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DL-C 수치 무관하게 심근경색·뇌졸중 예방


모든 확립된 혈관질환자·40세 이상 당뇨병 환자에서 사용









이 철 환

울산의대 교수.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와 심혈관계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이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은 2차 세계대전 이후 대규모의 역학연구를 통하여 밝혀지게 되었다.

그러나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인위적으로 낮추었을 때 심혈관계질환으로 인한 사망률과 이환율이 감소한다는 사실은 스타틴 약제가 임상에 도입된 1990년대에 이르러서야 증명되었다.

초기에는 주로 고콜레스테롤혈증과 안정형협심증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연구를 진행하여 스타틴 치료의 기초를 마련하였으며 이후 급성관동맥증후군, 뇌졸중, 당뇨병과 고혈압 등 광범위한 환자군에서 스타틴의 효과가 증명되면서 명실공히 동맥경화증의 핵심약제로 확립되게 되었다.

 이번 장에서는 지난 10여년 간 이루어진 대규모의 임상연구를 바탕으로 심혈관질환의 예방과 치료에 있어서 스타틴의 역할에 대하여 간략하게 알아보고자 한다.

1. 스타틴의 종류

 혈중 콜레스테롤의 약 80%는 체내에서 합성된 것이며 약 20%만이 식이를 통하여 흡수된 것이다. 따라서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간에서 콜레스테롤 합성을 억제하는 것이다. 스타틴은 콜레스테롤 합성의 율속단계인 HMG-CoA reductase 억제하여 작용하며 자연계에 존재하는 fungal statins과 합성제제인 synthetic statins으로 분류하고 있다.

 Fungal statin과 synthetic statin 사이에는 구조적으로 차이가 있으며 약효(potency), 약물대사(pharmacokinetics), 부작용 및 임상적인 효과에 있어서 차이를 보이고 있다. 국내에서 허가된 스타틴의 최대용량은 lovastatin 20mg, pravastatin 40mg, fluvastatin 80mg, pitavastatin 2mg, simvastatin 40mg, atorvastatin 80mg, rosuvastatin 20mg이며, 허가된 범위에서 atorvastatin 80mg(55~60% LDL-C 감소)과 rosuvastatin 20mg(48~55% LDL-C 감소)으로 최대한의 LDL-C 강하효과를 얻을 수 있다.

2. 대규모 임상연구
(Landmark statin trials)

 일차예방연구

 스타틴을 사용한 일차예방연구는 위약과 스타틴간의 비교연구가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혈중 콜레스테롤이 높은 환자를 대상으로 pravastatin을 사용한 WOSCOPS연구와 lovastatin을 사용한 AFCAPS/TexCAPS연구를 통하여 심혈관계질환 예방효과를 증명하였다.

이후 고혈압 환자를 대상으로 pravastatin 40mg을 사용한 ALLHAT 연구에서는 연구가 종료될 때까지 스타틴군과 위약군 사이의 통계적인 차이를 얻지 못하였으나, atorvastatin 10mg을 사용한 ASCOT 연구에서는 빠른 심혈관계질환 예방효과로 3년 만에 연구를 조기 종료하게 되었다.

 또한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simvastatin 40mg을 사용한 HPS-diabetes subgroup 연구와 atorvastatin 10mg을 사용한 CARDS 연구에서는 스타틴의 탁월한 심혈관계질환 예방효과를 증명하였다.

더욱이 ASCOT과 CARDS 연구에서는 혈중 콜레스테롤수치와 관계없이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과 심근경색증의 발생율을 저하시켜 스타틴이 단순한 지질저하제가 아니라 동맥경화증 치료제임을 다시 한번 증명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차예방연구

 이차예방연구는 이미 관상동맥질환을 가지고 있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시행한 연구로서 발병 후 초기사망률이 매우 높은 급성관동맥증후군(불안정형협심증과 급성심근경색증)과 예후가 비교적 양호한 안정형협심증으로 나누어 진행되었다.

 (1) 급성관동맥증후군

 급성관동맥증후군 환자를 대상으로 시행한 최초의 대규모 임상연구로는 MIRACL연구를 들 수 있다. 3,086명의 급성관동맥증후군 환자를 대상으로 atorvastatin 80mg과 위약군으로 나누어 4개월간 관찰한 결과 스타틴 투여군에서 일차연구종료점 (사망, 심근경색증, 협심증의 재발)이 16% 감소하였으며 임상적인 효과는 투약 후 1개월에 나타나 4개월 만에 통계적인 차이를 나타냈다.

 PROVE-IT연구에서는 4,162명의 급성관동맥증후군 환자를 atorvastatin 80mg/day 혹은 pravastatin 40mg/day으로 나누어 투여하고 2년간 경과를 관찰하였으며 atorvastatin 투여군에서 사망, 심근경색, 불안정형협심증, 혈관재건술이 16% 감소하였다.

A-to-Z 연구에서는 약 4500명의 급성관동맥증후군 환자를 대상으로 저용량의 simvastatin 20mg과 고용량의 simvastatin 80mg 투여한 후 약 2년간 경과를 관찰하였으며 고용량군에서 심혈관계사건이 줄어드는 경향을 나타내었으나 통계적인 차이를 얻지는 못하였다.

 이상의 세가지 주요연구를 종합해 보면 급성관동맥증후군과 같이 재발위험성이 높은 고위험군에서는 저용량의 스타틴 치료법보다 적극적인 고용량 스타틴 치료법이 심혈관계사건 예방에 보다 효과적임을 알 수 있다.

 (2) 안정형협심증(stable coronary artery disease)

 초기 임상연구에서는 주로 안정형협심증 환자를 대상으로 위약과 비교하였으며 동맥경화증 치료제로서 스타틴의 위상을 정립하는 기틀을 마련하였다. 이후 안정형협심증 환자를 대상으로 적극적인 콜레스테롤 치료효과를 알아보기 위한 대규모의 임상연구로 TNT와 IDEAL 연구가 진행되었다.

 TNT 연구에서는 안정형협심증환자(n=10,001)를 대상으로 고용량(80mg/day)과 저용량 (10mg/day)의 atrovastatin을 비교하여 고용량으로 콜레스테롤을 적극적으로 조절할 경우 사망, 심근경색증과 뇌졸중을 줄여줄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였다.

 또한 IDEAL(n=8,888) 연구에서(atorvastatin 80mg/day vs simvastatin 40mg/day)도 고용량의 스타틴을 사용할 경우 심혈관계사건의 예방에 보다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안정형협심증 환자에서도 고용량의 스타틴을 사용하여 적극적으로 LDL-C을저하함으로써 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률과 이환율을 줄일 수 있다는 사실을 뒷받침 해 주고 있다.

 (3) 뇌졸중 예방효과

 뇌졸중 환자들을 대상으로 시행한 연구로는 HPS-stroke subgroup과 SPARCL 연구를 들 수 있다. 전자에서는 3280명의 뇌졸중 환자들을 대상으로 simvastatin 40mg과 위약을 투여하여 5년간 관찰한 결과 관상동맥질환사건은 유의하게 감소하였으나 뇌졸중은 각각 10.4%와 10.5%로서 의미 있는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atorvastatin을 사용한 SPARCL 연구(n=4,200)에서는 뇌졸중의 재발률을 16% 의미 있게 감소시켰으며 관상동맥사건도 35% 감소시켰다. 이러한 두 가지 연구결과 차이의 원인은 확실하지 않으나 고용량의 스타틴을 사용할 경우 뇌졸중의 이차예방 효과가 있음을 알 수 있다.

 3. 요약

 스타틴은 고콜레스테롤혈증 치료약으로 개발되었으나 대규모의 임상연구와 수 많은 기초연구를 바탕으로 현재는 동맥경화증 치료제로 인정받고 있다. 즉 스타틴의 치료효과는 관상동맥질환 환자의 기저 혈중콜레스테롤수치(baseline LDL-C level)와는 무관하게 심근경색증과 뇌졸중을 예방해 주는 혈관보호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스타틴의 효과는 LDL 콜레스테롤 저하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으며 항염증효과와 항혈소판효과 등으로 설명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까지의 임상연구결과를 종합하여 볼 때 스타틴은 모든 확립된 혈관질환(협심증, 심근경색증, 뇌졸중, 복부대동맥류, 말초혈관질환) 환자와 40세 이상의 당뇨병환자(CHD risk equivalent)에게는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와 관계없이 사용해야 한다.

 특히 급성혈관사건의 위험성이 매우 높은 고위험군(급성관동맥증후군; 관상동맥질환과 당뇨병, 대사증후군, 혹은 흡연)에서는 고용량의 스타틴을 사용하여 적극적으로 LDL-C을 조절하여야 한다.

 그러나 이외의 혈관질환환자 혹은 일차예방에서는 평상 용량의 스타틴을 사용하여 LDL-C를 조절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사료된다. 그 외 여러 개의 위험인자가 있는 40세 이상의 고혈압 환자나 관상동맥질환의 가족력이 매우 강한 사람에서도 스타틴 치료를 고려해 볼 만하다고 생각된다.

 끝으로 혈중 LDL-C은 낮을수록 좋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나 낮추는 방법에 대해서는 이론의 여지가 있으며 향후 더 많은 임상연구를 통하여 확립될 것으로 생각된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