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내분비학회 공동 성명 겨우 25%만 정상 복귀…적극 예방 필요


 "당뇨병 예방을 위해 약물요법을 적용해야 하는가?" 미국 관련 학계가 이 질문에 다시 불을 지폈다.

 미국내분비학회(AACE)는 최근 연례회의에서 여타 관련학회와 공동으로 당뇨병전단계 관리에 대한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약물치료에 대한 견해. 생활습관 개선으로도 당뇨병전단계 상태를 역전시킬 수 없는 심혈관 고위험군의 경우, 당뇨병 이환과 이로 인한 심혈관질환 위험도 증가를 막기 위해 약물요법이 필요하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현재 당뇨병 예방을 목적으로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승인된 약물은 없다.

 간과하지 말아야 할 점은 당뇨병전단계 관리를 위한 일차선택으로 약물에 앞서 생활요법이 권고됐다는 것이다. 즉, 당뇨병 예방을 위한 약물치료는 여전히 차선책으로 고려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차선책이라 할지라도 아직 당뇨병 경계치를 넘지 않은 환자에게 약물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은 왜 나오는 것일까? 당뇨병전단계의 위험성에 그 이유가 있다.

 미국당뇨병학회(ADA)에 따르면, 내당능장애(IGT)나 공복혈당장애(IFG) 환자 가운데 3~5년 기간 25%가 당뇨병으로 이환되고 50%가 비정상 혈당수치를 유지한다. 나머지 25% 만이 정상혈당으로 복귀하는 것이다.

여기에 고령·과다체중과 여타 위험인자를 가질수록 이환 위험은 더 높아지며, 인슐린 분비감소와 중증의 인슐린저항성 또한 당뇨병 진행의 가속페달 역할을 한다. 결국, 대부분의 IGT·IFG 환자(~75%)들이 당뇨병을 경험하게 된다.

 IGT·IFG와 심혈관질환 상관관계 역시 위험비(hazard ratio)가 1.1~1.4 정도의 중등도 위험증가 경향을 보인다.

 이는 고혈압, 낮은 HDL-C, 높은 중성지방 등 많은 위험인자가 IGT·IFG 환자에서 발견되기 때문이다. 여타 위험인자를 보정한 상태에서도 IGT와 IFG는 정도는 약하지만 심혈관질환의 독립적 위험인자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한당뇨병학회(KDA)는 공복혈당 100mg/dL, 식후혈당 140mg/dL 미만을 정상혈당으로 정의한다. 당뇨병은 공복 혈장혈당 126mg/dL, 식후혈당 200mg/dL 이하일 경우 진단한다.

결국, 정상혈당과 당뇨병 경계치의 사이에 해당하는 공복혈당 100~125mg/dL은 IFG, 식후혈당 140~199mg/dL은 IGT에 해당한다.

일차선택은 집중 생활요법

 당뇨병전단계 관리의 일차목표는 당뇨병 이환을 예방하는 것이다. AACE 공동성명은 혈당개선 및 심혈관 위험인자 감소에 안전하고 효과적이라는 이유를 들어 당뇨병전단계 환자의 일차선택으로 집중적인 생활요법을 우선했다.

 체중은 기존에서 5~10%까지 감량을, 운동은 최소 주5회로 1일 30~60분 가량의 중등도 또는 집중적인 정기활동을 권고했다. 식이요법은 총지방·포화지방·트랜스지방은 줄이고 식이섬유를 충분히 섭취토록 했으며, 혈압조절을 위한 저염분 식이 및 음주량 감소가 권장됐다.

필요하면 약물도 고려

 AACE는 현재까지 당뇨병 예방을 위해 FDA 승인된 약물이 없다는 점을 상기시키면서도, 과학적 근거와 위험 대비 혜택을 고려해 당뇨병전단계에서 약물요법의 시작이 결정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고위험군 환자에서 생활요법에 더해 혈당강하 약물요법이 고려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공동성명은 경구혈당강하제 가운데 메트포르민과 아카보스가 당뇨병전단계에서 당뇨병으로의 이환을 감소시킨다는 강력한 근거가 있다며 구체적 약물까지 언급했다.

이차목표는 심혈관질환 예방

 당뇨병전단계 환자들은 심혈관질환 위험 역시 증가한다. 공동성명은 심혈관 합병증 예방을 위해 생활요법 만으로 여타 심혈관 위험인자에 대한 조절이 충분치 못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혈당 뿐 아니라 혈압·지질 등에 대한 약물치료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LDL 콜레스테롤 100mg/dL 미만 목표로 스타틴이, 혈압 130/80mmHg 목표치 달성을 위해 ACE억제제·ARB·CCB 등의 항고혈압제가 권고됐다.



당뇨병전단계 관리 가이드라인

생활요법 강조·약물요법도 권고

 ▶미국당뇨병학회(ADA)

 "Diabetes Care(2007;30:753-759)"에 "IFG and IGT: Implication for Care" 제목의 성명을 발표, 당뇨병전단계에서 요구되는 주요 권고사항들을 알렸다. 생활요법에 대한 강조와 함께 약물요법이 제한적이기는 하나 새로운 선택으로 권고됐다.

 성명은 당뇨병 예방에 있어 생활요법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임을 재차 강조하고 권고했다. 우선, 과체중이거나 비만인 모든 사람들은 혈당량에 관계없이 운동 및 체중감량과 관련 집중적이고 전문적인 상담을 받아야 한다.

여기에 학교 급식조절 및 운동 프로그램 확대, 운동량과 빈도 증가를 유도하는 지역사회 인프라 구축, 건강한 생활습관을 촉진하는 정부정책 등 범국가적 수준의 개입 또한 요구했다.

생활습관 요법으로는 현재 몸무게의 5~10%에 달하는 체중감량과 함께 매일 30분까지의 중등도 운동이 IGT·IFG 환자들에게 권장됐다.

 임상시험과 약물분석을 근거로 당뇨병전단계 환자에게 유일하게 고려할 수 있는 약물로 메트포르민을 권고했다.

 한편 메트포르민과 생활요법을 비교한 "DPP" 연구결과 60세 미만과 BMI 35 이상인 하위그룹에서 실질적인 혜택이 확인된 만큼, 당뇨병전단계에 적용시 위 조건을 만족시키는 환자들에게 제한적으로 사용할 것을 주문했다.

 ▶유럽심장학회(ESC)·유럽당뇨병연구학회(EASD)

 "European Heart Journal(2007;28:88-136)"에 "당뇨병·당뇨병전단계 및 심혈관질환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제2형당뇨병 고위험군의 경우 심혈관질환 위험도가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을 지적, 당뇨병전단계에서 운동·식이요법·체중감량 등 생활습관 개선의 중요성을 지적했다긽 특정 혈당강하제(메트포르민, 아카보스, 로시글리타존)를 통해 신규 당뇨병 발생을 지연시킬 수 있다는 점도 명시했다.

 당뇨병전단계에서 약물요법을 통한 당뇨병 및 심혈관질환 예방의 과학적 근거로는 아카보스의 당뇨병 진행위험 감소효과를 검증받은 "STOP-NIDDM"과 티아졸리딘디온계 로시글리타존이 당뇨병 발생위험을 실질적으로 감소시킬 수 있음을 제시한 "DREAM" 연구결과가 제시됐다긽 이 가이드라인은 로시글리타존의 심혈관 부작용 위험에 대한 주장이 제기되기 전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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