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일 간 실기시험 진행...시험일 분산 불가피
"성적 비교해보니 오히려 나중에 시험본 학생이 더 낮다"

[메디칼업저버 김나현 기자] 의사 국가고시에만 각종 특혜가 주어지고 있다는 의혹이 정치권에서 이어지는 가운데,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은 관련 의혹을 부인하며 시험이 공정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강병원 의원은 15일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사 국시와 관련한 의혹을 지적하며 특혜가 주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난 2018년 치러진 의사 국가고시 실기시험에서 지각자가 규정에도 없는 사유로 재응시 조치가 결정되고, 선·후발대를 통해 시험문제 유출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강 의원은 "고3학생은 미성년자임에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를 때 늦으면 시험을 못본다"며 "20대 중반의 성년인 의대생들이 택시가 길을 잘못들었다는 핑계로 지각했는데 구제해줬다"고 지적했다.

특히 강 의원은 해당 학생이 유명 대학병원장 자제라는 이야기도 있다고 지적했다.

15일 국회 복지위 국정감사에 출석한 이윤성 국시원장

이에 대해 국시원 이윤성 원장은 "당시 사례는 지방 학생이 서울에서 택시를 잘못 타 발생한 일이고 나중에 사유서를 제출해 구제했다"며 "해당 학생은 유명 대학병원 자제는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 원장은 선발대 의혹에 대해선 "오해가 들어간 부분"이라며 "애초에 의사 국시 실기시험은 35일 동안 진행되기 때문에 먼저 본 응시자에게 나중에 보는 응시자가 물어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의사들이 지식만 갖고 배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기본적인 술기를 평가하기 위한 시험"이라며 "실기시험은 모의환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하루에 108명만 시험을 볼 수 있고, 3000명이 넘는 응시자가 시험을 보기 위해서는 나중에 응시하는 학생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원장은 실기시험의 특성상 언제 시험을 치르느냐는 성적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시원은 애초에 모든 문항을 공개하고 응시생들은 무작위로 추출된 12개 문항으로 시험을 치르게 된다. 먼저 시험을 본 학생에게 물어본다고 해도 그 문항이 나에게 출제될지는 모르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실제로 학생들의 성적을 비교해보니 거의 성적 차이가 없고 오히려 나중에 치른 학생의 성적이 더 낮다"며 "대개 재수생과 외국대학교 재학생들이 나중에 치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 원장은 "우리나라가 아시아에서 최초로 의사 실기시험을 도입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시험은 외국에서 개발돼 여러 국가에서 시행되는 것을 우리나라에 맞게 변형해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험은 사람의 능력을 완벽하게 평가할 수 없다"며 "그러나 합격과 불합격이 결정돼야 하기 때문에 공정한 시험을 준비하고 개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진 질의에서 민주당 신현영 의원도 선·후발대를 언급하며 "수험생이 시험 날짜를 정하는 것은 공정성 훼손 논란이 있다. 랜덤 배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원장은 "운전면허 실기시험을 다 공개해도 떨어지는 사람은 떨어진다. 능력을 평가하기 때문"이라며 "문제를 안다고 해서 능력이 표현되지는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성적을 비교해봤을 때 처음과 마지막 응시자 성적에는 큰 차이가 없었다"며 "보안을 유지하는 것은 체크리스트다. 응시생들이 무엇을 답했고 평가하는 기준은 절대 비밀이고 공개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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