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L-17 억제제, 휴미라 정조준...IL-23, 임상 연구서 긍정적 결과 

[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건선성 관절염 치료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

건선성 관절염에 사용돼왔던 생물학적 제제 TNF-α억제제 계열 휴미라(성분명 아달리무맙)를 인터루킨-17(IL-17) 억제제들이 직접비교 임상을 통해 세대교체를 예고한 데 이어 IL-23 억제제들도 임상연구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휴미라 정조준 IL-17

일라이 릴리의 IL-17 건선 치료제 탈츠(익세키주맙)은 휴미라와의 직접비교한 3b/4상 임상연구 SPIRIT-H2H 결과를 지난해 6월 유럽 류마티스학회(EULAR)에서 발표한 바 있다.

SPIRIT-H2H 연구에는 총 566명의 활동성 건선성 관절염 환자가 참여했다. 
환자는 탈츠(N=234) 또는 휴미라(N=231)에 무작위 배정돼 치료받았다.

그 결과, 24주 시점에서 미국 류마티스학회의 질병활성도 평가 기준(ACR50)과 PASI100을 모두 달성한 비율은 탈츠군이 36%로, 휴미라군(28%)보다 높았다(P<0.05).

2차 평가변수에서 탈츠는 ACR50 달성 비율이 휴미라 대비 비열등성을 보였다(51% vs 47%, 95% CI -4.3%, 12.1%).

특히 PASI100 달성 비율에서는 휴미라 대비 우월성을 나타냈다(60% vs  47%, P=0.001).

건선 치료제 코센틱스(세쿠키누맙)도 건선성 관절염 치료제로서의 효과를 MAXIMISE 3b상을 통해 입증했다. 임상연구에는 총 498명의 건선성 관절염 환자가 참여했다. 

임상연구 결과, 코센틱스 300mg군과 150mg군의 63.1%와 66.3%가 치료 12주차에 국제척추관절염평가학회 반응기준(ASAS20)에 도달, 1차 평가변수와 2차 평가변수를 모두 충족했다. 반면, 위약군의 ASAS20 도달 비율은 31.3%에 불과했다.

또 건선성 관절염 징후와 증상 호전은 빠르게 나타났고, 안전성 프로파일은 기존 임상연구와 유사했다.

FUTURE5 연구를 통해서는 건선성 관절염의 진행 억제 효과를 방사선학적으로 확인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코센틱스 300mg를 투여 받은 건선성 관절염 환자의 89.5%에서 치료 2년간 방사선학적 진행이 나타나지 않았다.

ACR 평가에서도 높은 임상 반응이 2년 간 유지됐다.

코센틱스 300mg 투여군의 치료 104주차 ACR20/50 도달 비율은 각각 77%와 51.9%였다. 이러한 결과는 최소 용량인 코센틱스 150mg 치료군에서도 나타났다.

 

새로운 도전 IL-23

그간 건선성 관절염 치료 주요 약물로 사용돼왔던 TNF--α억제제 자리를 인터루킨 억제제가 위협하는 모습은 비교적 최근 출시된 IL-23 억제제에서도 나오고 있다.

최근 Arthritis & Rheumatology에 발표된 DISCOVER-2 1년 추적관찰 결과에서 얀센의 트렘피어(구셀쿠맙)는 건선성 관절염 환자의 ACR 반응 기준과 질병 활동 개선을 입증했다.

이번 연구는 이전에 생물학적제제를 복용하지 않은 성인 활동성 건선성 관절염 환자를 대상으로 트렘피어의 효능과 효과를 검증하기 위한 것이다.

전 세계 118개 지역에서 건선성 관절염 환자 739명이 참여했고, 이들은 트렘피어 100mg 4주 간격 피하주사군(트렘피어 4주군), 0, 4주 100mg 투여 후 8주 간격 피하주사군(트렘피어 8주 간격군), 위약군 등 총 3개군에 무작위 배정됐다.

위약군은 위약 투약 후 24주째에 트렘피어 100mg을 4주 간격으로 투여했다.

연구 참가자들은 등록 당시 비생물학적 항류마티스제(DMARD)를 안정적인 용량으로 계속 치료받아왔다. 3개군으로 분류된 환자의 93%는 52주째까지 트렘피어 치료를 유지했다.

연구 결과, 트렘피어 4주 투여군의 71%와 트렘피어 8주간격군)의 75%는 52주째에 ACR20을 달성했다. 반면 위약군은 64%에 불과했다.

또 52주째에 트렘피어를 투여받은 두 군은 75%가 지염(dactylitis)과 부착부위염(enthesitis)가 개선됐다.

특히 트렘피어 4주군과 트렘피어 8주 간격군의 86%는 52주째에 PASI75를 달성했고, 트렘피어 4주군의 58%, 트렘피어 8주 간격군의 53%는 PASI100을 달성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가 1년이라는 비교적 짧은 기간인 점, 연구를 중단한 환자에 대한 데이터가 누락된 점 등에 한계가 있다"면서도 "이번 연구는 트렘피어의 치료 효과 및 안전성 프로파일이 24주 관찰 결과처럼 유지됐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또 다른 IL-23 억제제 애브비의 스카이리치(리산키주맙)도 건선성 관절염 치료제로서의 도전에 나섰다.

미국국립보건원(NIH) 주관 Clinical Trials.gov에 따르면 스카이리치는 건선성 관절염 환자에 대한 효능효과를 알아보기 위한 임상 3상 KEEPsAKE, KEEPsAKE2을 진행 중이다.

우선 KEEPsAKE 임상은 중등도~중증의 건선성 관절염을 가진 환자 964명을 대상으로 스카이리치와 위약의 안전성과 효능을 비교하는 임상시험이다.

환자들은 DMARD 요법에 대한 반응이 부적절하거나 불내성 병력이 있었으며, 이들은 24주동안 스카이리치 투여 후 184주 동안 스카이리치 치료를 이어가게 되며, 1차 평가변수로는 ACR20으로 설정했다.

또 다른 임상연구인 KEEPsAKE2 연구는 생물학적 요법에 대한 불내성 병력이 있는 건선성 관절염 환자 444명이 참여했다. 이 연구 역시 1차 평가변수는 ACR20 달성 비율이다.

 

의료계, 새로운 치료 옵션 추가 의미 부여

의료계는 IL-23 억제제의 건선성 관절염 치료제로의 도전에 긍정적인 반응이다. 환자 입장에서는 새로운 치료 옵션이 추가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서울대병원 윤상웅 교수(피부과)는 "건선성 관절염은 그동안 NSAIDs나 항류마티스제제를 사용해 치료했지만, 인터루킨 제제가 발전하면서 하나의 약물로 치료 가능하게 됐다"며 "이는 환자의 부작용 발생 가능성을 줄여 의료진의 부담이 적을 수 있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특히 IL-17 억제제는 임상현장에서의 경험 만큼이나 장기적 효과 및 안전성을 입증한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어, IL-23 억제제에 비해 다양한 장점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IL-17, IL-23 등 계열 간 차이일 뿐 어느 하나가 우월하다고 하기 어렵다는 주장도 있다.

빛고을전남대병원 이신석 교수(류마티스내과, 대한류마티스학회 기획이사)는 "제제마다 차이가 있어 세대교체 또는 대체는 어렵다고 본다. 환자의 상태마다 사용할 수 있는 옵션이 달라지기 때문"이라며 "하나의 옵션이 추가되는 의미인 셈이지, 기존 치료제를 대체하는 건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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