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슐린저항성 악화 우려 약제 부작용 주의를


단일약제로 강압효과 달성 드물어 2~3가지 이상 약제 병용 필요








박 창 규
고려의대 교수, 구로병원 순환기내과


 심혈관 질환의 여러 위험요소는 흔히 중복되어(clustering) 나타난다. 이와 같이 혈압상승, 공복혈당 장애, 지질대사장애가 복부비만과 동반되어 나타나는 경우를 대사증후군이라 한다.

 대사증후군이 동반된 고혈압 환자의 치료는 크게 생활습관 개선과 약물치료로 나눌 수 있다<표>.

일반적인 고혈압의 치료목표가 혈압을 140/90mmHg 이하로 낮추는 것에 비해 일단 대사증후군이 있는 고혈압의 치료목표는 이보다 더 낮은 130/80mmHg 이하로 낮출 것을 권장하고 있다.

 대사증후군 고혈압에 있어서 식사요법, 운동요법, 체중조절의 3가지 요법이 근간을 이루는 생활습관의 개선이 중요하다.

체중조절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비만이 있는 경우에 체중을 줄이면 내장지방을 줄이고 인슐린저항을 줄이며, 고지혈증을 개선시킬 수 있으며, 이는 식사요법과 운동요법을 통해서 가능하다.

운동은 일주에 세번 이상 한번에 30분 이상 활발히 걷는 것 이상의 활동을 한다.

 음식은 야채, 과일을 많이 섭취하고 당류는 피하고 흰 빵보다는 정제가 덜 된 곡류를 많이 먹는다.

 설탕이 많이 들어간 음료, 탄산음료 및 펀치쥬스를 피한다. 아이스크림, 버터와 고지방 고기를 피한다. 금연을 해야 하고, 술은 먹지 말거나 하루에 남자는 2잔, 여자는 한잔 이내로 마신다.

 이와 같이 잘 균형을 맞춘 아침식사를 항상 거르지 말 것. 과체중인 경우 일주일에 1kg 이내로 체중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수치 이상 너무 체중을 빨리 줄이면 건강이 나빠질 수 있고 요요증상이 생길 수 있다.

 가족과 친구들에게도 건강한 식사와 운동을 같이 하도록 격려하라. 체중을 줄이기 위해선 이러한 식사와 운동을 장기간 지속적으로 유지해야만 가능하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약물치료

 고혈압은 대사증후군 환자의 대다수에서 동반되며, 고혈압에서 대사증후군 이 동반되는 경우도 흔하다. 약물치료는 이뇨제, 베타차단제, 칼슘길항제, ACE억제제, 안지오텐신II수용체차단제(ARB) 및 알파차단제 모두 사용할 수 있지만 우선적으로 인슐린 감수성에 효과적인 ACE억제제, ARB가 먼저 추천된다. 약물을 사용할 때는 대사증후군에서 인슐린저항성을 악화시킬 수 있는 고혈압 약제에 의한 부작용을 염두에 두고 약제를 선택하여야 한다.

 최근 수년 간에 걸쳐 이뇨제와 베타차단제의 사용은 ACE 억제제, 칼슘길항제, 알파차단제로 대치되고 있는데, 이는 ACE 억제제, 알파차단제, 칼슘길항제가 당대사, 혈중 콜레스테롤 및 신기능에 미치는 부작용이 적기 때문이다.

 최근 LIFE, HOPE, ALLHAT과 같은 대규모 임상연구들은 RAAS의 차단이 새로운 당뇨병의 발생을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VALUE 연구에서 valsartan이 대사적으로 인슐린저항성에 별로 영향을 주지 않는 amlodipine과 비교해서 새로운 당뇨병의 발생률이 23%나 낮은 것을 보고하였고, 이러한 valsartan의 효과는 인슐린 감수성을 호전시키는 것에 의한 것으로 연구된 바 있다.

 현재까지 고혈압 환자에서 고혈압 약물치료에 따른 당뇨병 발생에 대한 몇몇 대규모 연구가 진행되었으며, 기존의 이뇨제와 베타차단제는 당뇨병 발생률이 최근에 개발된 칼슘길항제, ACE 억제제, 안지오텐신수용체차단제(angiotensin receptor blocker)보다 높았다.

 특히 레닌-안지오텐신-알도스테론 시스템(renin-angiotensin-aldosterone system, RAAS)을 차단시키는 약제인 ACE 억제제, 안지오텐신수용체차단제는 인슐린 감수성을 호전시켜 새로운 당뇨병의 발생억제에 효과적이었고, 기존 당뇨병의 진행을 지연시켜 주는 좋은 효과를 나타냈다.

 Perindopril, ramipril, lisinopril 등과 같은 ACE 억제제와 losartan, irbesartan, valsartan 등과 같은 안지오텐신수용체차단제는 신부전의 진행을 더디게 하고, 단백뇨의 발생을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연구에서 ramipril은 이미 당뇨병이 발병된 고혈압에서 이러한 효과와 더불어 심혈관 및 심부전의 발생을 줄이고, 이로 인한 사망위험을 20~34% 낮춘 것으로 나타났으며, 고혈압 환자에서 새로 당뇨병이 발생하는 비율도 34%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7년 이상 ACE 억제제를 사용한 경우 단백뇨와 당뇨병성 신증의 발생률은 4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러한 효과는 ACE 억제제가 알부민이 세포막을 투과하여 빠져나가는 것을 억제하고 사구체내 간질세포의 증식을 감소시켜 신장 사구체내 압력을 줄여 신장을 보호하는 작용을 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ACE 억제제는 사용 중에 기침의 부작용이 상당수에서 나타나므로 기침발생 유무를 꼭 체크해야 하며, 기침 등의 부작용으로 인해 더 이상 ACE 억제제의 사용이 불가능한 경우는 최근에 개발된 losartan, irbesartan, valsartan, candesartan, telmisartan, olmesartan 등과 같은 안지오텐신수용체 차단제로 대치하면 기침의 부작용 없이 ACE 억제제와 거의 비슷한 강압효과와 심장과 신장보호작용을 얻을 수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이뇨제와 베타차단제는 장기간 사용시 인슐린 감수성을 저하시켜 새로운 당뇨병 발생빈도가 칼슘차단제나 특히 ACE 억제제, 안지오텐신수용체차단제에 비해 훨씬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뇨제가 당뇨병 발생을 증가시키는 이유는 저칼륨혈증으로 인해 세포의 인슐린 이용도가 감소하기 때문이다.

 베타차단제를 사용 시에는 알파차단효과를 공유한 celiprolol이나 혈관 확장 효과가 있는 carvedilol을 ACE 억제제나 ARB에 추가하여 사용하는 것을 권한다. 이뇨제도 ACE 억제제, 안지오텐신수용체차단제와 병용 시는 인슐린 저항성에 별 영향이 없는 것으로 최근 보고되었다.

 따라서 대사증후군 환자에서 일차적으로 추천되는 가장 적절한 고혈압 약제는 레닌-안지오텐신계를 차단시키는 약제가 가장 효과적인 것으로 간주된다.

 Doxazosin, terazosin 같은 알파차단제는 인슐린저항성을 호전시켜 혈중 지질과 내당성을 좋게 한다고 하여 사용이 권장되기도 했지만 단백뇨를 줄이지 못하고 혈압강하에도 불구하고 실제 신장에 보호작용을 보이지는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율신경병증이 있는 경우에 알파차단제 사용은 대개 금지하고 있다. 칼슘차단제 중 verapamil과 diltiazem은 단백뇨를 감소시키고 신장보호작용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 ACE 억제제와 병용시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체로 장시간 작용하는 칼슘 차단제들은 대사증후군이 동반된 고혈압 환자의 강압제로는 추천되고 있다.

 그러나 대사증후군이 있는 고혈압 환자에서 단일 약제에 의한 목표 강압효과를 달성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며, 대부분 2~3가지 이상의 고혈압 약제의 병용이 필요하다.

 따라서 처음부터 다른 종류의 혈압약을 같이 복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때는 서로 작용이 다른 약을 소량씩(2분의 1~1정) 추가하면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

 효과가 우수한 병용약제의 조합은 ACE 억제제 또는 안지오텐신II 수용체차단제와 이뇨제(spironolacton 포함) 병용이나, 칼슘길항제와 ACE 억제제 또는 안지오텐신II 수용체길항제 병용이 효과적이고, 목표혈압이 조절되지 않으면 베타차단제나 알파차단제를 추가하도록 한다.

이뇨제와 베타차단제의 병용요법은 인슐린 저항성을 높여 당뇨발생의 위험성이 높기 때문에 매우 주의해야 하며 가급적 사용을 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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