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CNS·삼성전자 등 대기업 적극 진출

영세업체 성장 여력 확보 선행돼야


 의료산업으로의 진출에 도전장을 내미는 타업종 업체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거대한 자본력을 가진 대기업의 참여가 높다.

 우선 최근 열린 국제의료기기·병원설비전시회(KIMES2008)에는 예년보다 의료산업 이외에 다양한 업종의 참여가 늘었다. 조명업체인 룩소코리아는 병원·수술용 조명을 집중적으로 선보였다.

 회사측은 "한층 밝고 선명하면서도 눈을 해치지 않는다"고 설명했으며, 이색 업체 참여로 많은 의료인들로부터 관심을 샀다.

 세계적인 가전회사인 독일의 밀레도 병원용 세척 장비를 들고 나와서 화제를 모았다. 밀레의 관계자는 "높은 위생수준을 요하는 병원의 수술용 도구 등을 세척하는 의료용 전문 세척기"라며 "2개의 강력한 순환펌프를 장착해 각종 수술용 도구들을 단시간에 세척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라고 소개했다. 국내에 여의도성모병원과 순천향대병원이 도입했으며, 향후 판매망을 확대해 의료산업에서의 전문성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의료IT 영역에서는 LG CNS, 현대정보기술 등 대기업들이 진출한 가운데, IT강국의 이점을 살려 의료산업의 진출이 줄을 잇고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서 2010년 국내 U-health 이용자가 700만명, 시장규모가 1조 800억원이라는 거대한 시장 규모가 형성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는 터다.

 대표적인 곳이 삼성전자로 의료기기에 정보기술(IT)을 융합한 제품을 "신성장동력"으로 보고, 연구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바텍(VATECH)과 공동으로 엑스레이 촬영사진을 디지털 영상정보로 전환시킬 수 있는 초정밀 디지털 엑스레이 디텍터 개발에 성공했으며, 인터넷 전화 등을 통해 즉각적인 응급조치를 가능하게 한 모바일UC 시스템을 구축한 바 있다. 특히 삼성의료원과의 시너지를 통해 의료산업 진출에 한껏 박차를 가하고 있다.

 코오롱계열사인 컴퓨터 시스템 제조 및 소프트웨어 자문업체 코오롱아이넷도 지난해 강원도 만성질환원격진료시스템 수주에 이어 서울대병원의 EMR 구축사업을 수주하면서, 의료산업에 진출하게 됐다.

 코오롱아이넷은 ▲재택환자 대상 원격진료시스템 ▲환자이동 및 진료상황 관리시스템 ▲입원환자 원격모니터링시스템 등을 구축하게 되는데, 향후 사업 수주를 늘려 U-헬스케어 분야의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또한 당장은 기술력의 부족으로 수입에만 의존하고 있는 암의 진단 및 치료를 위한 의료기기 개발에도 욕심을 내게 됐다.

 전기와 관련된 다양한 분야 연구를 수행해온 한국전기연구원에서 2005년 새롭게 출발한 융합기술연구단이 최근 안산에 별도 분리하면서, 전자 응용기술, 센서 기술, 광학 기술, 레이저 및 X-ray 기술 등을 바탕으로 의료 임상 기술을 융합한 차세대 암 진단 의료기기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지난달에는 "차세대 암진단 및 U-health 의료기기분야 미래전략 세미나"를 직접 개최하는 등 의료산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보고, 주체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연구단 김용주 단장은 "국가 의료기기 분야의 발전과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한 전문 의료인과 공학인의 만남을 자주 마련하겠다"며 "의료인이 원하고 필요로하는 핵심 기술 개발에 매진하겠다"라고 밝혔다.

 이같은 움직임에 대한 기대와 우려의 목소리가 공존하고 있다.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관계자는 "영세한 업체들이 많은 국내 의료산업 시장에 자본력을 기본으로 많은 투자가 유치된다면 진보된 기술개발을 시도할 수 있다"고 해석했다.

 그는 "다만, 현재도 어려워 하고 있는 국내 업체들이 많이 있는데, 경쟁상대가 늘어나면 더 큰 어려움을 호소할 수 있다"며 기존 업체들도 성장이 가능하도록 여력을 만들어 주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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