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의학 기술 퍼스널지놈프로젝트로 진화

질병예측·예방하는 개인 맞춤의료시대 도래

대한유전의학회 학술대회



 지금까지 의학의 접근 방법이 질병이 발생한 후 치료를 하는 후향적인 방법이었다면 머지않은 미래에는 질병 발생 전에 이를 미리 예측하고 예방하는 유전의료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 3일 의협 100주년 종합학술대회에서 열린 대한유전의학회 학술대회에서는 일본 동경대학의 유수케 나까무라(Yusuke Nakamura) 교수와 미국 하버드대학의 조지 처치(Georgr Church) 교수가 참석해 21세기 유전의료시대에서 "맞춤의학"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짚어보고 이를 실용화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기조강연에서 나까무라 교수는 일본 바이오뱅크 및 일본 내 맞춤의학을 위한 연구 현황을 소개했으며, 처치 교수는 개인별 유전자 정보 분석 연구의 중요성에 대해 역설했다. 처치 교수는 유전자 분석 연구를 세계적으로 주도하고 있으며 개인별 유전자 정보를 분석해 개인별 유전자 지도를 만들어 판매하고 있는 Knome(놈)의 창립자로도 유명하다.

 처치 교수에 따르면 유전의학 분야 기술은 매우 빠르게 진보하는 영역으로 1990년대 시작된 인간 유전자정보를 분석하는 유전의학 연구는 10여년이 지난 현재 개개인의 유전자정보 지도를 해독하는 퍼스널지놈프로젝트로 진화했다.
 퍼스널지놈프로젝트는 인간 개개인의 유전자 정보를 분석해 개인별 유전자정보 지도를 규명하는 것으로 이에 근거해 개인별 유전적 개체성에 따른 질병 유발 원인과 약에 반응하는 차이 등을 알아내기 위한 것이다. 또 암을 비롯한 치명적인 각종 질병의 유전자 위치와 염기서열을 명확하게 파악해 유전자 치료법 등에 의해 획기적인 질환치료를 가능하게 할 수 있고, 확보된 개인의 유전정보는 사회적인 개인정보와 함께 활용될 수 있다.

 처치 교수에 따르면 한사람의 유전자정보를 해독하는데 3개월의 시간이 걸리고 35만 달러의 비용이 소요된다. 처치 교수는 "유전자정보 분석에 물리적으로 많은 비용과 시간이 소요돼 대중화가 어렵다는 것이 한계"라며 "앞으로는 비용을 줄여 대상자를 늘릴 계획으로 개인 유전자지도 1000개 정도가 수집되면 질병발생 원인을 과학적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의 경우도 지난 2000년에 밀레니엄지놈프로젝트라는 유전자정보 분석 작업에 돌입했으며 일본 전역 66개 병원, 1000명의 코디네이터가 이와 관련된 업무를 지원하고 있다.

 수집된 정보의 양도 방대해 전체 질병으로는 30만 케이스가 수집됐으며 당뇨병만 하더라도 4만 케이스의 DNA, 혈청 임상 정보, 약물 부작용 정보 등을 보유하고 있다.

 나까무라 교수는 "유전자정보를 이용한 안전하고 효과적인 약물을 개발한다면 고령화 사회 진입에 대비해 예방적 차원의 치료가 가능해질 것"이라며 "한국의 경우 고령화 진입 등 인구변화가 일본과 비슷하고 유전적으로 가깝다"고 강조하고 양국의 협력을 언급했다.

 처치 교수도 "미국은 백인들을 중심으로 연구가 진행되는 만큼 한국이 동아시아인들에 대한 유전자 분석을 주도한다면 상호 간에 교류할 수 있는 점이 많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서울대 유전체의학연구소(소장 생화학교실 서정선 교수)가 진행하고 있는 유전자정보 분석 연구는 지난 2001년 인간유전자지도 초안을 바탕으로 해 현재 상당한 수준의 유전자 정보를 해석하는 상태까지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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