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호 회장, 정책현안 비상특위·병협조직 발전특위 제안 통해 내부 분열 봉합 기대
사립대병원장들 긍정적 평가속 협회 기능과 역할 정상화 위해 특위 참여 의사 보여

과거 대한병원협회 상임이사회 자료사진.
과거 대한병원협회 상임이사회 자료사진.

[메디칼업저버 신형주 기자] 정영호 병협 회장의 의대정원 확대 환영 발언으로 병원계 내부 갈등이 4개월만에 봉합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병원계에 따르면, 대한병원협회 정영호 회장은 16일 회원병원장들에게 보낸 서신을 통해 '정책현안 비상특위'와 '병협조직 발전특위'를 구성해 현재의 병원계 상황을 조속히 수습하고, 병원계가 활력을 되찾을 수 있는 방안을 도출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 회장이 제안한 2개의 비상특위 중 정책현안 비상특위는 현재 쟁점이 되고 있는 공공의대 신설 및 의대 정원 확대, 국시문제, 한방첩약 및 원격의료 등 정책현안을 병협의 총의를 모아 대응할 기구이다.

비상특위는 의사협회 등 의료계 단체들과 공조하고, 의견을 조율하는 역할도 수행하며, 대정부, 대국회 창구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는 것이다.

또, 병협조직 발전특위는 병원협회 정관 개정과 운영체계 전반에 걸친 발전전략을 수립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이를 통해 병원협회 산하 모든 병원들의 총의가 수렴되고, 화합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한다는 것이다.

정 회장은 서신문을 통해 "정부 정책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회원병원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점을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집단 휴진 등 최근 혼란 속에서 병원협회가 주도적으로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한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동안의 지적을 겸허히 수용해 병원협회가 현 상황에 비상히 대응하기 위해 2개의 비상특위를 구성한다"며 "새로운 기구를 중심으로 현재의 사태가 조속히 수습되고, 위기에 처한 병원계가 활력을 되찾을 수 있는 방안을 도출해 내는 데 모든 힘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각 직능단체와 지역협회들의 목소리와 의견이 최대한 반영되도록 노력하겠다"며 "다시 한 번 병원협회로 힘을 모아 달라"고 호소했다.

이런 정 회장의 사과와 특위 구성 제안에 대해 사립대병원장들은 긍정적인 평가와 함께 회무 참여 의사를 밝혔다.

김영모 사립대병원협의회 회장(인하대의료원장)은 "정영호 회장의 사과와 특위 구성 제안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특위 구성 과정에서 필요하다면 참여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이어, 김 회장은 "현재 병원계에 당면한 과제가 산적해 있지만 제대로 병원협회가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 지속되면 모든 회원병원들에게 피해가 갈 수 밖에 없다. 병원협회의 역할과 기능을 복원하기 위해서라도 정상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려대학교의료원 김영훈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 역시 정영호 회장의 제안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면서 정관 개정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현재 병원협회 정관에는 회장의 탄핵에 대한 규정이 없다는 점을 지적한 것.

김 의료원장은 "정영호 회장이 제안한 2가지 특위 구성에 대해 일단 사립대병원협의회에서 논의를 해봐야 할 것 같다"면서도 "어느정도 병원장 내부에서는 특위 구성에 공감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의료원장은 "이번 사태 재발을 위해서라도 정관상 회장 탄핵이라는 규정은 필요하다"며 "병원계는 중소병원과 대학병원, 수련병원 등 각자 입장이 다른 부분이 있다. 병원협회장은 어디 출신이든지 다양한 병원들의 목소리를 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김 의료원장은 "예민한 사회적 이슈가 있을 때 회장은 각 병원마다 다른 입장을 반영하는 리더십이 있어야 한다"며 "현재보다 병원협회는 역동적으로 거버넌스가 변화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반면, 이번 정영호 회장의 2개 특위 구성에 대해 시기를 놓쳤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서울 A 상급병원장은 "정 회장이 이제와서 특위를 구성한다고 하는 것은 시기를 놓친 것"이라며 "특위가 활동할 수 있는 여건이 되지 못하고 있다. 특위 활동 방향도 명확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어, A 병원장은 "특위를 구성할 때 사립대병원장들과 논의를 거쳐 진행해야 한다"며 "특위의 정체성과 방향성도 명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편, 고려대의료원 김영훈 의료원장과 김영모 인하대의료원장, 김성덕 중앙대의료원장 등 병원협회 고문 및 임원 6명은 지난 8월 정영호 회장이 복지부 김강립 차관과의 면담에서 의대정원 확대에 대해 환영한다는 발언을 한 것에 대해 부적절하다고 비판하면서 사퇴서를 제출했다.

이후, 사립대병원협의회는 병원협회 회무에 일절 참여하지 않고, 정 회장의 사퇴를 요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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