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00년간 지구온도 0.74℃ 상승…세계 곳곳서 이상 징후



 "지구의 긴 역사를 1년으로 줄여 계산한다면 문명시대를 연 인류가 지구온난화에 영향을 주기 시작한 것은 1~2초 전에 불과하다. 지구가 1년 동안 안정시켜 놓은 대기와 기후를 인간이 불과 1초 만에 바꿔 놓은 셈이다. 이대로 1초가 더 지나면 지구에 큰 재앙이 닥칠 수도 있다. 하필이면 여러분들이 살아가야 할 시대에…" - "최열 아저씨의 지구온난화 이야기" 중에서.

 지구촌 기후변화의 결과를 고스란히 떠안아야 할 어린이 세대들에게 던져진 화두다. 지구가 급격한 열병을 앓고 있으며, 주원인 제공자가 인간이고, 폐해는 부메랑이 돼 곧 되돌아 올 것이라는 경고를 담고 있다.

1만년 걸릴 온도변화 1세기만에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정부간 협의체(IPCC)" 4차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00년간 지구의 체온은 0.74℃ 상승했다. 1세기 동안 1℃를 넘지 않는 변화가 대수냐고 물을지도 모르겠다.

 남극의 빙층조사에 따르면, 과거 지구온도가 1℃ 상승하는데 걸린 시간은 약 1만년에 이른다.

그런데 산업화 이후 인류문명은 단 한세기(20세기) 만에 이에 준하는 변화를 목격하고 있다. 더욱이 20세기 전체 기온상승치의 절반 이상이 1970년대 이후에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세계 보건기구(WHO)는 지난 25년간 매 10년마다 기온이 0.18℃ 이상 상승했다고 밝혔다. 지구의 역사로 본다면 지극히 짧은 기간에 급격한 기온상승이 벌어지고 있는 것.

 이는 오랜 기간 적절한 기온변화를 유지해 오던 자연현상의 균형(평형)이 무엇인가 다른 변수에 의해 깨졌음을 의미한다. IPCC는 이대로 간다면 향후 100년간(21세기) 지구온도가 6.4℃ 폭까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세한 변화에도 민감한 지구


 인체는 정상온도에서 1℃ 내외의 작은 변화만으로도 이상신호가 오고, 4~5℃ 범주를 넘어서면 생명을 위협받게 된다. 전문가들은 지구 역시 온도에 민감하다는 점을 지적한다.

체온이 주위환경과의 열교환(전도·대류·복사·증발)을 통해 적정유지되는 기전이 지구의 자연현상에 상응한다는 것. 수천만년 전 지구의 물리적·생태적 대변화를 야기했던 온도변화는 6℃ 차이였다.

 인체가 고온상태를 유지하면 세포가 손상돼 여러 건강장애가 발생하듯, 지구에도 다양한 이상징후들이 나타나고 있다. 온도가 올라가면서 해빙(解氷), 해수면 상승, 삼림 감소, 사막지역 확대, 산불 증가 등의 증상들이 뚜렷하다. 이같은 증상의 유기적 조합을 통해 나타나는 홍수, 가뭄, 태풍, 혹한(酷寒), 혹서(酷暑) 등의 기상이변도 연일 뉴스의 일면을 채워가고 있다.

주범은 과도한 "온실가스"


 WHO는 지구의 급격한 기온상승이 "자연적 변화에 의한 한계범주를 넘어선 것"으로 보고 있다.

자연상태의 평형이 유지되는 한 온실가스는 지구에 생명이 살기 적합하도록 적정온도를 유지해 준다. 문제는 온실가스가 균형수치를 넘어 과도하게 변화할 때다.

 과거 이같은 현상은 대륙이동을 비롯한 지형변화·천체 사이클·태양에너지 분출의 변화·화산활동 등 자연요인들에 의해 발생돼, 수천년 또는 수만년을 주기로 기후변화를 일으켜 왔다.

그러나 최근의 급속한 기후변화에는 인간의 활동이 일정 부분 개입됐다.


대기중 이산화탄소 증가도 가속


 산업혁명 이후 인간활동에 의한 온실가스 배출량이 크게 늘어 온 가운데 1970~2004년에는 70%가 증가했다.

이산화탄소의 연간 배출량은 무려 80%나 늘어, 2004년 배출된 인위적 온실가스의 77%에 달했다. 이는 당연히 대기중 온실가스 농도의 증가로 이어진다.

현재 대기중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380ppm으로 지난 250년간 100ppm이 증가했다. 특히, 최근 30년간 50ppm이 증가하며 가속현상을 보이고 있다.

 주목해야 할 점은 인위적 온실가스 배출량 및 대기농도가 최근 100년, 특히 30년 사이에 급격한 증가세를 보이며 지구온도 상승패턴과 정확히 일치한다는 것이다.

인위적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 - 대기중 온실가스 농도 증가 - 자연상태의 온실효과 균형 상실 - 지구기온 상승이라는 순차적 인과관계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자연재해· 질병 증가

 - 일·이차위협

 급격한 기후변화는 직·간접적으로 인간의 생명과 건강을 위협한다. 우선 지구온난화는 극단적인 기상변화를 야기하고, 이는 곧 자연재해로 이어져 사망과 상해를 증가시키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동시에 식수공급시스템·건강 및 위생시설의 파괴, 생태계 교란 등의 원인이 돼 여러 만성질환이나 수인성·감염질환을 유행시키는 이차위협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WHO에 따르면, 1990년대 발생한 기상이변은 2078건이었으며 직·간접적 영향으로 60만명 이상이 사망했다. 특히, 사망자의 대부분은 아프리카·동남아시아·서태평양·남미·동유럽 지역에서 집중 발생했다. 1970~2000년까지 기온상승으로 인한 전세계 사망자 수는 연간 15만명 이상에 이른다.

 - 폭염

 폭염은 극단적 고온현상으로 인해 심혈관 또는 호흡기질환 환자의 사망위험을 증가시킨다. 폭염의 횟수는 기온상승과 연관성을 맺고 있어, 여름철 기온이 2~3℃ 올라가면 발생빈도가 2배 정도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더욱이, 일일 최고기온 36.5℃ 이상에서 기온이 1℃ 증가시마다 사망률은 28.4% 증가한다.

 - 열대성저기압

 태풍은 해수의 온도상승으로 증가된 수증기량이 원인인 열대성저기압으로 지구온난화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최근에는 지구의 기온이 급상승하면서 슈퍼태풍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막대한 인명·재산피해를 내며 우리나라를 강타한 태풍 "루사"와 "매미", 미국의 허리케인 "카트리나" 등은 초속 67미터 이상의 슈퍼태풍급이었다.

 - 감염질환

 감염질환은 기후변화에 따라 폐해가 확산될 수 있다. 숙주·매개체·병원체가 기후변화로 인해 각각의 생육환경 에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말라리아의 경우 기온상승으로 발육기간이 단축되고 성충비율이 증가하는 것은 물론 서식지가 고지대로까지 확산돼 인간과의 접촉기회 역시 늘고 있다. 2080년 전세계 인구의 80%가 말라리아 위험지역에 있게 되며, 40%가 감염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 수인성질환

 매년 180만명이 안전한 식수공급 부족 원인의 설사로 사망하고 있다. 오염된 물에는 100가지 형태 이상의 병원성 세균·바이러스·원생동물들이 발견된다.

이를 통해 급성복막염, 무균성뇌막염, 콜레라, 설사 및 위장염, 심장질환, 당뇨병, 신장질환, 간질환 등 다양한 질병이 발생한다. 수인성질환은 강수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만큼, 지구온난화의 영향하에 있다고 할 수 있다.

 - 대기오염

 지구의 온도상승은 기상 또는 날씨변화를 유도해 대기중 오염물질의 농도를 결정하고, 전력생산을 위한 연료소비와 같은 인위적 오염물질 배출량을 증가시키는 등 영향을 미친다. 고온현상으로 인해 알레르기 유발물질과 관련된 식물종의 분포와 이동에 영향을 줘 알레르기질환과도 밀접한 관계를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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