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가난한 이웃 위해 봉사…전국민의료보험 정착 전 1000원 진료 유명
연세의대 전신 세브란스의전 1943년 졸업 후 사회적 약자 위한 길 걸어
2005년, 김 원장의 호를 딴 세브란스병원 '은명대강당'으로 뜻 기려

상계동 슈바이처 김경희 은명내과 원장이 22일 향년 101세로 별세했다.
상계동 슈바이처 김경희 은명내과 원장이 22일 향년 101세로 별세했다.

[메디칼업저버 정윤식 기자] 가난한 이웃을 위해 평생을 봉사한 '상계동 슈바이처' 김경희 은명내과 원장이 지난 22일 저녁, 세브란스병원에서 별세했다. 

향년 101세.

김 원장은 1943년 세브란스의전(연세대 의과대학 전신)을 졸업했다. 

그는 졸업 전부터 사회적 약자를 위한 길을 걸었다. 

1941년 보육원 아이들을 치료하기 시작해 광복 후 일본 및 만주 등지에서 귀국한 무의탁 동포를 무료로 진료한 것.

이후 그는 신림동, 청계천, 답십리, 망원동, 상계동 등에서 빈민을 위한 무료 진료를 지속했고 무료 독서실 운영, 무의탁 노인과 몸이 불편한 이들을 위한 심부름 서비스, 가정환경이 불우한 청소년을 위한 장학사업 등을 실천했다.

그는 1984년 상계동에 은명내과의 문을 열고 헐벗고 가난한 이를 돌보는 봉사활동을 이어갔다.

특히, 전국민의료보험 제도가 정착되기 전인 1989년까지 진료비로 1000원만 받은 그의 행보는 유명하다.

이 같은 공로로 대통령 선행 시민상, 연세의학대상 봉사상, 아산사회복지대상, 보령의료봉사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

김 원장은 1996년 4월 평생 모은 전 재산을 의료원과 모교를 위해 기부했다. 

경기도 하남시와 상계동 등 7필지 6만 5000여 평의 토지 등 약 53억여 원 규모였다.
 
이에 세브란스병원은 2005년 새 병원 개원 시 김 원장의 호인 '은명(殷明)'을 사용해 대강당의 이름을 '은명대강당'으로 명명함으로써 김 원장의 뜻을 기리고 있다.

유족으로는 부인 임인규 여사와 2남 2녀가 있다.

그의 빈소는 연세대학교 신촌장례식장 특1호실이며, 24일 오전 7시 발인예배 후 정동제일교회 수양관 벧엘동산에서 영면(永眠)에 든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