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타운로스쿨 로런스 거스틴 교수, 11일 이화여대 생명의료법연구소 세미나에서 발표

[메디칼업저버 주윤지 기자] 미국 명문대 로스쿨 교수가 최근 화이자가 발표한 코로나19 백신 결과가 "가장 낙관적인 기대를 뛰어넘었다"면서 효과적인 백신을 전 세계적으로 공정하게 배포해야 팬데믹을 종식할 수 있다고 피력했다. 

조지타운로스쿨 로런스 거스틴(Lawrence Gostin) 교수는 11일 이화여대 생명의료법연구소가 개최한 온라인 웨비나에서 작년 말 중국 우한에서 퍼진 코로나19 팬데믹을 대처하면서 핵심 교훈들과 남은 과제에 대해 발표했다. 

조지타운로스쿨 로런스 거스틴(Lawrence Gostin) 교수는 11일 이화여대 생명의료법연구소가 개최한 온라인 웨비나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 출처: 웨비나 갈무리.
조지타운로스쿨 로런스 거스틴(Lawrence Gostin) 교수는 11일 이화여대 생명의료법연구소가 개최한 온라인 웨비나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 출처: 웨비나 갈무리.

코로나19를 일으키는 SARS-CoV-2 바이러스의 기원은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작년 12월 초 우한 화난수산물도매시장에서 퍼진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진들은 박쥐에서 중개인 동물로 넘어가고, 결국 인간에게 전염됐을 것으로 추정한다. 

거스틴 교수는 "베이징, 런던, 파리, 뉴욕, 델리, 밀라노 등 대도시들이 폐쇄되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이다. 전례 없는 사태며 점점 악화되고 있다"며 "실업, 가난 등 경제적인 악영향뿐만 아니라 국제연합(UN)이 2000년에 AIDS, 결핵, 말라리아 등에 대한 세운 많은 목표에 대한 성과도 역전되고 있다. 이것은 진정한 글로벌 재난"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이런 재난 속에 중국과 미국이 서로 손가락질을 하고 세계보건기구(WHO)를 중간에 세워놓은 듯이 세상의 불화가 나타나는 끔찍한 재난이 일어났다. 결국 미국은 WHO에서 탈퇴하겠다고 밝히고 전 세계는 현재 교차로에 서 있다. 어디로 가고 있는지 확실하지도 않다"고 지적했다. 

국가 간 협력 대신 남의 탓을 하는 상황이 일어나자 나라마다 치료제를 개별적으로 확보하려는 '백신 국가주의(vaccine nationalism)'라는 현상도 나타났다는 게 거스틴 교수의 주장이다.

백신 국가주의가 현실화되면 효과적인 백신을 경제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선진국이 우선 접종하고 백신을 확보하지 못하는 개발도상국 등은 뒤에 남겨질 수 있는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백신 국가주의를 맞싸우기 위해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 필요

최근 화이자가 긍정적인 백신 임상 결과를 언급했는데, 이에 대해 거스틴 교수는 효과적인 백신에 대한 희망은 있지만 백신 국가주의를 맞싸우기 위해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를 통해 국제 협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코로나19는 굉장히 치명적인 바이러스며 어떻게 보면 완벽한 바이러스라고 할 수 있다. 코로나19는 전염성이 높고 신체 여러 장기에 문제를 일으키는 중증질환과 사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면서도 바이러스가 사멸되지 않도록 대부분의 숙주를 죽이지 않는다"면서 "볼 수 없는 강력한 적이다"고 밝혔다. 

또 "이런 적을 상대하면서 우리가 잘한 것도 많다. 중국 연구진은 바이러스의 유전 프로파일을 규명하고 널리 알렸으며 렘데시비르와 같은 치료제도 나왔다. 또한 팬데믹 확산 10개월 이내 백신 후보는 200개 이상에 달한다"면서 "이번 주 미국 제약사 화이자는 코로나19 백신 후보가 90% 효과(effectiveness)를 보였다고 발표했는데 이는 나의 가장 낙관적인 기대를 뛰어넘었다"고 했다.

그는 "대부분은 코로나19 백신이 독감백신처럼 70% 효과성에 머물지 알았지만 90% 효과라는 것은 홍역백신과 유사하기 때문에 굉장히 고무적"이라고 했다. 

거스틴 교수는 화이자 백신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추가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화이자 백신은 두 번 접종해야 하는데, 이를 전 세계 대국민에 접종하기 위해 비할 데 없는 실행 계획이 필요하며 엄청난 문제가 다가오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화이자 백신은 -70도에 냉동보관해야 하는데 이를 개발도상국의 외진 곳에 유통하기 위해 보관을 잘하는 것이 핵심"이라면서 "이런 문제를 풀어줄 수 있는 해결책이 COVAX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COVAX는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공정한 접근권 보장을 위해 WHO와 세계백신면역연합(GAVI), 감염병혁신연합(CEPI)가 만든 글로벌 백신공급 메커니즘이다. COVAX는 백신 20억 개를 확보해 2021년까지 회원국에 공급한다는 방침으로 운영되고 있다. WHO는 "모든 사람이 안전할 때까지 아무도 안전하지 않다"고 밝힌 바와 같이 COVAX는 감염병을 제대로 종식하기 위해 국제협력을 격려하는 취지다. 

거스틴 교수는 "모든 사람이 백신을 공급받아야 하며 이를 위해 모든 사람이 동등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사람마다 열망과 꿈이 있고 공통점은 모두가 정상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것"이라면서 "개인적으로 2021년 말 혹은 2022년 초에 정상으로 돌아갈 거 같지만, 그때까지 좋은 치료제, 백신 접종과 마스크 착용, 사회적 거리두기 등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이 사태에서 배운 것을 기반해 교차로에서 할 수 있는 것은 두 가지다. 첫 번째는 백신 국가주의를 부리고 서로 탓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서로 협력해 사람의 인권과 정의를 지켜주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이는 인류의 가장 큰 열망이며, 2020년의 대유행(the great pandemic of 2020)이 모두에게 연대와 정의에 대한 교훈을 주길 바란다"고 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