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캐나다 리얼월드 연구, SGLT-2 억제제는 MACE 발생 유의하게 줄여
캐나다 전문가 "RCT는 아니지만 SGLT-2 억제제 선택 자신감 높이는 유용한 연구"

[메디칼업저버 주윤지 기자] 항당뇨병제 SGLT-2 억제제 약물들이 당뇨병 치료를 넘어 다양한 질환에 임상 혜택을 제공한다는 연구들이 발표되면서 당뇨병 환자에 사용할 수 있는 약물의 폭은 넓어졌지만, 실제 임상에서 DPP-4 억제제, GLP1-RA, SGLT-2 억제제 등을 어떠한 환자에 사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새로운 고민거리가 생겼다. 

SGLT-2 억제제에 대한 긍정적인 리얼월드 임상근거가 잇따라 발표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캐나다 연구팀은 SGLT-2 억제제가 DPP-4 억제제보다 큰 심혈관 혜택을 제공할 수 있다는 리얼월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를 평가한 한 심장 전문가는 이번 결과가 의료진이 SGLT-2 억제제를 우선 사용하는 것을 격려하며 약물을 선택하는 데 근거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캐나다 심장연구원(Canadian Heart Research Centre) Peter Lin 국장은 "이제는 DPP-4 억제제 대신 SGLT-2 억제제를 선택해야 하는지가 핵심 질문이다"면서 "이 질문을 제대로 답하기 위해 DPP-4 억제제와 SGLT-2 억제제 환자군 간 유의미한 차이를 관찰할 수 있을 정도의 대규모 헤드-투-헤드 연구가 필요하지만 이런 연구는 고가이면서 시행하기에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린다"고 Practice Update에 설명했다. 

Lin 국장은 "이번 결과가 무작위 대조군 연구에서 도출된 것이 아닌 것은 사실이지만 현실적으로 각 환자군에 20만 9867명을 포함한 무작위 대조군 연구는 절대 있을 수 없다"면서 "이번 리얼월드 연구 결과는 의료진이 환자를 보호하기 위해 SGLT-2 억제제를 사용을 격려하는 굉장히 유용한 연구다"고 평가했다. 

사진 출처: 포토파크닷컴
사진 출처: 포토파크닷컴

대규모 리얼월드 연구, SGLT-2 억제제 '자신감' 제공

최근 항당뇨병제 SGLT-2 억제제는 당뇨병뿐만 아니라 심장질환과 신장질환에도 혜택을 제공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발표된 연구들에 따르면 SGLT-2 억제제들인 엠파글리플로진(자디앙), 다파글리플로진(포시가), 카나글리플로진(인보카나) 등은 심혈관질환 병력이 있는 당뇨병 환자의 주요 심혈관계 사건(MACE) 위험을 낮췄다.

또한 엠파글리플로진(EMPEROR-Reduced)과 다파글리플로진(DAPA-HF)은 당뇨병 여부와 관계없이 특정 심부전 환자의 심혈관계 사망 위험과 심부전 관련 입원 위험을 유의미하게 낮췄다. 다파글리플로진은 또한 DAPA-CKD에서 당뇨병 병력과 관계없이 만성 콩팥병 환자의 신장기능 악화 또는 사망 위험을 유의하게 줄였다. 

이처럼 당뇨병을 넘어 다양한 질환에서 임상적 혜택을 입증한 항당뇨병제 종류가 많아지면서 환자의 임상적 혜택을 극대화하기 위해 항당뇨병제 선택 기준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졌다. 

이에 캐나다 맥길대학교 Kristian B. Filion 연구팀은 제2형 당뇨병 환자에 SGLT-2 억제제 또는 DPP-4 억제제를 실제 환자에 처방했을 때 MACE 발생을 검토하는 등 임상적 혜택을 직접 비교했다. 이번 다중 데이터베이스 후향적 코호트 연구는 지난 9월 23일 의학저널 The BMJ에 발표됐다. 

Filion 연구팀은 캐나다 및 영국 지역의 환자 데이터를 포함한 CNODES(Canadian Network for Observational Drug Effect Studies) 데이터베이스를 사용했으며 SGLT-2 억제제를 처방받은 환자 20만 9867명과 DPP-4 억제제를 처방받은 환자 20만 9867명을 평균 0.9년 추적관찰했다. 

연구팀은 MACE(심근경색, 허혈성 뇌졸중, 심혈관계 사망) 발생을 주요 목표점으로 검토했으며 MACE의 개별적 사건과 심부전, 모든 원인 사망 발생을 2차 목표점으로 평가했다. 

그 결과, SGLT-2 억제제는 DPP-4 억제제보다 약 25% 낮은 MACE 위험과 연관됐다. 또한 40% 더 낮은 심혈관계 사망 위험과 연관되고 57% 낮은 심부전 위험, 40% 낮은 모든 원인 사망과 연관됐다. SGLT-2 억제제는 또한 DPP-4 억제제보다 15% 더 낮은 허혈성 뇌졸중 위험과 연관성을 보였지만 이 수치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았다(2.6 vs 3.5, HR 0.85, 0.72-1.01).

SGLT-2 억제제 vs DPP-4 억제제
MACE: 1000인년당 11.4 vs 16.5, HR 0.76, 95% CI 0.69-0.84
심근경색: 5.1 vs 6.4, HR 0.82, 0.70-0.96
심혈관계 사망: 3.9 v 7.7, HR 0.60, 0.54-0.67
심부전: 3.1 vs 7.7, HR 0.43, 0.37-0.51
모든 원인 사망: 8.7 vs 17.3, HR 0.60, 0.54-0.67

또한 카나글리플로진(21%↓), 다파글리플로진(27%↓), 엠파글리플로진(23%↓)은 낮은 MACE 위험과 연관되면서 SGLT-2 억제제 간 유사한 MACE 혜택을 보였다. 

SGLT-2 억제제 간 MACE 혜택
카나글리플로진: HR 0.79, 0.66-0.94
다파글리플로진: HR 0.73, 0.63-0.85
엠파글리플로진: HR 0.77, 0.68-0.87

Filion 연구팀은 논문에서 "실제 임상 현장에서 시행된 이번 대규모 관찰 연구에서 단기간 SGLT-2 억제제 사용은 DPP-4 억제제 사용보다 낮은 심혈관 사건 위험과 연관됐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번 결과는 지난 7월 발표된 CVD-REAL 2 리얼월드 연구결과와 유사했다. CVD-REAL 2도 제2형 당뇨병 환자에 DPP-4 억제제보다 SGLT-2 억제제의 더 큰 혜택이 입증됐다. 

이에 Peter Lin 국장은 "제2형 당뇨병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HbA1c를 낮추는 여러 약물이 생겼고 SGLT-2 억제제는 특히 MACE, 심부전 입원, 신장기능 악화에 혜택을 보였다"면서 "대규모 헤드-투-헤드 연구로 DPP-4 억제제, SGLT-2 억제제 간 차이를 관찰할 수 있겠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아 리얼월드 데이터가 신속한 해답을 제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Lin 국장은 "전자기록이 없었을 때 이전 리얼월드 연구는 서류에 의존했기 때문에 누락된 데이터가 많았고 환자를 매칭하기 힘들어서 끔찍했다. 매칭이 제대로 되지 않아 결과가 약물 효과 때문인지 환자군 특징 때문인지 알 수 없어서 리얼월드 연구를 좋아하는 사람이 없었다. 하지만 전자기록이 가능해지면서 리얼월드 연구로 약물 효과를 제대로 평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리얼월드 연구가 무작위 대조군 연구는 아니지만 많은 환자를 포함한 이번 연구 결과는 의료진이 환자를 보호하기 위해 SGLT-2 억제제를 사용하는 데 자신감을 제공하는 데 굉장히 유용한 연구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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