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모르는 새 봄은 오더라

"눈앞 어려움만 보지마라" 봄맞이 채비하는 겨울산서 교훈




의료계의 복잡한 현안과 갈수록 심화되는 병의원 경영난. 희망이라고는 찾아 볼 수 없는 것이 오늘의 의료계 현실이다. 따라서 어디서든 무언가의 돌파구 모색이 절실하다. 이를 산에서 찾는 의사들이 있다. 바로 1천여명의 대한의사산악회 회원들이 그 주인공이다.
 산이 주는 교훈을 통해, 산에서 얻은 호연지기를 통해 이를 극복하려고 하는 것이다. 대한의사산악회를 이끌고 있는 백경열 회장(의협 공보이사. 백 정형외과의원장)을 만나 산으로부터 얻은 새해의 희망찬 소리를 들어봤다.
 "등산은 여타 다른 취미보다도 회원간 단합을 위해서는 최고의 활동이죠. 함께 땀을 흘리면서 목표점을 향해 밀고 끌며 가는 등산은 동료애를 한껏 느끼게 합니다. 암벽 오르기 등 위험 지역에서 서로 부축하고 이끌어주는 동료애는 다른 레저에서는 찾아 보기 어렵습니다.
 등산은 혼자 할수도 있지만 단체로 무리 지어 오르는 경우가 많으므로 화합의 장을 자연스럽게 만들게 되지요. 진료실에서의 스트레스와 경영난으로 어려움에 봉착해 있는 의사 회원들이 의료계 등반 모임에 적극적으로 동참, 이의 참 의미를 되새겨 보고 등산을 통한 회원간 단합의 힘도 과시해 보시기 바랍니다." 백경열 대한의사산악회장이 말하는 등산 예찬론이다.
 백 회장은 지난 2000년 의권 쟁취 운동이 한창일 때 대한의사산악회 주관으로 열린 등반 대회에 3백여명의 회원들이 참여했었는데 수많은 일반 등반객들이 모인 자리에서 의료계의 정당한 주장이 담긴 의권수호 선언문을 낭독하는 등 나름대로 홍보와 의료민주화 운동 등을 전개했었다"고 소개하고 앞으로도 의료계의 발전을 위해 전국 1천여 회원들이 나서야 하는 상황이 도래한다면 서슴없이 몸과 마음을 하나로 묶어 실천적 행동으로 앞장서 견인할 의지도 있음을 내비췄다.
 등반으로 마음과 마음이 통한 회원들이기에 한 마음 한 뜻으로 한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岳友로서의 동료애가 남다르다며 의료계가 난관에 부딪쳤을 때 산사나이로서 강하게 하나된 힘을 발휘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백 회장은 "등산이 심신의 건강에 좋다는 것은 굳이 역설하지 않아도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지만 이보다는 자신이 정한 정상에 오를때까지 맞닥뜨리는 수많은 난관들을 극복하고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겼다는 성취감은 빼놓을 수 없는 등산만이 갖는 매력"이라고 피력하고 등산과 인생은 닮은 점이 매우 많다고 언급했다.
 백 회장은 그 이유로 등산도 인생도 모두 정상을 향해 오르고 정상에 오르면 정상에 계속 머무르고 있기를 바라지만 하산해야 하는 것이 필연이라는 점을 들었다.
 특히 백 회장은 산에 오르면 오를수록 진료에도 큰 도움이 될수 있음을 역설했다. 등산은 천천히 여유롭게 높고 낮은 산을 오르는 것으로 이것이 습관화되면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하는 수술 등 진료시 자신도 모르게 자연스럽게 진료 행위도 속도 조절을 해가며 이에 만전을 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인내와 체력적인 면 역시 등산이 진료에 도움을 주는 부분임을 언급했다.
 산을 오르다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체력 단련과 함께 어려움을 스스로 이겨내고 인내할 수 있는 인성이 길러진다는 것이 백 회장의 설명이다.
 또 백 회장은 "겨울 산행의 경우 육안으로 보기에는 도저히 봄이 올 것 같지 않을 정도로 산 전체가 겨울 공화국인데 가만히 땅에 귀를 기울이면 땅 밑으로 봄이 오는 소리가 들린다"며 의사 회원들도 겨울산처럼 보이는 곳이 아닌 보이지 않는 곳에서 봄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는 산이 주는 교훈을 배워야 한다고 제안했다.
 백 회장은 대한의사산악회에 대해 현재 16개 지회가 있으며 이들 지회들은 자체적으로 등반 대회를 개최하며 활성화를 도모하고 있다고 전하고 대한의사산악회가 정기산행과 단합등반 등을 연례적으로 진행하고 있으므로 적극적으로 참여해 동료로서의 단합과 우의를 다지고 심신을 단련, 건강한 삶을 누려 줄 것을 당부했다.
 산악회 회원들에게는 산이 주는 교훈을 거울 삼아 진료와 의사회 회무 등에 최선의 노력을 해 줄 것을, 일반 의사 회원에게는 산을 오르면 인생을 알고 마음이 풍요로워 져 건강과 행복을 얻을 수 있으므로 등산에 관심을 가져 줄 것을 각각 부탁했다.
 백경열 회장은 의대 1학년 때 등산에 심취해 등산 동아리에 가입, 국내산은 물론 외국의 유명산들도 여럿 정상에 오른 등산 매니아이다. 등반 경력 30여년이 이를 말해주고 있다. 백 회장은 올해 첫 산행에서 희망을 찾는다는 생각으로 신년 첫 산행지를 물색중이다.
사진·김형석 기자 hskim@kims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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