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기만하면 되나…맞을 준비 점검을


병·의원 해외환자 유치 전략














◇ 좌 장
 - 안유헌 한국국제의료서비스협의회장·한양대병원장·본지 편집자문위원
◇ 패 널 <무 순>
 - 정진수 한국관광공사 전략상품개발팀장
 - 이상준 아름다운나라 피부과·성형외과 대표원장
 - 이학성 네프로케어코리아 이사
 - 정득남 가톨릭중앙의료원 대외협력팀장
 - 장경원 한국보건산업진흥원 해외사업센터장
 - 이희원 연세의료원 대외협력팀장


 손종관 본지 편집국장 메디칼업저버가 올해 창간 7주년을 맞았다. 안유헌 회장을 비롯한 많은 분들의 도움 덕택에 짧은 시간 내에 독자와 함께하는 신문으로 성장, 발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행운을 뜻하는 "7"이라는 숫자처럼 메디칼업저버와 한국국제의료서비스협의회가 함께 발전하길 기대한다.

 안유헌 의료산업은 신성장동력으로, 의료계 스스로 적극적이고 강력하게 추진해 나가야 한다. 싱가포르, 태국 등은 이미 의료산업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해외환자 유치에 대한 국제적인 관심과 경쟁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배경에서 정부의 입장과 병·의원의 대응전략을 알아보는 시의적절한 좌담회를 진행하게 됐다.

 장경원 신정부에서 가장 중요하게 추진하는 사업이 해외환자 유치를 통한 의료서비스산업화 및 관련 산업의 동반 성장이다. 이를 위해 해외환자 유인, 알선 행위를 허용하는 내용의 의료법을 개정해 달라는 요청을 해왔으나, 시민단체의 반발로 법 개정이 멈춰있는 상태다.

 정진수 해외환자의 입국절차 개선 문제는 어떻게 진행됐나.

 장경원 해외환자가 한국에서 3개월 이상 장기치료를 받을 경우 G비자를 이용해 의료서비스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체류를 허용하게 됐다. 실제 영사관이나 시장에서 잘 시행되고 있는지 모니터링 할 예정이다.

 이희원 해외환자 유인, 알선 행위를 허용하는 의료법 개정이 해외환자 유치의 핵심으로 보고 있다. 언제쯤 통과가 가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나.

 장경원 국회에서 동의를 받아야 되기 때문에 시기는 언제라고는 말씀드릴 수 없다. 다만 정부에서는 개정이 가능하도록 계획을 세우고 있다. 시민단체는 태국, 인도 등의 사례를 들어 외국인 환자가 들어옴으로써 국내 국민들이 의료서비스에 역차별을 받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그 나라와 우리나라는 의료환경 시스템이 크게 다르기 때문에 비교하기에는 적절치 않다. 현재 우리나라는 매년 3300명씩 의사가 양산되고 있으며, 병상수를 따져도 OECD 평균 보다 훨씬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에 우려할 수준은 절대 아니다.
 정부는 해외환자 유치를 통해 의료서비스의 산업화를 지향하려는 것이다. 단순히 경제적인 이익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한국의 의료서비스 수준이 높다는 것을 알리고, 국제화를 통해 의료서비스 수준을 한 단계 더 성장하는 계기를 만들기 위한 것이다. 앞으로 대국민, 시민단체 설명회와 병행하면서 의료법 개정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안유헌 싱가포르, 태국의 경우처럼 일부 영리병원을 인정하거나 비급여 시스템을 갖추어야만, 시장 경쟁을 통한 국내 의료서비스산업의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다.

 장경원 이 과정에서 모든 병원이 해외환자를 보도록 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해외환자를 보기 위해서는 많은 준비가 필요하지만, 일부 병원들은 "외국인 환자가 오기만 하면 되겠지"하고 접근하는 부분도 실제로 있다. 대규모의 해외환자가 들어오기 시작하면 간호인력, 업무인력 등이 국제화되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에 엄선된 병원들이 해외환자 유치에 적극적으로 참여 하고, 준비하기 힘든 병원들은 우리나라 국민을 위해 활동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안유헌 해외환자 수용을 위해서는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 특히 최고의 의료서비스를 공급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위기관리(Risk management) 능력도 필요하다. 혹여라도 의료사고에 접하게 되면 기하학적인 비용을 지불해야 하고, 이후 병원의 위상은 물론, 한국 의료서비스 전체를 먹칠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위기관리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해외 민영의료보험사와의 계약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국제적으로 인정되는 기준인 JCI 인증이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실제로 싱가포르 10개, 인도 6개, 태국 3개, 대만 2개, 필리핀 1개 등 JCI 인증 병원들이 해외환자 유치를 잘하고 있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세브란스병원이 JCI 인증을 받았는데, 해외환자 유치에 작용한 긍정적인 면이 있는가.

간호·업무 인력 수준 갖춰야
국제적 위기관리 능력도 필요


 이희원 지난 2006년 새 병원을 개원한 연세의료원은 "글로벌 세브란스"를 표방하면서 해외환자 유치의 업무를 시작했다. 작년 3월 의료관광 회의에 참석했는데, 보험회사, 에이전시와의 상담시 JCI 인증을 받았느냐하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다행히 그때는 JCI 인증이 확정이 된 시점이기 때문에 자신있게 대답할 수 있었다.
 당시 만난 에이전시의 소개로 유나이티드 헬스케어 보험회사로부터 연락이 와서 작년에 MOU를 체결했으며, 구체적인 협약 진행을 준비하고 있다. 최근에도 미국 에이전시, 캐나다 여행자 보험사 등 5~6개 정도 연락이 와서 내부적인 검토와 법률 변호사의 자문 등을 받고 있다. 협약이 잘 진행되면, 환자를 보내고 받는 상황이 많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또 한가지 JCI의 긍정적인 효과는 5월 미국의 저명한 시사주간지 "U.S.뉴스&월드리포트"에서 "세계적인 의료관광 42개 병원"에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소개됐다는 점이다. 다른 병원들도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환자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JCI 인증이 필수적인 요건이라 생각된다.

 장경원 JCI의 필요성은 충분히 인정하지만, 우리나라 병원들은 JCI에 대해 보다 전략적으로 접근을 했으면 한다. 미주 지역에서 환자를 받으려면 JCI가 선별조건으로 요구되고 있지만, 타깃 국가가 미국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일본, 중국 동남아, 현재는 러시아, 중동 지역까지 확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중동같은 지역에서는 한국에 대한 전체적인 평가가 불가능하니까 "JCI 인증을 받으면 인정하겠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지만, 그 외의 국가들은 특별히 JCI를 요청하고 있지 않다. 다른 지역을 타깃으로 하고 있는 병원은 비용이 많이 소요되는 JCI를 고집하기 보다는, 타깃 국가에 맞도록 전략을 세워야 한다.

암수술 생존율등 과학적 근거 제시 홍보
정부 차원 새의료기관평가제 마련해야


 안유헌 JCI 인증의 여력이 못미치는 병원을 위해서는 정부가 나서서 새로운 의료기관 평가 제도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특히 질 관리를 강화해 의료서비스의 질을 인정해주는 시스템이 도입돼야 한다.
 정득남 JCI 인증에 대해서는 시설, 인력 투자도 중요하지만, 위기관리가 가장 중요하다. 그간 동남아 지역부터 환자를 수용하면서 느낀 것은 철저한 위기관리와 감염관리 능력에 대해 알려주면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다.
 장경원 외국의 많은 보험회사들을 데려와서 우리 시설을 직접 보여주면 만족해서 돌아가지만, 막상 외국에 나가서 우리나라의 의료시장을 보여줄 때 그들을 설득할 만한 과학적인 근거가 없다. 그러다 보니 JCI를 강조하게 된 부분이다.
 최근에는 서울시 5대 병원 암수술 건수와 생존율을 외국에 직접 들고 나가 설명해봤는데, 반응이 굉장히 좋았다. 위기 관리 능력이나 치료 실적 등의 과학적인 데이터들을 자꾸 만들어서 홍보하는 것이 해외환자를 설득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안유헌 각 병원의 특성을 살린 진료의 우수성을 객관적으로 보여주어야 한다는 사실에 모두 공감할 것이다. 가톨릭중앙의료원은 최근 외국인 환자를 위한 24시간 콜센터를 가동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그동안의 유치 실적은 어떤가.

 정득남 내년 5월 서울성모병원 오픈 전 전략은 아시아 지역, 특히 러시아를 타깃으로 두었다. 러시아는 가깝게 올 수 있는데다, 환자들이 우리나라의 의료기술을 많이 신뢰하고 있기 때문에 한 달에 20~30명 정도를 수용하고 있다.
 가톨릭의 가장 큰 자랑은 멀리서 오신 분들을 적정한 프로세스에 따라 신속하게 움직이게 한다는 것이다. 접점 부서들과 협의해서 해외환자 리퍼시스템의 프로세스를 만든 것이다. 공항에서 픽업하자마자 간호사인 코디네이터가 환자의 구체적인 증상, 진료비 지불 능력 등을 파악해서 정해주고, 병원에 이송됨과 동시 환자는 바로 입원실로 가게 된다. 또한 검사 결과가 빨리 나올 수 있는 알람 시스템을 마련해 병원 도착 후 바로 검사가 진행될 수 있도록 했다. 자칫 길어질 수 있는 외국인 환자의 재원일수를 줄여서, 비용도 줄이고 서비스 만족도도 높이고자 한 것이다.
 또한 치료가 끝나더라도 코디네이터가 환자 거주 지역의 가까운 병원에 검사 결과와 치료 과정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하고, 계속적으로 사후관리를 해주는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8월에는 러시아 대학병원들과 MOU를 체결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또한 중국 길림대학과 MOU를 맺었는데, 길림대학도 가톨릭과 비슷한 시기에 새병원을 오픈하면서 성형센터를 함께 하자고 제안했다. 조만간 "한중성형센터"를 오픈해 우리 의사와의 교류, 연수를 가능하게 할 예정이다. 이렇게 지속적으로 아시아 쪽을 두드리면서 노하우를 쌓고자 한다.
 특히 새 병원 오픈 이후 8개 병원에서 집중적인 의료기술의 파워를 가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미 집중육성센터 6개를 선정했는데, 가장 선도적인 부분은 여의도 성모병원이 뛰어난 치료실적을 보인 백혈병으로, 외국 에이전시나 보험사에서 깜짝 놀라고 있다.
 얼마나 많은 환자들을 살려내고 무균 관리를 잘하고 있는가에 대한 자신감을 얻었고, 이제 새 병원 오픈으로 하드웨어까지 받쳐주면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본다. 의료법 개정까지 이루어지면 중개업자들과 같이 활동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용성형분야 "성공모델" 만들기 필요

 안유헌 큰 대학병원은 나름대로 풍부한 인력, 병원의 적극적 지원 등을 발판으로 해외환자 유치에 대해 차곡차곡 진행하고 있는데, 대학병원과 달리 아름다운나라 피부과·성형외과와 같은 의원은 어떻게 준비를 하고 있는지.

 이상준 7~8년 전부터 명동에서 운영하면서 길거리를 다니는 일본인 관광객들을 보면, 가이드 손에 붙잡혀서 뒷골목에 발맛사지를 하러 가곤 했다. 발맛사지를 받는 장소는 비위생적인 곳이 많아 우리나라의 이미지가 판단되는 곳으로는 대단히 열악했다. 선진 의료수준의 한국 이미지를 보여주고 싶었다. 그 때부터 일본어가 가능한 직원을 두었으나, 일주일에 한번 일본인이 찾을까 말까하는 정도에 그쳤다.
 일본의 경우에는 의원에서 아름다운나라 피부과·성형외과만한 규모를 갖추고 운영하기 어렵다. 사실 우리나라는 장비, 시설 등에 있어 거의 완벽하게 운영하기 때문에 일본인들이 알고 접근하면 대단히 만족한다. 최근 우리나라의 성형 특수성이 알려지기 시작한데다, 가깝다는 이점으로 환자들이 오기 시작했지만 그렇게 많은 수준은 아니다.
 중국은 메디컬 에스테틱으로 꾸며 4~5년간 해오고 있다. 재미있는 사실은 중국인에게 "한국"하면 누구나 "성형"을 생각할 정도로 잘 포지셔닝 됐지만, 막상 병원에 오게 하기는 어렵다는 점이다. 의료는 자기 몸에 칼을 대는 것이기 때문에 절대 쉽게 오지 않는다.

개원의 너무 많아 질관리 특히 신경써야
질높은 서비스 비해 저렴한 수가 홍보를



 장경원 우리나라 미용성형의 장점을 피력하면서 의원들이 해외환자 유치를 위해 많이 움직이고 있다. 막연한 환상을 가지고 접근하고 있는데 대해 특별히 조심해야 할 부분이 있나.
 이상준 우후죽순처럼 쏟아지는 상업적인 움직임 속에서 정부가 얼마나 위기관리를 잘할지가 관건이다. 물론 대학병원은 잘하고 있지만, 성형 쪽에서는 엉망진창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의원은 너무 많아 일일이 검증하기 어려우며, 성형외과 전문의가 아닌 이들의 성형외과 개원수도 많기 때문에 질 관리에 신경써야 한다.
 또한 우선적으로 "스타 성공모델"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어느 하나의 성공 모델이 나온다면, 의료관광을 위해 보다 많은 의원들이 나설 것이다. 그럴 경우 오히려 정부가 질 관리만 잘하면, 해외 환자 유치가 성공적일 수도 있다. 성공모델 1~2개를 만들어서 그 병원이 수익을 창출해 내고, 그것이 또 다른 국부를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면 된다. 향후 한국 의료의 또다른 포지셔닝을 위한 검증체계도 만들어 볼 수 있을 것이다.

 안유헌 네프로케어는 이번에 제주특별자치법에 따른 제주도 첫 해외환자 유치에 성공했다. 어떻게 해외환자 유치를 진행했는가.

 이학성 네프로케어는 투석을 전문으로 하는 병원의 컨설팅을 하고 있으며, 마케팅이나 홍보에 관한 것도 제공한다. 전세계적으로는 140여개국에 뻗어 있으며, 국내에는 작년에 처음 진출했다.
 투석 전문으로 하는 열린의료재단이라는 11개 의원을 둔 법인과 협약을 맺고 진행하고 있다. 이틀에 한번씩 4시간씩 투석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활동에 제약을 받고 있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지난 5월 제주도에 34명의 해외 환자를 유치했다.
 의외일지 모르겠지만 의료관광에 있어 의료보다는 "관광"쪽에 더 포인트가 되어 있다. 투석을 하는 환자들이 원하는게 관광이었으며, 투석 서비스는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환자들은 활동의 제약 때문에 멀리 가는 것은 꺼릴지라도, 관광을 하고 싶어한다.
 치료의 안전만 보장한다면 충분히 관광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으며, 관광을 위해 제주도를 선택하게 됐다.
 다행히 일본이나 대만, 홍콩 등은 진료영수증을 제출하면 보험사를 통해 환급받을 수 있기 때문에 자유로운 의료관광 환경 조성이 가능했다. 투석치료 환자는 1회에 끝나는 환자에 비해 질병에 대한 이해도가 굉장히 높고 자기관리가 잘되어 있어서, 치료서비스에 대한 질이 높다는 것을 보여줘야 했다. 다만, 관광업체와 함께 일을 하면서 관광객들과 함께 이동하는 과정에서 우리나라에서 하는 것처럼 쇼핑센터에 들르게 하는 관광상품에 대한 이해를 하지 못했다.
 향후 의료관광을 지속적으로 진행하는데 있어 풀어야 할 과제가 아닌가 생각한다. 일단은 대만 환자들을 먼저 유치했지만, 전세계적으로 17%의 투석 환자가 일본에 몰려 있다는 특수성이 있기 때문에 일본 시장도 충분히 두드릴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의료관광이라는 큰 테두리 내에서 일반화되기는 힘들지만, 투석 분야에 대해서는 성공적이었고, 앞으로도 충분히 시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안유헌 투석 치료를 위한 해외환자 유치가 국내에서는 처음인가.

 이학성 개별적으로는 이미 많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제주도의 경우 어떤 유인, 알선 행위를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외국환자들이 알아서 연락, 1년에 5명 정도가 오고 있으며, 전국적으로 보면 더 되기 때문에 잠재적인 가능성을 발견했다.
 유럽, 미국의 경우 이런 서비스를 해주는 개인적인 단체가 굉장히 많다. 다만 한국은 질적인 부분에 대한 홍보가 덜됐기 때문에 그간 침체되어 있지 않았나 판단하고 있다. 질높은 의료서비스 제공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다는 것을 보다 널리 알릴 필요가 있다.

 정진수 앞서 4월에도 싱가포르 35명의 환자들이 서울 영등포에 있는 병원에 혈액투석을 위해 왔었다. 관광공사는 공연을 보여주며 한국에 대한 이미지를 높여주기 위한 작업을 했다. 일본 도쿄에서 후쿠오카까지 2시간 반이 소요되는데, 도쿄에서 서울까지 2시간인 것을 감안하면 향후에도 유치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혈액투석 전문병원의 수용 여건 등의 홍보가 더 뒤따라야 한다.

 안유헌 관광업계에서 볼 때 의료관광이라는 새로운 화두가 어느 정도 궤도에 올랐나. 관광공사가 적극적으로 나서는데 있어 어려운 점은 없었는가.


객관적 근거 갖춘 특화상품 발굴해야


 정진수 요즘의 트렌드는 의료관광, 교육관광, 종교관광 등 단순한 관광이 아니라 모든 분야가 엮여지는 분야이다. 그러나 해외환자 유치와 관련된 의료관광은 융·복합관광이라는 형태로 부르기에는 대단히 어려운 부분이다. 단순히 여행 컨텐츠의 홍보가 아니라, 환자의 건강을 담보로 하는 막중한 책임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진흥원, 협의회 등과 함께 가지 않으면 어려운 부분이 있다.
 처음에는 의료관광에 대해 교포들이 한국에 오면서 검진을 받아보고 이상이 있으면 이후에 의료기관을 방문하게끔 해서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부분으로 접근을 시도했다. 그러나 들어가면 갈수록 어렵게 느껴지는데, 의료사고가 한번 터지면 관광적인 측면에서는 손실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아무리 1년에 300억원을 들여서 광고를 하고, 27개 지사망을 통한 홍보를 펼쳐도 CNN에 우리나라의 의료사고 방송이 1분이라도 나가면 자칫 무용지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상품 개발 차원에서는 올해 초부터 시카고지사에서 한양대병원이나 좋은강안병원 등에 건강검진을 여행상품과 연계해서 만들었다. 홍콩에는 비포-애프터 성형 사진을 담아 상품 광고를 했고, 관광객을 모집하기도 했다.
 지난 5월에는 LA와 뉴욕에서 설명회를 가졌는데, 올 하반기에 상품 출시 될 예정에 있다. 다만 조심스러운 부분은 에이전시들이 알아서 해주면 "환자 유인, 알선 금지"라는 법적인 부분이 무마될 수 있기는 하지만, 협의회와 관광공사 등의 공공기관이 결부되어 활동을 펼치면서 만에 하나 문제가 생겼을 때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한 답이 없다.
 또 해외 유수의 오피니언 리더들에게 우리나라의 의료수준을 직접 체험하게 한다면 파급력이 커질 것으로 보고, 내년도 중점사업으로 추진하려고 하고 있다.

 이희원 대학병원과 의원은 차별화해서 의료관광을 추진해야 한다. 대학병원 입장에서는 중증환자와 관광을 병행하는 것은 어울리지 않다고 본다.

 장경원 협의회는 3가지 전략을 가지고 가고 있다. 첫째로 건강검진에서 질병을 발견하면 곧바로 치료를 하고 돌아갈 수 있도록 건강검진을 관광과 연결시키려 하고 있다. 둘째로 중증 환자에 대한 전략이다. 백혈병이나 암 치료에 대해서 병원에서 구체적인 데이터를 갖고 보여주면 굉장히 신뢰를 한다. 실제로 작년에는 암환자가 한국을 찾는 경우가 거의 없었는데 올해부터 생기고 있다. 처음에는 관광을 통해 알리고 중증 환자가 올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상황은 이것이 복합적으로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은 주목할 만하다. 셋째는 미용성형, 치과, 한방과 같이 우리만의 전문적인 영역을 특화시키려고 한다.

 정득남 백혈병의 경우 골수이식 비용이 만만치 않게 비싸지만, 미국 등에 비해 의료수준이나 기술이 뒤떨어지지 않으면서 수가가 4배 정도 저렴하다. 수준은 뛰어나면서도 가격 차이가 분명하다는 점을 홍보해야 하며, 각 병원별로 차별화된 것이 어떤 것인지에 대한 홍보도 정부 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의료관광" 건강담보 막중한 책임
"무조건 유치" 욕심만 부려선 곤란



 장경원 외국에서도 한국이 정말 잘하고, 가격 경쟁력도 있다고들 한다. 그러나 어떤 부분에서 경쟁력이 있는지 과학적인 증거가 없어서 데이터 확보 계획을 세웠다. 하반기에는 데이터를 직접 들고 해외에 나가서 신뢰를 얻어내는 작업을 하도록 하겠다.

 정진수 각 병원들이 "우리 병원이 좋다, 좋다"하는데 대체 특화된 부분이 무엇인지 알 수가 없다. 한양대병원이면 한양대병원대로 해외 시장에 대해 어떻게 어필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또한 의료 관련한 국제회의를 통해 한국의료수준의 위상을 높여야 한다. 11월에 서울에서 IMTC(국제의료관광컨퍼런스)를 유치하게 되면서 외국 바이어 80명 정도를 초청하는 자리가 있다. 병원 투어를 통해 한국의 의료수준을 알릴 수 있고 해외 환자를 유치하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한국의료의 "모멘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자체마다 해외환자 유치 현상이 심각한데, 내년도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던져보고 마는 형태가 많다. 질적 관리나 방법적인 측면에 대한 협의가 된 상황에서 성공모델을 만들어 놓고, 이후에 다른 병원들의 해외환자 유치가 가능해지도록 해야 한다. 무조건적으로 "하면된다"고 말하며 단순 관광 차원으로만 접근하면 안된다.

 장경원 총선 때를 돌이켜 보면 전국 후보들의 공약이 의료관광 클러스터를 만들어 지역 성장에 밑거름으로 삼겠다고 내세웠다. 지자체에서 많은 관심을 가지는 것은 정말 고마운 일이지만, 질 관리에 대해 우려하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의료서비스는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한번 신뢰가 무너지면 그것을 다시 복구하기에는 너무 어렵다. 일각에서는 정부에서 해외 환자를 볼 수 있는 병원 허가제를 도입하는 것은 어떻겠냐는 조언까지 하고 있다. 현재의 방향은 협의회 신입 회원들이 들어올 때 어떤 기준을 가지고 평가를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해서, 탈락되더라도 납득할만한 과학적인 기준을 만든다는 것이다. 또한 어떻게 질 관리를 할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많다. 국내에서 불가능하니까 해외에서 검증해서 들어오도록 하는 것이 어떨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외국에서 오려고 하는 환자는 본인이 선호하는 병원도 있지만, 모를 경우에는 그 병원이 국제의료서비스협의회 가입 여부를 놓고 판단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홍보를 하겠다.

 안유헌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다루는 분야기 때문에 잘못 치료하면 그 이상의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에 명확한 가이드라인 설정을 만들어서 알려주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외국에 우리나라 의료수준의 우수성을 많이 홍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내 병원들에게도 의료사고와 책임감 부여에 대한 심각성을 많이 부각시키고, 위기관리 능력을 키우게끔 해야 한다.
 
 두 시간에 걸친 이번 좌담회에서 굉장한 수확을 얻은 것 같다. 해외 환자 유치를 통한 "의료산업의 선진화, 세계화"라는 캐치프레이즈의 화려함에만 뒤지지 말고, 보험 시스템, 질 관리, 의료사고 등의 문제를 개선해 의료관광 선진국이 될 수 있도록 전진해 나가자.

사진·김형석 기자 hskim@kims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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