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공급 충분할까


생산국가 몇 안돼…한국 연말께 공장 완공
타미플루 비축 계획 권장량 크게 못미쳐








































































































FDA 승인 백신 1종 2년내 더 등록될 듯

 인플루엔자 백신은 크게 계절성인플루엔자(seasonal influenza) 백신과 사전-대유행(pre-pandemic) 백신, 대유행(pandemic) 백신으로 나뉜다.

계절성인플루엔자 백신은 매년 순환·유행하는 인플루엔자 종류에 맞게 업데이트하는 백신이고, 사전-대유행 백신은 H5N1 계열같이 대유행(pandemic)이 될 가능성이 있는 바이러스에 일치하는 항원을 가지고 있는 백신을 말한다.

 이에 비해 대유행 백신은 미래에 대유행할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로부터 보호하는 백신으로 아직까지 어떤 항원을 가지고 있을지 알 수 없다. 다만 대유행 인플루엔자로부터 완벽하게 보호받기 위해서는 평균보다 많은 도스의 접종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AI에 대해서는 사전-대유행 백신이 적용되고 있다. 현재 미국식품의약국(FDA)로부터 승인받은 AI 백신은 2007년 사노피-파스퇴르(Sanofi-pasteur)의 플루존(Fluzone)뿐이지만 앞으로 6개월~2년 사이에 다른 AI 백신들이 등록될 것으로 WHO는 예상하고 있다.

최근 EU가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프리팬드릭스(Prepandrix)를 승인하고 유럽 27개국 판매를 허가한 것은 WHO의 전망을 잘 반영해주고 있다.

연간 생산 가능량 1억명 분량도 안돼

 문제는 충분한 양이 공급되는가 하는 점이다.

 국제백신연구소(International Vaccine Institute, IVI)의 존 클레멘스 사무총장은 최근 인터뷰에서 "현재 전 세계에서 연간 생산 가능한 유행성인플루엔자 백신의 양은 약 10억 도스 정도"라고 말했다.

AI 백신은 한 사람당 훨씬 많은 양을 요구하기 때문에 기존방법으로 생산 가능한 AI 백신의 양은 1억명 분량도 안된다는 것. 또 유행성인플루엔자 백신의 생산시설을 이용해야 하기 때문에 생산이 제한적이라는 점도 원인으로 지적하고 있다.

 현재 이용되고 있는 인플루엔자 백신 제작방법은 계란에 백신 균주를 넣어 바이러스를 배양하는 기존의 사백신(killed vaccine)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AI 백신생산이 가능한 나라는 미국을 비롯 영국, 일본 등 몇몇 국가 밖에 없다.

 우리나라의 경우 녹십자에서 다음달에 백신 공장을 완공, 2010년부터 자체 생산을 시작한다는 계획이지만 연간 생산가능량은 20만 도스 정도로 예측하고 있다.

 고려의대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는 우리나라의 AI 백신에 대한 준비가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한다. 설비도 미흡하지만 원료도 전량 수입되고 있는 실정으로 실제로 발생했을 때에는 원활한 대처가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은 AI 백신 승인에 발빠르게 움직인데 이어 AI 백신을 보유하고 있는 사노피-파스퇴르와 메드이뮨(MedImmune)과 5년 계약을 맺어 자국의 백신 공급량을 확충하고 2011년까지 6억 도스를 확보한다는 계획을 진행하고 있다. 일본은 자체적으로 백신을 준비해 2000만 도스를 비축하고 있고 스위스도 전 국민이 사용할 수 있는 양을 비축해두고 있다고 말한다.

타미플루 항바이러스제 고위험군에 예방효과도

 백신과 함께 부각되고 있는 것은 AI 치료제다.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는 치료제는 오셀타미비르(oseltamivir) 제제인 타미플루(Tamiflu)다. 타미플루는 항바이러스제로 조기에 사용됐을 때 AI 환자의 사망률 감소에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증상이 발생한지 1~3일 안에 치료를 시작하고 75mg의 양을 하루에 2번씩 5일 복용하는 것을 성인 표준용량으로 정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증상이 나타날 경우에는 양과 기간을 성인기준으로 150mg 용량을 하루에 두 번 10일로 늘려 사용할 수 있다고 말한다(NEJM, 2008; 358: 261-273).

 질병관리본부에 의하면 일부 예방효과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현재 AI 발생 농장종사자나, 살처분자 등 고위험군에게 75mg 용량을 1일 1회 투여하도록 하고 있다.

 최근 질병관리본부는 타미플루의 비축량을 124만명분에서 240만명분으로 증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국민의 20~30%에 해당하는 양이 비축권장량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우리나라는 1000만명분을 비축해둬야 해 아직 한참 부족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 H5N1과 H1N1의 변이에 대해 경고하며 타미플루 뿐만 아니라 자나미비르(zanamivir, Relenza)를 포함한 다른 종류의 항바이러스제제의 비축도 함께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한 최근 연구는(Nature Online publication, 2008; doi: 10.1038/nature06956) AI의 위험도를 확인시켜줌과 동시에 치료제 비축을 포함한 대책마련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다른 국가들을 따라가는 게 아니라 잠재적 위험에 대한 앞서가는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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