럽지 못 한 과도하고 억센 털은 다낭성난소증후군(polycystic ovary syndrome, PCOS)의 한 증상이며 이는 남성호르몬이 과다해 발생하는 증상으로 일반적 미의 요소인 여성성과는 거리가 멀다.

 PCOS는 가임기 여성의 5~10%에서 발생하는 가장 흔한 내분비 질환 중의 하나이다.

월경 이상, 다모증과 여드름, 비만, 인슐린 저항성, 고지혈증, 다낭성난소, 혈중 안드로겐 증가 등 다양한 임상증상을 보인다.

또 불임뿐 아니라 대사증후군과 이로 인한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이 높아 일생에 걸친 장기적인 건강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어떤 진단기준을 적용할 것인가에 대한 학자들간의 합의가 아직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PCOS는 임상의들에게 애매한 질환으로 여겨진다.

 1990년 National Institutes of Health(NIH) 기준은 고안드로겐혈증과 월경 이상이 진단의 큰 축으로 PCOS를 난소의 안드로겐 과다 상태로 간주한다.

2003년 미국생식내분비학회(ESHRE)/유럽인간생식-태생학회(ESHRE)가 제시한 로테르담 기준은 다른 질환의 가능성을 배제한 상태에서 희발월경 및 무월경, 초음파상 다낭성난소, 고안드로겐혈증의 3가지 기준 중 2가지만 만족하면 진단할 수 있도록 완화됐다.

 로테르담 기준보다 제한적인 2006년 Androgen Excess Society(AES) 진단기준은 고안드로겐혈증이 PCOS의 중요한 초석이며 월경불순과 초음파 상 다낭성난소만 있는 표현형은 대사이상과 관련성이 낮음을 보고했다.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산부인과 김진주 교수에 따르면 어떤 진단 기준을 적용하느냐에 따라 PCOS의 발병률과 유병률에 차이가 생기며 진단의 방법도 달라진다. 국내의 경우 초음파의 사용이 보편화됐고 다낭성난소를 보이는 경우가 많아 2003년 로테르담 기준이 더 많이 사용되고 있다.

 김 교수는 "다모증, 남성호르몬 과다 증상, 월경 장애는 PCOS의 3대 대표 증상으로 추가적인 검사와 진단이 필요하다"며 "다모증이나 여드름으로 피부과를 내원한 경우나 비만으로 일반의를 방문한 경우에도 PCOS에 대한 평가를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여성들에게 흔한 내분비질환으로 전 생애에 걸쳐 건강 문제를 야기하는 중요한 대사증후군으로 주목받고 있는 PCOS에 대해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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