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로 오인 조기진단 기회 잃는 경우 다반사


천식 환자 3명 중 1명만 적절한 진단·치료
COPD 환자 이상 느낄땐 이미 폐기능 손상




































 인구의 노령화는 21세기에 세계적인 추세이며 가장 큰 도전중 하나이다. 2001년 통계상으로 65세 이상의 인구(연령으로 정의되는 노인)가 전 인구의 7%를 넘어 노령화사회가 됐다.

또한 대한천식알레르기협회의 보고에 의하면 우리나라 65세 이상의 노인 연령에서 천식 유병률은 12.7%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나, 국민 평균수명이 70세를 넘어선 현재 노인 천식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부담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므로 천식의 초기 진단과 적절한 치료는 노인 천식의 유병률뿐 아니라 사회적 비용을 낮출 수 있는 좋은 전략이라 할 수 있다.

 한편 대한 결핵 및 호흡기학회가 지난 해 전국 9개 대학 병원을 대상으로 10년간(1997~2006년) COPD 입원 환자 현황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전체 입원 환자수가 4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국내 8개 병원을 대상으로 2001년부터 2004년까지 병기별 평균 의료비용을 분석한 결과, 약제비의 경우 4기에 해당하는 환자는 1기에 해당하는 환자에 비해 연평균 3.2배의 경제적 비용부담을 가지고 있었다.

COPD는 기침 등 흔한 증상으로부터 시작되어 천천히 진행하기 때문에 이상을 느껴 진찰했을 때에는 이미 폐기능이 50%이상 손상된 경우가 많다.

 따라서 COPD 치료의 핵심 역시 조기진단을 통해 폐기능 손상의 진행을 막는 것이다.

 이처럼 조기진단이 중요하지만 아직도 많은 환자들이 제대로 된 진단없이 단순한 감기 치료를 받고 있는 경우가 많다.

한 보고서에 의하면 국내 300만여명의 천식 환자중 진단과 치료를 제대로 받는 환자는 3명중 1명꼴이었으며, 해마다 4000여명이 천식으로 사망하고 있다. 이즈음에서 기도염증성질환의 진단법들을 살펴보자.

증상을 통한 검사

 기도염증성질환의 진단 적중률을 높이기 위한 쉬운 방법으로 진단을 통한 진단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천식알레르기협회는 2006년 "간편한 천식 진료(EAM) 프로그램"을 개발을 완성하여 원하는 의사들에게 무료로 배포중이다(그림). 증상에 근거한 이 진단프로그램은 기도과민반응 또는 기관지확장제 반응검사가 어려울 경우 천식 진단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J Korean Med Sci 2007;222:83).

 한편 최근 보고된 연구에 따르면 호흡기증상은 기류폐쇄의 가치있는 예측인자로 폐활량측정이 필요한 환자를 스크리닝시 활용할 수 있다(Scand J Prim Health Care. 2008;26:92).

 기류폐쇄를 유발하는 COPD의 초기단계 환자들은 주로 개원의들과 접하게 되고, 이때 진단은 증상에 대한 평가로부터 시작되기에 각 증상의 예측인자로서의 중요도를 확인한 연구는 의미를 가진다.

 연구팀은 기류폐쇄 진단시 호흡기증상의 진단적 가치를 평가하기 위해 60세 이상 환자 3954명을 대상으로 증상에 대한 설문과 함께 폐활량을 측정했다.

천명음, 느린 걸음시 호흡곤란, 빠른걸음시 호흡곤란, 가래섞인 기침은 전반적인 기류 폐쇄의 독립적인 예측인자로 대응위험도(OR, Odds Ratio)는 각각 1.5, 1.8, 1.4, 1.6이었다(심각한 기류페쇄의 경우 2.4, 2.4, 2.4, 1.6). 흡연경력(OR 2.4) 또는 현재 흡연(OR 5.8)은 보다 중요한 예측인자였다.

폐기능검사

 폐기능검사는 천식 및 COPD 진단에 있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특히 COPD의 경우 폐기능검사는 반드시 요구되며, 페기능검사로 확실한 진단이 가능하지만 숙련된 인력이 필요하다는 단점도 동반한다.

폐활량측정법을 시행하여 FEV1/FVC(1초간 노력성호기량/노력성 폐활량의 비)가 70%미만이면 COPD 를 진단하기도 하지만 폐기능이 50~60%로 감소해야 호흡기 증상이 있게 되므로 폐활량측정없이 호흡기 증상만으로는 조기진단에 어려움이 따른다.

 천식의 경우 그밖에 기관지확장제 반응검사, 기관지유발검사가 사용되며 진단 정확도를 높이는데 있어 다른 어떤 진단법보다 정확한 기능을 하고 있다.

호기시 산화질소 측정

 호흡기질환과 관련 호기시 산화질소(NO)는 기도염증의 지표로 쉽게 측정이 가능하다. 최근들어 호기시 NO가 진단과 항염증치료 모니터링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Recent Prog Med. 2008;99:258). 호기시 NO는 건강한 환자에서 높고 천식 환자에서 낮게 관찰되며, 치료가 효과적으로 이루어질 경우 증가한다.

 한편 COPD에서 NO의 역할은 다양한 결과를 보고하고 있다. NO 측정은 빠르고 간단하다는 장점과 더불어 산화질소 분석기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고 호산구증가성 기도 염증에 대한 간접적인 확인만이 가능하다는 한계를 동반한다.

기도내 염증검사

 최근 보고된 연구는 일차진료기관 외래환자의 경우 객담의 반정량적 세포학적 검사가 염증성 기도질환의 진단을 도울 수 있다고 제안했다(BMC 2008;8:5).

연구중 객담검사를 통해 새로운 단서를 찾아낸 사례는 전체 시험군중 10%에 불과했지만, 반정량적 방법에 의해 확인된 기도염증에 대한 추가 정보는 경험많은 임상의의 의견을 바꾸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독일 Groβhansdorf병원 홀츠(Olaf Holz) 연구팀은 481명의 객담 샘플의 반정량적 세포학적 검사결과(세포수에 따라 고,중,저로 구분)와 임상의의 최종진단 결과를 후향적으로 비교했다.

이같은 접근은 객담 분석의 진단적 가치를 평가하고자 이루어졌다. 또한 108명의 환자에 대해서는 객담 세포학적 검사 전후 진단에 대한 신뢰도와 진단과정에 미치는 영향을 전향적으로 평가했다.

 481명의 환자중 45%가 진료시 천식과(또는) 기도과민반응으로 진단받았으나, 객담검사 후 높은 호중구수를 보인 환자에서 천식 진단률은 73%로 상승했다

(p<0.001). COPD 진단은 진료시 40%에서 객담검사 후 호중구수가 높은 환자에서 66%로 증가했다(p<0.01). 최종 평가대상에 포함된 75명의 전향적 시험군중 48명이 객담 세포검사 이후 확진을 내릴 수 있었고, 15명은 세포검사 결과가 제공한 새로운 단서로 인해 진단명이 바뀌게 됐다.

 현재 천식 또는 COPD(만성폐색성폐질환) 진단시 기도내 염증 평가는 임상현장에서 일반적으로 적용되고 있지 않다. 그러나 기도 염증에 대한 간접적 평가의 한계때문에 과거부터 기도내 염증세포를 직접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방법의 필요성이 제기되어 왔다. 이런 면에서 객담검사를 통한 반정량적 기도세포 검사는 간단하고도 경제적이며 비침습적인 방법으로서 임상현장에서 가치있게 사용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주장한다.

 연구에 대해 중앙의대 용산병원 호흡기내과 최병휘 교수는 "개원가에서 객담검사를 하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므로 국내 상황에서는 비용효과가 떨어진다"며 천식의 경우 앞서 언급한 EAM을 통하여 간편하게, COPD는 폐활량검사를 통한 조기진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도움말; 최병휘 중앙의대 교수·용산병원 호흡기내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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