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 의사회 김승진 회장
"개원 할 수 있는 진료과라는 희망 있어야 전공의 지원한다"

[메디칼업저버 박선재 기자] 코로나19(COVID-19)가 장기화되면서 개원의들이 혹독한 시기를 보내고 있다. 고혈압이나 당뇨병 등 만성질환자들은 병원을 찾기 꺼리고, 건강검진을 하는 사람들도 대폭 감소했다.

사람들의 이동 자체가 억제되면서 다른 직종들처럼 병원도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특히 내과, 소아청소년과, 이비인후과, 흉부외과, 산부인과 등 오래전부터 경영이 어려웠던 진료과들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직격탄을 맞은 상황이다.

이에 본지는 이들 진료과의 개원의사회 회장들을 만나 현 상황을 짚어보고, 해결책을 고민한다. 이번에는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 의사회 김승진 회장(센트럴흉부외과 원장)을 만났다.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 의사회 김승진 회장 ⓒ메디칼업저버 고민수 기자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 의사회 김승진 회장 ⓒ메디칼업저버 고민수 기자

- 코로나19(COVID-19) 상황에서 흉부외과 개원의들의 상황은 어떤가?  

다행스럽게도 소아청소년과나 이비인후과 등보다는 나은 상황이다. 8월 14일 코로나19 재확산 이후 영향이 좀 있었지만, 최악의 상태는 아닌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대부분 흉부외과 개원의가 정맥류 수술을 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흉부외과는 저조한 전공의 지원율이 언제나 숙제다. 올해도 61.3%를 기록했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묘수는 없을까? 

오랫동안 고민해 온 문제지만 뾰족한 수는 없는 것 같다. 전공의들이 대학병원에 남을 수 있는 확률은 50% 이하다. 나머지 인원은 개원을 해야 하는데, 흉부외과는 개원할 수 있는 여건이 안 된다.

지금 개원한 흉부외과 의사도 대부분 정맥류에 집중돼 있다. 과거에는 흉부외과 의사가 내과진료 등 다른 진료과로 개원했지만 지금은 이 시장조차 포화된 지 오래다. 전공의들이 개원할 수 있는 진료과라는 인식을 가져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다. 

-흉부외과 의사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300병상 이상에서 의무적으로 흉부외과 의사를 배치하기로 했던 논의는 어떻게 됐는지? 

한창 논의되다 흐지부지 됐다. 역시나 재정 부족이 이유였다. 흉부외과 의사의 연봉을 높게 잡아 2억, 의사 50명을 길러낸다고 해도 정부는 100억원만 투자하면 된다. 만일 이렇게 되면 흉부외과 의사를 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기존 흉부외과 의사도 많이 지원할 것이고, 중소병원들에게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전공의들에게도 동기부여 요인이 될 것이라 본다. 

정부가 한방첩약 급여에 대해 시범사업을 하면서, 재정을 이유로 들면서 흉부외과 의사 육성을 거부한다는 건 핑게일뿐이고, 의지가 없다고 봐야 한다.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 의사회 김승진 회장 ⓒ메디칼업저버 고민수 기자
 ⓒ메디칼업저버 고민수 기자

- 스텐트 시술 시 심장 내과와 협진 논의도 중단된 것인가? 

그렇다. 흉부외과에게는 절호의 찬스였는데, 논쟁만 야기하다 끝났다. 

대학병원 등에서 고주파를 이용해 부정맥 치료를 할 때 부작용이 종종 발생한다.

이럴 때 흉부외과 의사를 포함한 백업 시스템이 갖춰져 있으면 환자가 위험에 빠지지 않는다.

그런데 흉부외과 의사가 없어 백업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은 병원이 많다. 흉부외과는 환자의 생명과 직결되는 진료과임에도 의사 수가 적고 그로 인해 힘이 없다. 파워 게임에서 늘 불리한 상황이다.

-"파워 게임"이란 단어를 꺼냈다. 즉 흉부외과가 힘이 없어 문제를 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인데, 좀 더 구체적으로 얘기한다면. 

심장내과와 스텐트 협진 얘기가 나왔을 때도 그랬고, 300병상 이상 병원에 흉부외과 의사를 의무적으로 배치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환자에게 도움이 되고, 흉부외과 의사에게도 좋은 제안이었지만 지금은 논의조차 안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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