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루엔자 백신과 폐렴구균 백신 함께 접종하면 예방 효과 높아
영유아·65세 이상, 50세 이상 당뇨병·만성질환자도 접종 필요해
중앙대병원, "폐렴 사망률 높은데 선진국 대비 예방접종률 낮아"

중앙대병원 감염내과 정진원 교수
중앙대병원 감염내과 정진원 교수

[메디칼업저버 정윤식 기자] 코로나19(COVID-19) 대유행으로 호흡기감염질환의 경각심이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겨울철을 앞두고 환절기 동시 유행에 대비해 신경써야할 대표적인 호흡기 감염질환인 독감과 폐렴에 대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이에 증상만으로 코로나19와 독감, 폐렴 등 여타 호흡기감염질환은 구분이 어려워 예방 백신이 있는 독감과 폐렴을 사전에 효과적으로 예방하고 대처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중앙대병원 신종욱 교수(호흡기알레르기내과)와 정진원 교수(감염내과)가 조언을 건넸다.

독감에 걸린 대부분의 성인은 항바이러스제 치료 없이 호전되지만,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나 65세 이상의 노인, 심혈관계 질환, 천식, 당뇨병 등의 만성 질환자는 바이러스성 질환에 대한 저항력과 회복력이 낮아 치료도 힘들고 폐렴으로의 합병증 위험도 높다.

폐렴은 독감의 가장 흔한 합병증으로 노년층이나 만성질환자 등에서 독감에 감염 후 2차 세균 감염에 의해 폐렴, 패혈증 등의 중증 감염으로 악화되거나 합병증으로 사망하기도 한다.

독감과 폐렴은 전파경로가 유사하고 비슷한 시기에 발생할 뿐만 아니라 호흡기 감염을 유발하며 같은 부위에서 유사한 증상을 보인다는 공통점이 있어서 예방접종을 동시에 실시하는 것이 좋다. 

실제로 독감과 폐렴 두 질환에 대한 예방 접종을 함께 시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도 있다.

해외의 한 연구에 따르면 1898명의 만성폐질환 진단을 받은 노인들을 대상으로 예방접종을 한 사람과 하지 않은 사람을 비교해 4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독감과 폐렴구균 백신을 동시에 접종했을 때가 그렇지 않았을 때에 비해 폐렴구균 폐렴으로 인한 입원율과 사망률이 현저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독감 예방접종만으로 폐렴 입원이 52%, 사망이 70% 감소했고 폐렴구균 예방접종만으로는 폐렴 입원이 27%, 사망이 34% 감소했다. 

특히, 두 가지 예방접종을 모두 받았을 때 폐렴 입원이 63% 감소하고 두 예방접종을 하지 않았을 때보다 사망위험이 81%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또 다른 연구에서는 50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폐렴구균 백신과 독감 백신을 동시에 접종했을 때 면역반응이 열등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진원 교수는 "독감과 폐렴은 겨울철부터 초봄까지 비슷한 시기에 유행하고 두 질환 모두 고령자, 만성질환자 등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에서 중증감염으로 발현될 수 있다"며 "독감으로 인해 폐렴뿐 아니라 세균성 폐렴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독감 예방 접종을 할 때 폐렴구균 예방 접종을 동시에 같이하면 폐렴 예방에 더욱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현재 국내 독감 예방접종에 비해 폐렴 예방 백신은 낮은 접종률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질병관리청의 전년대비 국가예방접종 지역별, 접종일정별 접종률 증감 자료에 따르면 올해 1~5월까지 만 65세 이상에서 23가 폐렴구균 백신(PPSV) 접종률은 9.6%로 2019년 동기 34.2% 보다 1/6 수준으로 감소했다.

신종욱 교수는 "폐렴은 지난 3년간 꾸준히 사망률 및 입원율이 증가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예방접종률은 선진국에 비해 아주 낮은 편"이라고 지적했다. 

신 교수는 이어 "일반적으로 독감과 폐렴 예방에 있어 백신은 상당한 예방효과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영유아나 65세 이상 노인의 경우 반드시 예방 접종을 해야 한다"며 "면역력이 저하돼 있는 사람이나 당뇨병, 만성호흡기질환자들도 접종하길 권장한다"고 덧붙였다.   

독감 백신은 매년 10월에서 11월, 즉 독감이 유행하기 이전에 접종하고 가급적 유행 2주전까지 받는 것이 좋다. 

매년 발표된 당해 절기 유행 바이러스주로 제조된 백신을 사용해 접종하는 게 기본이다.

중앙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신종우 교수.
중앙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신종욱 교수.

반면, 폐렴구균 백신은 연중 언제든지 접종할 수 있고 아직 접종하지 않은 고위험 환자는 독감백신과 같이 접종하면 효과적일 수 있다. 

아울러 인플루엔자 백신과 동시에 다른 부위에 접종할 수 있으며 2세 이하의 소아와 65세 이상의 성인, 50세 이상의 성인 중에서 만성질환이 있는 경우에 접종이 특히 권장된다.

폐렴구균 예방접종은 항원으로 사용한 물질에 따라서 다당백신(PPSV, Pneumococcal Polysaccharide Vaccine)과 단백결합백신(PCV, Pneumococcal Conjugate Vaccine)으로 나뉘는데, 2세 이하의 소아는 B림프구가 성숙하지 못해 다당백신에 대해서 항체를 형성하지 못하기 때문에 단백결합백신을 맞아야 한다. 

정 교수는 "성인은 다당백신에 대한 항체가 형성되지만 75세 이상 고령자와 만성질환자는 다당백신을 맞았을 때 항체의 역가가 낮게 나올 수가 있다"며 "이에 성인 중에서도 초고령자와 만성질환자는 단백결합백신을 맞는 것을 고려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폐렴 환자의 경우 임상적 특성이 매우 다양해 획일적인 치료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없고 항생제 투여를 중심으로 다각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보통 7~10일간 항생제를 투여하고 중증도나 합병증의 정도에 따라 치료기간은 더 길어질 수 있다는 게 신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독감과 폐렴 예방을 위해서는 독감백신과 폐렴구균 백신을 모두 접종하는 것이 가장 우선이다"며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마스크를 착용하고 외출 후 손씻기, 양치질, 금연, 적절한 운동, 충분한 휴식, 안정된 마음으로 규칙적인 생활을 영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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