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DV 2020] 이탈리아 연구 결과, 중환자실 입원·사망 위험 높지 않아…감염 예방 효과는 없어
프랑스 연구팀 "생물학적제제 치료 시작군, 코로나19 입원율 증가하지 않아"

▲유럽피부과학회 연례학술대회(EADV2020) 홈페이지 캡처.
▲유럽피부과학회 연례학술대회(EADV2020) 홈페이지 캡처.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생물학적 제제(Biologics)가 코로나19(COVID-19)에 감염된 건선 환자의 중증 악화를 막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 두 가지 관찰연구에서 제기됐다. 

이탈리아 연구 결과, 생물학적제제로 치료 중인 코로나19에 감염된 건선 환자군은 일반 성인과 비교해 중환자실 입원 위험이 유의하게 높지 않았고 사망할 가능성도 낮았다.

이어 프랑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생물학적제제 또는 전통적인 전신치료제로 치료를 시작한 건선 환자군의 중증 코로나19 입원율은 유지요법을 받는 환자군보다 높지 않았다.

두 가지 연구 결과는 지난달 29~31일 온라인으로 열린 유럽피부과학회 연례학술대회(EADV 2020)에서 29일에 공개됐다.

생물학적제제 치료군, 중환자실 입원 환자·사망자 없어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이탈리아 밀라노대학 Giovanni Damiani 교수 연구팀은 2월 21일부터 4월 9일까지 이탈리아 Milan's San Donato Hospital에서 생물학적 제제를 투약한 건선 환자 1193명을 대상으로 환자 대조군 연구를 진행했다.

대조군은 코로나19 1차 대유행 당시 확진자가 대거 발생한 이탈리아 롬바르디아 지역의 전체 성인 인구 1000만여명으로 설정했다.

연구 기간에 전체 건선 환자 중 22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17명은 증상이 경미해 가정에서 격리했고, 5명은 입원했다. 그러나 중환자실에 입원하거나 사망한 환자는 없었다. 

이를 토대로 분석한 생물학적제제를 투약한 건선 환자의 코로나19 감염 위험은 대조군보다 3.43배 의미 있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즉 생물학적제제는 코로나19 감염을 막지 못했던 것이다. 

이들은 코로나19 증상이 경미해 가정에서 격리할 가능성이 대조군보다 9.05배 높았고 입원 위험은 3.59배 컸다. 

다만 중환자실 입원 위험은 대조군 대비 3.41배 높아지는 경향만 보이고 통계적 유의성은 없었다. 아울러 사망 위험은 59%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Damiani 교수는 "생물학적 제제가 코로나19의 중증 악화를 막을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단 코로나19 감염을 예방하진 못했다"며 "연구에 포함된 건선 환자군에서 중증 코로나19 위험요인인 비만, 흡연, 만성폐쇄성폐질환 등 비율이 높았음에도 이 같은 결과가 나온 것이 인상적"이라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이 같은 결과가 나온 명확한 메커니즘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생물학적 개연성(biologically plausible)으로 설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면역반응을 억제하는 생물학적 제제는 피부, 호흡기 등의 바이러스 감염 위험을 약간 높인다고 보고된다. 이 때문에 생물학적 제제가 코로나19 감염 또는 호흡곤란 등 호흡기 증상을 예방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나 코로나19 감염 후 과염증 및 과응고 상태 진행을 막는 데에는 생물학적 제제가 긍정적인 영향을 줬을 것이라는 평가다.

Damiani 교수는 "흥미로운 결과는 IL-17 억제제를 투약한 환자군의 예후가 좋았던 것"이라며 "IL-17은 혈액응고 촉진 및 혈전형성 작용뿐 아니라 기관지 재형성, 전섬유화 효과, 미토콘드리아 기능장애, 기관지주위림프절에서 수지상세포 이동 촉진 등을 유도할 수 있다. 이 때문에 IL-17 억제제 복용 시 예후가 좋았던 것으로 생각되며, 향후 이를 확실하게 입증하기 위한 추가 연구가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생물학적 제제 시작군 입원율, 유지요법군과 차이 없어 

프랑스 Begin Military Teaching Hospital의 Anne-Claire Fougerousse 교수팀은 코로나19 대유행 기간에 건선 환자가 또는 메토트렉세이트 등 전통적인 전신치료제로 전신요법를 시작해도 안전한지 확인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분석에는 프랑스에서 코로나19 1차 대유행이 가장 정점이었던 4월 27일~5월 7일에 치료받은 건선 환자 1418명이 분석에 포함됐다. 이 중 1188명은 유지요법을 받고 있었고 230명은 과거 4개월 이내에 전신요법을 시작했다. 환자 3명 중 1명은 중증 코로나19 위험요인을 한 가지 이상 갖고 있었다.

결과에 의하면, 모든 환자를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하는 것은 불가능했지만 54명의 건선 환자가 연구 기간에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이 있었다. 이 중 입원이 필요한 환자는 단 5명이었고 사망자는 없었다. 중환자실에 입원한 건선 환자 5명 중 2명은 중증 코로나19 위험요인인 비만한 환자였다.  

이를 토대로 분석한 코로나19로 인한 입원율은 전신요법을 시작한 환자군 0.43%, 유지요법을 받는 환자군 0.34%로 조사됐다. 두 군 간 유의한 차이가 없어, 건선 환자는 생물학적 제제 또는 전신치료제로 치료를 시작해도 중증 코로나19 발생률이 높아지지 않는다는 게 연구팀의 결론이다. 

Fougerousse 교수는 "이번 연구는 유지요법을 받는 건선 환자와 비교해 전신요법을 시작한 환자들의 중증 코로나19 발생률이 증가하지 않는다는 것을 처음 확인했다"며 "계속되는 코로나19 대유행 상황에서 의료진은 중증 건선 환자 케이스에 따라 전통적인 전신치료제 또는 생물학적제제로 치료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결론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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