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A 자문위, 6일 아두카누맙 승인 관련 회의 진행…11명 중 10명 '반대'
EMERGE·ENGAGE 임상3상, 디자인 같지만 결과 달라…EMERGE만 유효성 확인
자문위 "한 가지 연구만 단독으로 고려할 수 없어"…최종 승인 여부는 내년 3월 7일까지 결정

미국식품의약국(FDA)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바이오젠의 알츠하이머병 신약 '아두카누맙(Aducanumab)'의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 여부가 불투명해 보인다. 

FDA 말초·중추신경계 약물자문위원회(PCNS Drugs Advisory Committee)가 지난 6일(현지시각) 진행한 아두카누맙 승인 관련한 회의에서 패널 11명 중 10명이 압도적으로 반대 의사를 밝혔다.

같은 디자인으로 진행된 아두카누맙의 두 가지 임상3상 중 한 가지에서 유효성이 확인됐을지라도, 다른 연구에서는 입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다. 즉 한 가지 결과만 단독으로 고려해 허가할 수 없다는 것이다.

다만 자문위 투표 결과는 구속력이 없고(nonbinding), 내년 3월 7일까지 예정된 아두카누맙 승인에 대한 권고안으로 참고할 수 있다.

자문위가 고려한 아두카누맙 임상연구는 임상3상인 △ENGAGE(Study 301) △EMERGE(Study 302)와 임상Ib상인 △Study 103 등 세 가지다. 

ENGAGE와 EMERGE는 무용성평가(futility analysis)에서 아두카누맙이 연구 종료 시점에 위약을 능가할 가능성이 적다고 판단, 실패할 가능성이 확인돼 지난해 3월 종료됐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개발사인 바이오젠은 이후 추가로 확인된 데이터를 검토한 결과, EMERGE 연구에서 실제 인지기능감소를 막는 효과가 나타났다며 입장을 바꿨다. ENGAGE는 해당되지 않는다. Study 103은 아두카누맙의 안전성과 내약성을 확인해 아두카누맙의 유효성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제시됐다.

유효성 관련 네 가지 질문 투표…'부정적' 입장 확인

6일 열린 회의에서는 아두카누맙 유효성 관련 총 네 가지 질문에 대한 투표가 진행됐다. 전체 결과를 종합하면 아두카누맙 승인에 대한 자문위 입장은 부정적이다.

첫 번째 질문은 'ENGAGE를 고려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EMERGE 결과가 알츠하이머병 신약으로서 아두카누맙의 유효성을 뒷받침하는 강력한 근거인가'다. 이에 대해 패널 8명은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고, 1명은 '그렇다', 2명은 '확실하지 않다'고 답했다.

이어 '임상Ib상인 Study 103이 약물 유효성을 뒷받침하는 근거를 제공하는가'에 대한 질문으로, 패널 7명은 '아니다', 1명은 '그렇다', 4명은 '확실하지 않다'고 밝혔다.

세 번째로 '바이오젠이 알츠하이머병 병태생리와 관련해 약물학적 효과에 대한 강력한 증거를 제시했는가'다. 패널 6명은 '확실하지 않다', 5명은 '그렇다', 1명은 '아니다'라고 응답했다.

'그렇다'고 답한 패널들은 약물이 아밀로이드 병리(amyloid pathology)에 영향을 미친다고 동의하면서도, 타우 단백질을 포함한 다른 바이오마커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데이터는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임상3상, 임상Ib상, 약물학적 효과 등에 대한 탐색적 분석이 이뤄지는 것과 관계없이, 아두카누맙 유효성의 주요 근거로 EMERGE 결과를 고려하는 것이 합리적인가'에 대한 질문에는 압도적으로 패널 10명이 '아니다'라고 응답했다. '불확실하다'는 1명이었고, '그렇다'고 답한 패널은 없었다.

자문위들은 동일하게 디자인된 두 가지 임상3상 중 한 가지 결과만 따로 판단하는 것에 대한 강력한 우려를 표했다. 

이에 대해 바이오젠 Samantha Budd Haeberlein 상무는 EMERGE와 ENGAGE의 차이를 설명하면서 한 가지 연구는 실패했지만 다른 연구는 이 같은 결과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입장을 전했다.

그러나 FDA 자문위인 통계학자 Tristan Massie 박사는 "강력한 연구 하나만 분리해 판단할 수는 없다"며 "Study 302 결과와 반대되는, 동일한 규모이자 같은 디자인으로 진행된 Study 301가 있다. 두 가지 연구가 있는데 한 가지만 최선이고 유일한 것처럼 판단한다면, 출판편향(publication bias)의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한편 아두카누맙이 승인된다면, 아두카누맙은 베타아밀로이드 가설이 자리 잡은 2004년 이후 FDA 허가를 받은 최초 알츠하이머병 치료제이자 첫 번째 질병조절제로 이름을 올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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