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온 상태인 영하 70도 이상에선 효능 없어…전문가들, "의원 접종 현실적으로 불가능"
백신 접종 위해 대형병원 원정 다닐 수도 있어…도입여부 떠나 콜드체인 시스템도 손봐야
정부, "복잡한 준비과정과 정교한 시뮬레이션, 반복적인 훈련 필요할 것으로 예상" 신중

이미지출처: 포토파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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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정윤식 기자] 최근 미국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텍이 개발 중인 코로나19(COVID-19) 백신 후보물질이 임상3상 중간분석에서 90%의 코로나19 예방 효과를 보였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코로나19 백신에 청신호가 켜진 것인데 이를 두고 국내 의료계와 제약계 전문가, 심지어 정부마저 도입 가능성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접근하는 모양새다.

이는 안전성과 효능에 대한 추가 검증 및 충분한 물량 확보를 떠나 영하 70℃ 이하를 유지하면서 유통해야 하는 등 백신 보관법이 까다롭기 때문이다.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은 'BTN162b2'은 2회 접종이 필요한 mRNA 기반 백신이다.

영상 4℃가량에서 보관하는 일반 백신과 달리 mRNA 기반 백신은 영하 70℃의 초저온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인플루엔자 백신 관련 상온노출 및 백색입자 파동을 겪으면서 시스템적인 면에서 일부 문제점이 드러난 저온유통체계(콜드체인)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문제는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이 실제로 예방접종에 사용돼도 수입과정, 유통절차, 의료기관 보관방법, 환자접종 등 손봐야 할 게 한두 군데가 아니라는 점이다. 

즉, 백신 후보 물질의 안전성 데이터가 쌓여 수출입이 자유롭더라도 이를 국내에 도입해 안전하게 환자에게 접종하기 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의미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얼마 전에 겪은 콜드체인 이슈로 백신 유통에 대한 국민 신뢰도가 많이 떨어진 상태"라며 "그보다 더 힘든 영하 70℃ 유통을 아무런 잡음 없이 가능하게 하려면 지금보다 훨씬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초저온 유통이 충분히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자칫 도입부터 하려다가 문제가 생기면 국민 불안이 더 커지는 것은 물론이고, 만만치 않은 백신 가격 때문에 실제 금전적인 손해도 크게 볼 것"이라고 염려했다.

영하 70℃ 초저온 유통이라는 한계 때문에 동네 의원에서는 접종이 까다로워 환자들이 대형병원으로 코로나19 백신을 위해 원정을 다니는 그림도 충분히 가능성 있는 모습이라는 의견도 있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영하 70℃ 콜드체인이 유지되려면 액체 질소에 담아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일반화하기 쉽지 않은 일이다"며 "만약 그렇게 되면 이론적으로는 가능할지 몰라도 현실적으로 일반 의원과 보건소에서 접종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결국 대학병원 같은 대형병원을 찾아 갈 수밖에 없게 되고 지방의 환자들이 백신을 위해 원정을 다니는 일이 벌어질 가능성도 없진 않다"며 "우선적으로 대비해야 할 요소가 많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그는 이 기회에 콜드체인 시스템을 전반적으로 손보는 것도 화이자의 백신뿐만 아니라 향후 다른 백신 도입을 위해서라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정부 또한 철저한 준비가 뒷받침 돼야 한다는 사실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는 상태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유독 mRNA 백신의 경우에는 저온이 아니면 안정성 때문에 사실상 백신의 효력이 없는 관계로, 이 온도를 유지하기 위한 여러 가지 방안과 실제 접종이 이뤄질 때 생기는 또 다른 상황, 접종 이후의 추가적인 변수 등 모두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 "상당히 복잡한 준비과정 심지어는 정교한 시뮬레이션과 여러 차례의 반복적인 교육훈련까지 필요할 것 같다"며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 낭보는 좋은 일이지만 존 더 연구가 마무리되면서 확인해야 할 것이 많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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