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분비질환 환자 지질관리 가이드라인' 발표…내분비질환 조명한 첫 지침
당뇨병·갑상선질환·쿠싱증후군 등 환자 CVD 위험 낮추기 위한 지질관리 전략 제시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미국내분비학회(Endocrine Society)가 내분비질환 환자의 지질관리를 집중 조명했다.

미국내분비학회는 학계에서 처음으로 '내분비질환 환자의 지질관리 가이드라인'을 개발했다. 당뇨병뿐 아니라 모든 내분비질환 환자는 심혈관질환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이들의 지질상태를 확인하고 관리해야 한다는 데 전문가들의 뜻이 모인 것이다.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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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드라인 개발을 이끈 미국내분비학회 의장인 미국 뉴욕대 그로스먼의대 Connie Newman 교수는 "내분비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지질패널(lipid panel) 검사를 시행하고 심혈관질환 위험을 계산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며 "임상에서는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 위험평가와 치료보다는 내분비질환을 확인하고 치료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갑상선호르몬, 코르티솔, 에스트로겐, 테스토스테론, 성장호르몬 등 내분비호르몬이 지질대사 경로에 영향을 미친다"면서도 "하지만 내분비질환 환자의 지질이상과 심혈관질환 위험을 평가하고 이를 관리하기 위한 치료 가이드라인은 부족할 실정"이라며 가이드라인 개발 배경을 밝혔다.

이번 가이드라인에서는 당뇨병, 비만뿐 아니라 갑상선질환, 쿠싱증후군 등 11개 내분비질환의 지질관리 권고안을 제시했다. 

가이드라인은 Journal of Clinical Endocrinology & Metabolism 12월호에 실릴 예정이며, 이에 앞서 9월 19일자 온라인판을 통해 발표됐다.

내분비질환 환자, 중성지방·LDL-C 평가해야

가이드라인에서 가장 먼저 제시한 것은 이상지질혈증 선별검사와 심혈관질환 위험 평가다. 내분비질환 성인 환자의 중성지방 수치를 확인하고 LDL-콜레스테롤을 계산하기 위해 지질패널검사를 권장했다.

심혈관질환 위험은 코호트기반 예측모델 등 10년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 위험 계산을 포함해 전통적인 심혈관질환 위험요소를 확인하고 그 위험을 평가하도록 권고했다. 

만약 심혈관질환 위험이 경계 또는 중등도인 내분비질환 환자이고 스타틴 치료와 다른 예방적 개입을 진행해야 할지 명확하지 않다면, 관상동맥칼슘을 평가해 함께하는 의사결정(shared decision making)을 시행하도록 제안했다.

고중성지방혈증, EPA 치료 고려할 수 있어

공복 중성지방 수치가 500mg/dL 이상인 고중성지방혈증 환자는 췌장염 예방을 위해 식이요법, 운동과 함께 약물치료를 권장했다. 

약물치료는 스타틴을 제시했으나, 스타틴 치료에도 불구하고 중성지방 수치가 150mg/dL를 초과하고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 또는 당뇨병에 더해 두 가지 심혈관질환 위험요인이 있다면 에이코사펜타엔산(EPA) 에틸에스테르(ethyl ester)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EPA 에틸에스테르는 1일 4g을 권장했고, 복용이 어렵다면 피브레이트를 고려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제1형 당뇨병, 유병기간 20년 이상·미세혈관합병증 있다면 스타틴 복용

제1형 당뇨병 유병기간이 20년 이상이거나 미세혈관합병증이 있는 40세 이상 환자는 심혈관질환 위험점수와 관계없이 심혈관질환 예방을 위해 스타틴을 복용하도록 했다. 

심혈관질환 위험요인을 동반한 제2형 당뇨병 환자는 생활습관 교정에 더해 스타틴 치료를 진행해 심혈관질환 위험을 낮추도록 주문했다.

아울러 비만한 환자라면 심혈관질환 위험을 명확하게 판단하고자 대사증후군 요인과 함께 체지방분포를 확인하도록 하면서, 일차적으로 생활습관 교정을 통해 혈중 중성지방 수치를 조절해 심혈관질환 또는 췌장염 위험을 낮추도록 권고했다. 

갑상선기능저하증, 호르몬 정상범위일 때 지질 재평가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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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상선질환의 경우 갑상선기능저하증 환자 관리에 중점을 뒀다. 먼저 고지혈증 환자라면 지질저하제 치료 전 갑상선기능저하증이 고지혈증 원인인지 확인 후 이를 배제하도록 제시했다. 

이어 갑상선기능저하증이 확인된 환자라면 갑상선호르몬 수치가 정상범위일 때 지질수치를 재평가하도록 했다. 특히 현성 갑상선기능저하증 환자는 지질상태를 정확하게 평가하고자 갑상선기능이 정상일 때까지 고지혈증을 치료하지 않도록 명시했다.

고지혈증이 있는 불현성 갑상선기능저하증 환자는 LDL-콜레스테롤을 조절하기 위해 티록신치료를 고려하도록 제안했다. 

내인성 쿠싱증후군, CVD 위험 관계없이 스타틴 고려

당질코르티코이드가 과도하게 생성된 쿠싱증후군 환자는 이상지질혈증을 확인하고자 지질상태를 모니터링하도록 권고했다. 

쿠싱증후군 환자를 지질저하제로 치료할 경우, 지속적인 내인성 쿠싱증후군 환자는 심혈관질환 위험점수와 관계없이 생활습관 교정과 함께 스타틴 치료를 고려하도록 주문했다. 쿠싱증후군을 치료한 환자라면 심혈관질환 위험 평가와 치료는 일반인과 동일하다. 

만성적으로 당질코르티코이드 치료를 받는 쿠싱증후군 환자는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기 때문에 지질 및 심혈관질환 위험요인 평가를 진행하고 치료하도록 제안했다. 

성장호르몬결핍증, LDL-C 강하 위한 성장호르몬 치료 안 돼

성장호르몬 분비장애는 성장호르몬결핍증과 말단비대증 두 가지로 세분화해 권고안을 제시했다. 

성장호르몬결핍증 환자는 앞선 내분비질환처럼 이상지질혈증을 확인하기 위해 진단 시 지질상태를 평가하도록 권고했다. 이어 심혈관질환 예방을 위해 LDL-콜레스테롤을 낮추려는 목적으로 성장호르몬 보충요법을 진행해서는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성장호르몬이 과도하게 분비되는 말단비대증 환자라면 과도한 성장호르몬 분비 치료 전후의 지질상태를 평가하도록 주문했다. 

PCOS, 안드로겐과잉증 치료 위한 지질저하제 투약 안 돼

여성은 다낭성난소증후군(PCOS)폐경 등으로 나눠 지질관리 권고안을 제시했다.

먼저 PCOS 환자는 심혈관질환 위험을 평가하기 위해 질환 진단 시 공복 후 지질패널검사를 고려하도록 명시했다. 치료의 경우, PCOS 환자에게 안드로겐과잉증 또는 불임을 치료하기 위해 지질저하제를 투약해서는 안 된다고 권고했다.

폐경 여성은 호르몬요법보다는 스타틴으로 이상지질혈증을 관리하도록 강조했다. 

심혈관질환 위험요인이 있고 호르몬요법을 받는 폐경 여성이라면 스타틴으로 심혈관질환 위험을 낮출 것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조기폐경 여성 역시 지질 및 심혈관질환 위험요인을 평가하고 관리하도록 권고했다.

성선기능저하증, 증상에 따라 호르몬치료 진행

아울러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낮은 성선기능저하증 환자라면, 이상지질혈증 또는 심혈관질환 위험을 개선하기 위한 목적이 아닌 증상에 따라 테스토스테론 치료를 진행할 것을 권장했다.

또 HDL-콜레스테롤이 30mg/dL 미만이고 고중성지방혈증이 없는 환자의 경우 단백동화 스테로이드 남용(anabolic steroid abuse)에 대한 임상적 또는 생화학적 조사를 하도록 권장했다. 

이 외에도 성별확정 호르몬치료(gender-affirming hormone therapy)를 받았거나 받고 있는 트랜스 여성 또는 남성은 트랜스젠더가 아닌 성인에 대한 가이드라인에 따라 심혈관질환 위험을 평가하도록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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