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석 원장, 2035년 비전 선포
"환자와 가족, 대한민국 희망이 되는 병원될 것"

[메디칼업저버 주윤지 기자] "서양과 동양 어린이병원의 차이는 어린이에 대한 태도로 설명할 수 있다."

서울대어린이병원 김한석 원장은 5일 우리나라 최초 어린이병원이 향후 변할 모습을 '2035년 비전'을 발표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서울대어린이병원은 1985년에 설립됐다. 285병상에 감염·내분비·신생아·심장(내과·외과) 등 진료과 19개를 포함하며 병원에서 진료하는 의료진은 615명이다.

김 원장은 "15년 이내 환자와 가족, 나아가 대한민국의 희망이 되는 병원"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히면서 우리나라에서 뒤늦게 고려된 소아·청소년 환자에 대해 말했다. 

서울대어린이병원 김한석 원장이 5일 어린이병원 '2035년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서울대어린이병원 김한석 원장이 5일 어린이병원 '2035년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김 원장은 "우리나라 출산율이 줄었지만 국민 소득이 증가했다. 어린이에서 발생하는 질병도 달라지고 우리나라가 변하고 있는 것을 고려했을 때 병원도 변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이제는 소아에서 감기 등 단순질환보다 희귀·난치질병이 많아 아이들을 돌볼 수 있는 최적의 방법을 고민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2035년 비전은 새로운 의료 기준 3가지 ▲세계 최고의 의료기술과 환자 안전 ▲환자와 가족의 삶의 질 향상 ▲디지털 기반 의료 서비스 혁신을 포함했다. 비전에 따라 움직인다면 서울대어린이병원은 협진·다학제 진료를 활성화하고 중증환자 치료를 위한 1인실 확충한다. 특히 현재 6~7인실을 폐지하고 1~2인실 중심의 입원 환경을 구성한다. 소아 전용 감염격리병동도 설립할 예정이다. 

이외에 간병 부담을 덜어 주는 소아형 간호간병 통합 서비스를 제공하고 중증 만성질환 환자를 돌보기 위해 단기돌봄센터(respite care center) 등을 운영할 예정이다. 서울대어린이병원은 실제로 기부금 약 100억과 정부보조금 25억으로 국내 최초 단기보호시설로 넥슨어린이완화의료센터를 건립해 중증 소아·청소년 환자 가족들에게 단기 휴식과 회복의 기회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김 원장에 따르면 서울대어린이병원은 변하는 소아·청소년 환자의 니즈(needs)에 맞춰 이런 새로운 서비스와 센터의 운영 계획을 세웠다. 우리나라에서 중증·희귀·난치 소아질병이 증가하고 있고 코로나19란 신종 감염병 대유행 시대에서 소아·청소년 환자들은 감염에 노출돼 변화가 필요했다. 또한 우리나라에서 간과된 소아·청소년 환자들에 대한 돌봄이 뒤늦게 시작된 만큼 의료 서비스 수준을 끌어올리겠다는 취지다. 

의료기술 수준은 서양과 유사...어린이 대한 생각, 차별점 될 것

실제로 우리나라에서 어린이병원은 20세기에 설립돼 비교적 늦게 설립됐지만, '어린이병원'이라는 개념은 불과 19세기 프랑스에서 국립어린이병원 Hopital Necker-Enfants Malades이 1801년에 설립되면서 생겼다. 이후 영국, 미국 등에서 병원들이 설립되기 시작했으며 그때부터 어린이병원 의료진은 사회 약자를 돌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현재 미국에서 어린이병원은 250개 이상에 달한다. 

우리나라 어린이병원 수를 보면 국립대학교어린이병원은 ▲서울대(285병상) ▲부산대(208병상) ▲강원대(133병상) ▲전북대(116병상) ▲경북대(125병상) ▲전남대(200병상) 등 6개가 있으며 사립 어린이병원은 ◆서울아산(257병상) ◆신촌 세브란스(280병상) 등 2개와 △서울특별시 어린이병원과 △소화아동병원 등이 있다. 

국내 최초 어린이병원을 세운 서울대는 환자·보호자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희망이 되는 병원"을 목표로 삼아 향후 15년을 나아가겠다는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 소아환자에게 의료행위를 넘어 돌봄을 제공하기 위해 "어린이에 대한 태도"를 중요시하겠다고 김 원장이 말했다. 

김 원장은 "심장수술 성공률 등 진료 수준으로 보면 우리나라는 미국·유럽 등 서양과 유사한 성과를 낼 정도로 세계 최고 수준에 달한다고 할 수 있다. 연구 성과도 유사하다. 의학이라는 발전에 따라 우리나라 진료·연구 수준은 서양과 유사하지만 차이 나는 점은 그 이상의 영역에서 나타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즉 이제는 진료를 넘어서 서비스 등 케어를 제공하는 것에서 수준 차이가 나는데, 선진국들은 특히 어린이에 대한 태도가 차별화된 것 같다"면서 "우리도 이런 부분을 끌어올리기 위해 단기돌봄센터 등을 통해 진료만 하지 않고 환자를 돌보는 케어를 제공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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