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연구 결과 달라 명확한 결론 어려워

ADA 연례학회, 쟁점 부상


 제2형당뇨병 환자의 혈당수치를 정상수준까지 집중강하시킨다면 궁극적인 합병증 예방혜택이 있을까? 학계와 임상현장의 반응은 "아직은 잘 모르겠다" 또는 "결론은 아직 이르다"는 분위기다.

 심혈관질환 가이드라인은 현재 고위험군 환자의 LDL 콜레스테롤 목표치를 100mg/dl 미만으로 잡고 있다. 초고위험군의 경우 70mg/dl 미만까지 내려간다. 혈압 역시 당뇨병이나 신장질환 등을 동반한 고위험군은 130/80mmHg 미만을 권고한다. 고혈압 경계치는 물론 전단계보다 낮은 수치다.

 과거에 비해 월등히 낮아진 이들 목표치는 앞으로도 계속 끌어내려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현재의 심혈관질환 예방전략은 정상인 수준으로까지의 위험인자 조절을 요구하고 있다. 공격적 조절의 임상혜택에 대한 대규모 RCT 연구들이 일관된 결과를 향해 왔기 때문이다. 조기에 많이 낮추면 낮출수록 임상결과가 좋다는 것. 그렇다면 환자의 70% 정도가 심혈관합병증으로 사망하는 당뇨병에서 고혈당 관리전략은 어떨까?

 혈당강하 자체의 중요성은 여전히 불문율에 속한다. 당뇨병 임상시험의 대부격인 "UKPDS" 연구를 보자. 당화혈색소(A1C) 1% 감소를 통해 관련 사망위험을 21%, 심근경색 14%, 미세혈관합병증은 37%까지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가이드라인 권고수준 미만을 목표로 하는 집중 혈당조절로 타깃이 옮겨지면 얘기가 좀 달라진다. 최근 이와 관련해 발표된 일련의 연구들이 각각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달 초 열린 미국당뇨병학회(ADA) 연례 학술대회 역시 이 문제가 쟁점이었다. 논쟁의 시발점은 올해 초 중간결과가 발표되면서 일부 시험군이 중단된 "ACCORD" 연구다. A1C를 보다 공격적으로 낮췄을때 심혈관합병증 및 사망위험이 감소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결과는 정반대였다.

 ADA 연례학회 발표를 기점으로 제2형당뇨병 환자에서 집중 혈당조절의 임상혜택 여부를 들여다 볼 수 있는 연구는 4개 정도다. "ACCORD", "ADVANCE", "VADT", "Steno-2"가 이에 해당한다. 각각의 연구들은 서로의 결과를 뒤집으며 명확한 결론을 거부하고 있다.

 ▲"ACCORD"는 공격적 혈당저하 시 사망위험 증가에 이어 심혈관합병증 감소에도 별다른 혜택이 없었던 것으로 이번 학회에서 발표됐다. 혈압에 이어 집중 혈당조절 결과가 발표된 ▲"ADVANCE"는 일차종료점이었던 미세혈관합병증 감소와 관련 우수성을 입증했다. 하지만, 기대를 모았던 대혈관합병증(심혈관질환)은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했다.

 ▲"VADT" 역시 심혈관계질환 발생감소를 확인하지 못했다. 하지만, 두 연구는 "ACCORD"에서 문제가 됐던 사망위험 증가가 나타나지 않아 우려를 다소 덜어주고 있다. "ACCORD"와 "VADT"의 미세혈관합병증 관련 결과는 차후에 발표될 예정이다.

 ▲"Steno-2"의 집중 혈당조절 그룹은 7.8년 시점에서 심혈관질환 위험도와 13.3년 시점에서 사망률 감소를 보고했다. 대상환자 160명으로 규모는 작지만 최장기간 관찰이 진행된 연구였다.
 학계는 이들 연구를 근거로 제2형당뇨병 환자 모두에게 공격적인 혈당강하 전략을 적용할 필요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Steno-2"를 제외하고는 모두 심혈관합병증 혜택을 증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심혈관 고위험군 환자에게 2~3제 병합과 인슐린을 포함하는 공격적 약물요법에 신중한 고려가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도 여기서 파생된다.

 하지만, "ADVANCE"와 "Steno-2"는 미세혈관합병증인 신장질환의 감소를 확인했다.

당뇨병성 신증 등은 심혈관질환을 야기하는 인자인 만큼, 미세혈관합병증 혜택 역시 임상결과와 중요한 상관관계를 맺는다. "ACCORD"와 "VADT"에 대한 분석에서 같은 결과가 추가확인된다면, 이전부터 제기돼 왔던 미세혈관합병증 감소효과는 인정되는 셈이다. 이는 집중 혈당조절의 임상적 혜택이 있다고 말할 수 있는 중요한 과학적 근거가 된다.

 또한, 우려했던 사망위험 증가가 "ACCORD"를 제외한 나머지 연구에서는 없었다. 추후연구나 추가분석을 통해 심혈관 고위험군 환자에서 집중 혈당강하 전략이 "사망위험 증가 없이 미세혈관질환 예방에 혜택을 주는 것"으로 귀결된다면, 해당 전략의 전방위적 적용이 다시 한번 임상에서 고려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논쟁을 토대로 현단계에서 내릴 수 있는 제2형당뇨병 환자의 혈당조절에 대한 명확한 결론도 있다. 각각의 상이한 연구결과에도 불구하고 A1C 감소의 임상적 혜택은 명확한 만큼 현재의 가이드라인이 권고하는 목표치 도달에 힘써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들을 통해 현재의 혈당강하 전략이 변화돼서는 안된다는 말이다. ADA는 A1C 7%를 목표로 삼고 있다.

 대한당뇨병학회는 6.5% 이내로 권고하며 적극성을 보이고 있지만, 이는 상대적으로 너무나 열악한 우리나라의 혈당조절 실태에 경각심을 주기 위한 고민이 반영된 측면도 있다. 유럽 역시 6.5%를 적정선으로 잡고 있다.

"CardioEndo News" 섹션에서는 앞서 설명한 네가지 연구에 대한 보다 자세한 설명 및 분석과 동시에 이를 토대로 한 심혈관 고위험군 제2형당뇨병 환자의 혈당강하 전략을 제시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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