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평원, 실제임상근거(RWE) 플랫폼 마련 연구 결과 공개
[메디칼업저버 김나현 기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시중에 판매되는 의약품의 실제 효과를 분석해 임상시험 자료와 비교하는 기반 마련에 나선다.
심평원은 '의약품 급여관리를 위한 실제임상근거(Real-World Evidence, RWE) 플랫폼 마련 후향적 연구' 결과를 12일 공개했다.
실제임상근거(RWE)란 실제임상자료(Real-World Data, RWD)를 수집·분석한 문헌이다.
실제임상자료(RWD)는 의약품이 시판된 후의 효과를 볼 수 있는 현실 자료로 건강보험 청구자료, 병원 진료기록, 설문조사, 시판 후 의약품조사 자료 등이 있다.
이번 연구는 국내 실제임상자료(RWD)인 병원별 진료기록, 심평원 청구자료를 임상시험자료와 비교·분석함으로써, 향후 의약품 개발 및 건강보험 급여관리에 실제임상근거(RWE)를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기 위해 실시됐다.
연구에서 심평원은 청구자료를 활용해 약제 효과를 분석했고, 대한항암요법연구회 소속 의료진 242명은 68개 병원의 진료기록을 분석해 건강보험 등재 당시 제약회사가 제출한 임상시험자료와 비교하는 방식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분석 대상으로는 국내 환자 수가 많고 약품가격이 높은 위암 약제 라무시루맙과 유방암 약제 트라스투주맙엠탄신을 선정했다.
분석 결과, 위암 약제인 라무시루맙의 임상시험 자료는 일정시점부터 사망에 이르기까지 걸린 기간을 뜻하는 전체 생존기간(Overall Survival, OS)이 9.6개월이었다.
반면 심평원 청구자료의 분석 결과는 7.9개월로 나타났고, 연구 참여 병원의 진료기록 분석결과는 10.0개월로 임상시험자료와 유사한 결과를 보였다.
유방암 약제인 트라스투주맙엠탄신은 관찰기간이 충분치 않아 치료 후 병이 악화되지 않은 무진행 생존기간(Progression Free Survival, PFS)을 비교했다.
진료기록 분석 결과는 8.0개월로 제약회사의 임상시험 결과인 9.6개월과 차이가 있었다.
연구팀은 의약품 효과와 이상반응 평가에 필요한 필수 항목을 제시했고, 각 요양기관의 조사 항목별 실제 기록률을 분석해 결측률이 높은 필수 조사 항목을 코딩화하는 방안 등 실제임상자료(RWD) 수집, 실제임상근거(RWE) 플랫폼 마련 방안도 담았다.
심평원은 이번 연구가 신뢰도 높은 실제임상자료 수집에 대한 표준화된 체계 및 모범사례를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연구에서 제시된 국내 실제임상자료(RWD) 수집 표준화 절차는 건강보험의 의약품 가격관리 뿐만 아니라, 의약계의 의약품 효능 연구 및 산업계의 신약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다.
다만 연구진은 연구기간이 짧아 청구자료와 병원 진료기록 간 자료가 연계되지 않는 한계가 있어 의약품 효과에 대한 연구결과 해석 및 활용에 주의가 필요하며, 약제를 사용한 환자군 특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기호균 심사평가연구실장은 "이 연구는 실제임상자료(RWD)를 수집·분석해 실제임상근거(RWE)로 활용하는 가능성 확인 사례연구로, 위암과 유방암 약제를 대상으로 실제 임상 현장에서 진료를 담당하는 의료진이 직접 수행해 그 정확성을 높였다"고 강조했다.
심평원은 다음달 초 심평포럼을 개최해 연구 성과를 공유하고, 각계 전문가의 의견을 듣는 자리를 마련할 예정이다.
한편 연구 보고서는 공공기관 알리오에서 조회 가능하며, 기타 심사평가연구소의 모든 연구 성과와 발간물은 심사평가원 누리집과 HIRA OAK 리포지터리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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