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월드 데이터 공개...중단율 27.7%, 부작용 이유가 절반
국내 미도입 에이모빅, 도입 여부도 불투명 "내부 확인 중"

[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노바티스의 편두통 신약 에이모빅(성분명 에레누맙, erenumab)이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에이모빅 출시 이후 발표된 리얼월드 데이터에서는 환자의 치료 중단율이 높았고, 게다가 국내에서는 도입이 불투명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임상연구서 좋은 반응 보인 에이모빅, 현장에서는?

최근 The journal of Head and Face Pain 저널에는 편두통 예방 치료에 사용되는 노바티스 에이모빅의 리얼월드 데이터가 발표됐다.

에이모빅은 칼시토닌 유전자 관련 펩타이드(CGRP) 수용체 단일클론항체다.

임상2상과 3상에서는 일시적 또는 만성 편두통 예방에 좋은 효능을 보였고, 내약성도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미국 메이오클리닉 Amaal J. Starling 교수 연구팀은 3차 의료기관 두통 클리닉을 찾은 복잡한 동반질환과 불응성 편두통이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에이모빅의 임상연구 결과를 검증하기 위한 시판 후 연구를 진행했다.

6개월 간의 에이모빅 치료 후 실제 성능을 입증하고자 한 것이다.

연구팀은 최소 1회 에이모빅주사(70mg 또는 140mg)를 투여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후향적, 탐색적, 관찰연구를 수행했다.

연구는 진료차트 검토와 전화 통화를 통해 얻은 데이터와 에이모빅 치료 6개월 후 후속 전화통화를 통해 얻은 데이터를 비교했다.

1차 목표점으로는 완전한 6개월 데이터를 보유한 환자의 베이스라인 대비 월별 자가보고 두통일수 감소를, 2차 목표점으로는 두통의 심각도 분포, 반응자 비율, 편두통 장애 평가점수, 부작용, 비효과적 예방법, 동반질환, 중단율 등으로 설정했다.

연구에 참여한 101명의 환자 중 89.1%(90명)는 여자였고, 평균 연령은 49세였다.

101명의 환자 중 94.1%(95명)는 만성편두통을, 5%(5명)는 일시적 편두통, 18.8%(19명)는 약물 남용 두통을 갖고 있었다.

연구 참여자들의 월별 두통 및 편두통 일수는 각각 평균 24.3일, 18.2일이었다. 이들은 에레누맙 투여 전 평균 11.2개의 경구용 약물과 4.8개의 약물로 두통 치료를 시도했다.

 

임상적 반응 긍정적이지만...중단율 '27.7%'

연구 결과에 따르면, 연구 참여자 42.6%(43명)의 데이터가 사용 가능했다.

43명의 참여자들의 경우 에이모빅 치료 전후 월간 두통일수는 평균 24.8일에서 18.3일로 감소했다(p>0.01).

월간 편두통 일수도 같은기간 동안 19.1일에서 10.7일로 8.4일 줄었다(p>0.01).

다만, 치료 중단율이 높은 건 한계로 지적됐다.

연구팀은 "에이모빅은 전반적으로 상당히 긍정적인 임상 반응을 보였다"면서도 "하지만 치료 중단율은 높았다"고 설명했다.

실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연구에 참여한 101명의 환자 중 27.7%(28명)는 효과가 없었거나 부작용으로 치료를 중단했다.

자세히 보면 효과가 없었던 환자는 39.9%(11명)였고, 부작용으로 치료를 중단한 환자는 42.9%(12명)에 달했다.

실제 올해 6월 열린 미국두통학회(AHS) 연례회의에서 발표된 CGRP 수용체 단일클론항체의 임상시험에서 부작용이 덜 보고됐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

임상시험에서는 리얼월드에서보다 부작용이 적게 보고되는 경향 때문에 임상2상과 3상에서 발견되지 않았던 변비라는 부작용이 발생한 것이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에이모빅에서 나타난 부작용으로는 변비가 20%를 차지했고, 오심(7%), 두통(3%), 피로 증가(3%), 정강이 통증(3%), 우울증(3%) 등이 발생했다.

특히 에이모빅을 복용한 3명은 특정되지 않은 심각한 부작용도 있었다.

을지대병원 김병건 교수(신경과)는 "에이모빅의 가장 큰 부작용은 변비"라며 "환자에 대한 효과는 좋지만, 변비라는 부작용이 가장 문제"라고 지적했다.

 

국내 도입은 미지수...노바티스 "확인 중"

에이모빅이 편두통 환자의 예방 효과면에서 긍정적인 데이터를 보였지만, 국내 도입은 미지수다.

지난해 11월 노바티스가 신경과 부서에서 담당하던 의약품의 판권을 정리했기 때문이다.

회사 측은 치매, 간질, 파킨슨병 치료제 등 중추신경계(CNS) 부서에서 판매하던 의약품 가운데 일부 품목을 정리하겠다는 본사 방침에 따라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떨어지는 제품에 대한 집중도를 낮추고, 신제품 등 회사주력 제품에 영업마케팅 활동을 집중하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의료계 일각에서는 노바티스의 리베이트 이슈 때문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교수는 "노바티스는 최근 리베이트 이슈로 신경과, 순환기 부서 의약품 판권과 부서를 정리하고 항암제 분야에 집중하는 상황으로 알고 있다"며 "국내 임상3상까지 마친 에이모빅이지만, 아직까지 국내 출시 되지 않는 이유"라고 전했다.

이를 두고 노바티스 측은 파악 중이라고 했다. 다만, 사업부를 정리한 것은 아니라고 했다.

노바티스 관계자는 "일부 제품은 한독과 코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사업부를 철수한 건 전혀 아니다. 한독에서 영업·마케팅을 하다보니 그렇게 느끼는 것"이라며 "에이모빅 국내 도입과 관련해선 사업부를 통해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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