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월 4일 병상 배정 100% 목표로 2단계 추진 중
원무과 박철완 팀장 "몇 가지 개선점 있지만 환자 안전과 직원 만족도에 도움"

[메디칼업저버 박선재 기자] 지난 6월 서울아산병원이 한국 IBM과 함께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병상 배정 업무 자동화 프로그램'을 개발에 업무에 적용한다고 발표했다. 서울아산병원은 진료과만 60개, 하루 입퇴원 환자 수만 약 700명이 넘는다. 

<br>
서울아산병원은 현재 AI를 이용해 50% 이상 병상 배정을 하고 있다. 

그래서 전문가들조차 이 시도는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병상 배정이란 게 퇴원환자 목록을 기반으로 병동 현황 파악, 입원 환자 중 병상 변경 등을 일일히 파악해 배정해야 하는 고난이도의 업무이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병원 행정 직원 중 베테랑 직원만이 이 부서에 배정받는다. 서울아산병원이 AI를 이용해 병상을 배정한지 4개월이 지났다. 그 결과는 어떨까? 

"되겠어 우려했는데..."

서울아산병원 원무팀 박철완 팀장은 "처음에는 안 될지도 모른다고 걱정했는데, 막상 시행해 보니 병상 배정에 큰 문제점이 없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지난 6월 병상배정 50%를 AI가 담당했고, 내년 1월 4일 병상 배정 100%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한다. 현재 산부인과, 이비인후과, 어린이병원 등에서 AI를 이용해 병상 배정을 하고 있지만, 내년에는 모든 진료과를 대상으로 할 예정이라고 한다.

환자, 의사, 병원 행정직원 등 모두에게 도움이 되고 있다는 게 박 팀장의 평가다. 

박 팀장은 "AI가 병상 배정을 하면서 동명이인이 있는 병동에 환자가 배정되지 않게 됐고, 병실이 없어 다른 병동에 배치돼도 최대한 가까운 곳에 병실을 배정하는 등 의사의 동선을 고려할 수 있게 됐다"며 "환자 안전은 물론 의사 동선을 고려한 병실 배졍으로 의사가 환자를 더 많이 만날 수 있게 됐다"고 장점을 설명했다.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일요일 등 휴일에 당직을 서는 병원 행정 직원들도 스트레스를 덜게 됐다고 한다. 

AI가 일자리를 빼앗을지도 모른다는 우려감은 현실이 되고 있다. 이런 문제를 어떻게 설득했을까?

박 팀장은 "병원에서 AI로 병상 배정을 한다고 했을 때 직원들이 걱정했던 건 사실이지만 신뢰를 바탕으로 직원들을 설득했다"며 "원무팀은 너무 바빠 환자에게 제대로 설명할 여유가 없다. 그런데 AI를 이용함을써 절약된 시간을 환자에게 설명하고, 환자를 돕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몇 달 동안 사용한 결과 환자에게 설명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는 등 몇 가지 문제점이 나타났다고 한다.

1인실 병실 배정이 문제였다. 원무팀 직원들이 병상을 배정할 때는 환자가 왜 1인실에 가야하는지 등을 설명할 수 있었는데, AI가 배정하면서 이를 설명할 길이 없어졌다는 것. 따라서 환자에게 설명할 수 없어 컴플레인을 해결할 수 없게 됐다고. 또 아침 일찍 병실 배정을 해야 하는 환자도 있는데, AI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한계가 있다는 것.

이에 병원 측은 2단계 업그레이드를 진행하고 있다. 의사결정과 관련된 부분에 대해 노출된 문제점을 보강하고, 전체 진료과를 대상으로 병상 배정을 할 수 있도록 진행 중이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