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소화능력 약화 부채질
중복처방 놓치면 증상 심화


부작용 고위험군 추가·대체약물 사용 고려를

NSAIDs로 인한 소화기질환

 비스테로이드성항염증약물(Non-Steroidal Antiinflammatory Drugs, NSAIDs)로 인한 소화기질환이 강조되는 이유는 일반인은 물론 노인환자들이 가장 많이 복용할 뿐만 아니라 중복처방되기 쉬운 약물이기 때문이다.

NSAIDs는 프로스타그란딘(prostaglandin)을 억제해 통증, 열을 줄여주지만 동시에 위점막을 보호해주는 기능도 억제하기 때문에 노화로 인해 약화된 위장이 더 쉽게 손상받는다.

 NSAIDs는 많이 사용되는 만큼 합병증에 대한 높은 위험도를 염두에 둬야한다.

 일반적인 부작용은 소화불량이지만 위점막이 깎이는 미란, 궤양으로 진행할 수 있고 위장관출혈, 천공으로 발전해 위·십이지장 합병증으로도 발전하기 쉽기 때문이다.

 NSAIDs 복용환자 중 5~15%가 합병증으로 인해 6개월 이내에 복용을 중단하고 있지만 NSAIDs을 처방할 때 합병증의 가능성을 고려하는 경우는 흔치않고 환자 역시 이를 염두에 두지 않는 경우가 많다.

 또 궤양이 발생해도 일반적인 가슴통증, 속쓰림 등의 증상이 없다가 갑자기 혈변을 보거나 피를 토하는 경우가 많아 심각한 상황이 되기 전에는 치료가 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NSAIDs 복용환자가 궤양·궤양합병증의 병력이 있는 경우, 다양한 NSAIDs 약물들과 병용하는 경우, 스테로이드 호르몬을 사용하는 경우, 헬리코박터 감염 양성, 와파린(warfarin) 등 혈전용해제·혈소판응집억제제를 복용하고 있는 경우, 70~75세 이상의 초고령일때 고위험군으로 간주한다.

 고위험군에게는 NSAIDs 대신 위산분비 억제제인 프로톤 펌프 억제제(PPI)나 선택적 COX-2 억제제를 사용한다.

PPI의 경우 NSAIDs에 의한 위·십이지장 궤양의 예방효과 및 증상완화 효과를 보였고 선택적 COX-2 억제제는 NSAIDs보다 위점막의 손상이 훨씬 적은 것으로 나타나 대체요법으로 사용할 수 있다. 고위험군 환자들에게는 초기부터 PPI를 추가하거나 선택적 COX-2 억제제로 대체 투여할 것을 권장한다.

 미소프로스톨(misoprostol) 고용량(200ug 4회/day)도 합병증의 발생빈도를 낮추는 제제로 사용되었으나 최근 연구에서는 PPI가 더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위점막보호제가 부분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고 히스타민-2 수용체길항체(Histamine-2 Receptor Antagonist, H2RA)인 파모티딘(Famotidine)의 두배 용량이 NSAIDs-십이지장궤양 예방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이를 뒷받침할 근거가 부족한 상황이다.

 또한 파모티딘의 과도한 양이 노인환자에게 끼치는 영향도 염려스러운 부분이다. 보통 H2RA로 대체했을 때 위장관손상을 예방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효과를 보인 것은 파모티딘이 유일하다.

 현재 보험에서는 궤양병력이 있는 환자에게만 예방차원의 약물치료를 인정하고 있다.


식도 부담 줄이는 복용방법 알려줘야

NSAIDs 외 약물로 인한 소화기질환

 NSAIDs 뿐만 아니라 아스피린도 협심증이나 뇌졸중에 사용하는 양(100mg)이나 저용량의 경우 안전하다고 생각하지만 복용하지 않는 사람에 비해서 소화기질환에 걸릴 위험도가 3.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양한 약물을 복용하는 것이 일반적인 노인환자의 경우 소화기질환에 대한 위험도는 더욱 높을 수밖에 없다. 또한 기존약제에 대한 부작용 이외에 최근에 약물을 바꿨거나 추가했을 경우 소화기질환이 발생했다면 약물이 맞지 않을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한다.

 ▶정제식도염(pill esophagitis)

 항생제, 항콜린제, 철분제제 등이 식도염을 일으키는 경우가 있다.

 이들은 흉골하 통증, 연하통으로 나타나며 식도를 헐게 만들고 심한경우 궤양, 급성출혈로 나타난다. 복용 시 충분한 물을 마시지 않는다거나 복용 후 바로 누운 경우, 식도배출이 감소되어 있는 경우 등에서 발생한다. 일부 골다공증 약제는 식도점막을 자극하기 때문에 복용 후 1시간은 눕지말 것을 당부하고 있다.

 ▶위식도역류질환

 하부식도괄약근을 느슨하게 하는 성분이 있는 고혈압약물, 호흡기약물로 인해 위식도역류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소화불량, 속쓰림, 훙통 등의 증상을 보여 식도염의 증상이 거의 보이지 않아 출혈, 연하곤란, 식도선암 등 말기 합병증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또 반복적인 폐렴이나 기존의 만성폐쇄성폐질환의 악화 시 잠재성 위식도역류질환에 의한 위산의 폐흡인을 고려해야 한다.

 ▶변비

 항우울제, 수면제, 이뇨제, 파킨슨씨병·치매 치료약물, 교감신경에 영향을 주는 혈압약물, 일부 제산제 등에 의해서 발생할 수 있다.

 변비가 있는 뇌혈관질환을 가진 환자나 압수용체반사(baroreceptor reflex)가 손상된 환자가 배변 시 과다하게 힘을 주게 되면 실신 또는 일과성허혈발작이 생길 수 있다.

 또 변비가 지속되어 분변매복(fecal impaction)으로 진행되면 비교적 정상 항문괄약근압을 가진 환자에서도 설사가 생길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한다.

복용약물 미리 살펴야 환자 병력파악도 필수

노인환자 소화기질환의 관리

 노인환자의 소화기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 가장 우선되야 할 점은 복용하고 있는 약물에 대한 검토(drug review)다. 이를 통해서 중복처방과 약물 간 상호작용을 확인하고 그로인해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인 위험인자를 파악하는 것이다. 또한 환자의 병력을 파악해 고위험군 여부를 가리고 치료의 방향을 잡아야 한다.

 약물로 인한 소화기질환 외의 여타 소화기질환에서도 일반환자에서 볼 수 있는 증상이 나오지 않고 다른 질병과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진단 역시 쉽지 않다. 노인환자의 급성복통의 경우 약 3분의 2가량의 초기진단이 부정확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성 질환의 비전형성과 동시다발성 질환이라는 특징이 잘 드러나는 부분이다.

 환자가 단순히 복통을 호소하지만 심장질환, 폐질환, 대동막박리, 암이 원인인 경우도 있다. 또 노인환자의 급성복통 원인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담낭염(20%)과 충수염(15%)의 경우 치사율이 높은 편이지만 증상이나 진단의 정확도는 떨어진다.

 일반환자에게서 나타나는 압통과 반발압통이 나타나지 않고. 혈액검사로도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소화불량의 경우 상부내시경 검사의 50% 이상에서 위점막의 이상소견이 발견되지 않는다.

 따라서 노인환자의 진단에 있어서는 다양한 질병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한다. 또 환자의 일상생활에서의 이상반응들을 노환으로 간과하지 않고 CT, 초음파는 물론 필요하다면 내시경검사까지 철저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도움말 : 이동호 서울의대 교수·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