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린제제 임상재평가 두고 '오도가도' 못하는 제약사
콜린제제 임상재평가 두고 '오도가도' 못하는 제약사
  • 정윤식 기자
  • 승인 2020.11.16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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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3일 임상시험계획서 제출 기한…식약처, "병용요법도 가능하다"
임상 비용 분담 및 임상 디자인 구상 등 제약사 간 공동논의 진전 더뎌
중소제약사로 갈수록 불확실성 UP…임상 참여와 포기 선택지에 놓여
이미지출처: 포토파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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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정윤식 기자]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 임상재평가 계획서 제출 기한(12월 23일)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일부 중소제약사들의 답답함은 더욱 커지고 있다.

임상시험을 주도하기 힘든 중소제약사들이 기댈 수 있는 공동임상에 대한 논의가 눈에 띄는 진전이 없는 것으로 알려진데다가 정부와 국회가 강력한 환수의지까지 보이면서 선택지가 점차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즉, 콜린 제제 매출 상위 제약사들이 어떤 재평가 디자인을 제안할 것인지 부터 미지수이고 만약 고액의 비용을 투입해 참여한다고 한들 반드시 효능을 입증하리란 법도 없는 것. 

아울러 콜린 제제 관련 소송과 효능 입증이 끝난 후에 정부가 처방된 비용을 환수할 가능성은 있으나, 그 범위와 시기는 아무것도 정해진 것이 없는 일종의 '카더라(루머)'로만 떠돌아 중소제약사는 오도 가도 못하는 사면초가에 놓였다.
 

병용요법도 가능…재평가 완료까지 기존 효능·효과 인정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6월 23일 국내 134개 제약사가 생산 중인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 250여개 품목의 허가받은 모든 효능과 효과에 대해 임상재평가를 공시한 바 있다.

이에 해당 제약사들은 △뇌혈관 결손에 의한 2차 증상 및 변성 또는 퇴행성 뇌기질성 정신증후군 △감정 및 행동변화 △노인성 가성우울증 등 3개 적응증에 대해 오는 12월 23일까지 임상시험 계획서를 제출해야 한다.

일부 효능·효과에 대한 임상시험만 진행할 경우 허가사항은 변경되며 만약 12월 23일까지 제출하지 않으면 행정처분이 내려질 방침이다. 

단, 신규 업체가 콜린 제제 품목허가를 받고자 하는 경우에는 임상시험 계획서를 포함한 재평가 신청서를 제출해야 한다.

식약처 관계자는 "제약사별로 적응증 기준 3개 중 유지하고 싶은 효능·효과에 대한 계획서 또는 국내 임상 결과 보고서를 제출하면 된다"며 "12월 23일 이후 서류의 타당성에 대한 자문 검토과정 약 90일을 거쳐 임상기간 인정 혹은 적응증 삭제를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식약처는 같은 약물의 각기 다른 적응증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제약사가 공동임상을 준비하고 있다면 특별히 문제되진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오히려 도네페질 등 다양한 약물과의 조합을 통해서라도 유효성을 입증하라며 '병용요법'까지 가능하다는 입장을 내놓은 상태다.

현재 병용요법에서는 도네페질+콜린알포세레이트 병용투여군과 도네페질 단독투여군을 비교한 종근당 글리아티린 관련 '아스코말바(ASCOMALVA)' 연구결과가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병용요법을 하면 상대적 우월성을 입증하는 디자인으로 가야하는데 제약사 입장에서 환자 모집부터 쉽지 않아 특별한 의미가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언급했다.
 

임상 비용 분담은 어떻게? 환수는 어떻게?
높아지는 불확실성에 중소제약사 '좌불안석'

앞서 국정감사에서 콜린 제제 의약품에 대한 집중 질타가 이어지자 보건복지부는 적극적인 환수 의지를 밝혔다.

당시 남인순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은 콜린 제제 의약품이 치매 이외의 질환에 처방된 비율이 전체의 82.3%를 차지해 연간 약 3000억원의 건강보험 재정이 낭비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남 의원은 "임상적 유용성 근거가 없는 치매 이외의 질환에 대해 의원급 의료기관을 비롯해 과다처방하는 행태를 적극적으로 개선해 건보 재정 누수를 막아야 한다"며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선별급여를 결정한 것은 제약회사를 배려한 것으로 볼 수 있는데 이 결정마저 불복해 소송을 제기한 것은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이미지 출처: 포토파크닷컴

이에 복지부 박능후 장관이 임상재평가 과정 중 더욱 체계적인 방책을 마련해 제약사가 부당한 이익을 취하지 않도록 최선의 방책을 마련하겠다며 환수 가능성을 내비췄다.

이는 제약사에게 또 다른 불확실성과 불안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특히, 중소제약사는 콜린 제제의 매출 규모가 큰 제약사가 설계하는 임상재평가 디자인을 바라볼 수밖에 없는데다가 정부의 환수 리스크까지 모든 것이 확실치 않은 상태에서 재평가 계획을 세워야 하는 상황이다.

콜린 제제의 경우 종근당과 대웅바이오 등이 처방 규모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공동임상을 주도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규모가 작은 제약사는 공동 임상에 참여할 경우 임상 비용 분담 방식 등이 결정돼야 참여 여부를 결정하기 수월한데 제약사 간 구체적인 논의는 아직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일부 제약사에서는 매출 규모에 따라 임상 비용을 분담하는 것이 아니라 균등하게 비용을 분담하자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많은 비용을 들여 임상재평가에 뛰어든다고 해서 효능·효과를 100% 입증해 퇴출 및 환수 등에서 무조건 벗어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A제약사 관계자는 "임상 분담금을 어떻게 결정할지가 첫 번째 문제이고, 임상이 끝난 후에 복지부가 어떤 규정을 근거로 환수 범위를 얼마나 설정할지가 두 번째 문제"라며 "모든 것이 불확실한 게 가장 답답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비용 분담금 방식도 아직 특별히 얘기가 나오고 있는 것이 없는데 매출액 규모가 아닌 균등 분담에 대한 소문은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제약업계 관계자는 "매출 규모가 작은 제약사는 오히려 깊게 고민하지 않고 포기할 수도 있다"며 "어중간한 규모의 제약사가 분담금, 임상재평가 결과, 환수 등에서 불확실성에 대한 부담이 커 고민이 많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상위제약사끼리의 공동임상도 예상해볼 수 있다"며 "적어도 11월 말에는 더 구체적인 윤곽이 보일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식약처는 임상 재평가 완료까지 기존의 효능·효과를 유지한다며 합리적인 계획서의 제출을 당부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재평가 완료 전까지는 기존 효능과 효과를 인정하고 이미 유통된 품목에 대해서도 별도로 조치하진 않을 예정"이라며 "시간을 끌기 위한 계획서 등은 없는지 면밀히 살펴볼 예정이니 합리적인 계획서를 제출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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