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슐린요법 힘든 당뇨환자 근본적 치료법


이식 위한 공여자 선정등 단계별 종합적 접근 필요








김 재 현

서울의대 교수, 보라매병원 내분비내과


 췌도이식의 필요성

 현대 성인병의 대표적인 질환 중 하나인 당뇨병은 세계적으로 증가 추세에 있으며, 국내에서도 2003년 조사에서 약 300만 명, 2030년에는 약 550만 명이 당뇨병 및 당뇨병 합병증으로 고통 받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특히, 당뇨병 환자 중 췌도세포의 파괴로 인슐린이 분비 되지 않는 제1형 당뇨병은 젊은 나이에 많이 발생하고, 유병기간이 길어질수록 만성합병증 및 저혈당의 위험성에 상대적으로 크게 노출된다.

제1형 당뇨병 환자들을 대상으로 시행된 당뇨병 관리와 합병증에 관한 연구(Diabetes Control and Complication Trial)를 통하여 하루 3~4회의 인슐린을 주사하는 적극적 인슐린요법으로 정상에 가까운 혈당을 유지할수록 만성합병증 발생이 줄어든 반면, 중증 저혈당의 발생빈도는 증가함을 알게 되었다.

또한 이런 적극적 인슐린요법은 평균 10년 동안 30000회 이상의 인슐린 주사와 혈당측정을 시행해야 하는 등 환자의 불편이 증가하고 그 중 자율신경계 이상으로 저혈당 증상을 감지하지 못하는 경우 저혈당에 의한 사망률 증가로 적극적인 혈당 조절이 불가능하며 만성합병증이 점점 더 진행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따라서 이런 환자들에게는 본인의 췌도가 재생되도록 하거나 외부에서 췌도세포를 다시 이식해주는 췌도세포이식이 가장 근본적인 치료라고 할 수 있다.

 췌도이식의 현황

 췌도세포이식은 2000년도 캐나다의 Shapiro 등이 2~4명의 장기공여자 췌장에서 췌도만을 분리해 제1형 당뇨병환자의 간문맥에 주입, 인슐린 투여없이 1년간 혈당이 조절되는 것을 보고한 후 전 세계적으로 약 700례의 이식 시술이 시행되고 있다.

췌도이식은 췌장이식에 비해 덜 침습적이라 시술 관련 합병증이 적고, 반복시술이 가능하며, 췌장외분비효소와 관련된 합병증이 없는 장점이 있다.

2005년 미네소타의대에서 단일공여자로부터 분리한 췌도를 단독 이식 후 14명의 환자 중 12명에서 인슐린 투여를 중단할 수 있었고, 1년 췌도 생존율을 64%로 보고한 바 있다.

하지만 아직도 대부분의 경우 두 번 이상 반복 이식을 해야 인슐린 투여 없이 혈당조절이 가능한 경우가 많아서 장기부족 문제를 더 심화시키는 단점이 있으며, 5년 이후에도 인슐린 없이 혈당조절이 가능한 경우는 10% 정도이다.

 현재 췌도이식의 문제점 및 극복방법

 현재까지 췌도이식의 결과 임상적 성공 가능성과 한계점을 모두 보여주고 있다. 즉, 저혈당으로 인해 적극적 인슐린 요법으로도 혈당조절이 불가능한 환자에서 인슐린 투여 없이 혈당조절이 가능한 것은 획기적이지만, 2~4명의 췌장에서 췌도를 분리해 반복적으로 이식시술을 해야 인슐린 투여 없이 혈당조절이 되는 경우가 많고 그마저도 시간이 경과할 수록 이식 췌도의 기능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이러한 문제점이 발생한 이유는 만성거부반응, 면역억제제 독성 및 제1형 당뇨병 환자의 자가면역반응에 의한 이식췌도의 기능 소실뿐만 아니라 뇌사자 공여자 선정과 췌도분리 과정에서의 췌도 손상 및 소실, 이식 초기 대부분의 췌도가 파괴되 생착에 실패하는 점 등이 중요한 원인으로 생각된다.

 즉, 뇌사자의 경우 오랜기간 중환자실 치료를 받는 과정에서 췌장의 췌도가 손상 받은 경우가 많다.

 또한 췌도 분리 기술이 많이 발전했지만, 아직도 실제 췌장에 있는 췌도 중 분리 수율이 25~75%에 머무르고, 실제 임상적으로 이식에 적합한 췌도를 분리 가능한 경우가 경험이 많은 센터에서도 50% 정도로 보고되고 있다.

또한 더 심각한 문제는 간문맥으로 췌도를 이식하면서 이식 췌도가 혈액에 직접 노출되면 혈소판, 보체 및 혈액응고 시스템이 활성화되어 췌도 주위로 혈액응고가 일어나 췌도가 급격히 파괴되는 초급성 혈액 매개성 염증반응(Instant blood mediated inflammatory reaction: IBMIR)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실제 이식한 췌도 중 실제 생착에 성공한 췌도는 10~20%에 머무르고 있다<그림>.

따라서 IBMIR을 줄이기 위해 여러 방법들이 연구되고 있으며, low molecular weight dextran, immobilized heparin 코팅기술, 혈관내피세포코팅기술 등이 주목받고 있다.

 또한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성공적인 췌도이식을 위해서는 공여자 선정, 췌장 적출 및 이송, 췌도 분리, 분리된 췌도의 배양 및 기능평가, 췌도 이식 및 이식 후 췌도 기능의 적절한 모니터링 등 각 단계에서 종합적인 접근체계가 필요하다.

또한 췌도 공급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술 개발 또한 앞으로 췌도이식 시술이 많은 환자에게 적용되기 위해서는 넘어서야 할 장벽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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